노인우울증, 예측할 수 있는 ‘단서’ 발견
노인우울증, 예측할 수 있는 ‘단서’ 발견
  • 유대형 기자 (ubig23@k-health.com)
  • 승인 2018.11.29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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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기웅 교수팀, 633명 연구결과
염증억제호르몬 아디포넥틴, 우울증발병률 예측 ‘바이오마커’ 확인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기웅 교수팀에 따르면 항염증물질인 아디포넥틴이 높은 노인일수록 우울증발병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혈중 ‘아디포넥틴(adiponectin)’의 농도가 높을수록 노인우울증의 발병률이 높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기웅 교수팀에 따르면 체내에서 염증반응을 억제하는 물질 아디포넥틴의 농도가 높은 노인은 그렇지 않은 노인보다 5년 뒤 우울증발병률이 약 11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우울증 조기진단을 위한 ‘바이오마커’를 발견하기 위해 꾸준한 노력이 이어졌다. 그중 우울증환자는 정상인보다 염증성물질 분비·농도가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고려해 염증성물질을 통해 우울증을 예측하기 위한 연구들이 꾸준히 이뤄졌었다.

김기웅 교수연구팀은 가장 풍부한 항염증물질 중 하나인 아디포넥틴에 주목했다. 아디포넥틴은 지방세포에서 분비되는 단백질로 염증을 차단하고 억제하는 항염증성물질이다. 실제로 동맥경화, 심장병 같은 염증성질환의 위험을 낮춰주는 ‘좋은 호르몬’으로 알려졌다.

이것이 우울증의 바이오마커로 활용가능한지 확인된 연구가 없다는 것을 착안해 김기웅 교수연구팀은 노년우울증의 발병률을 예측할 수 있는지 알아봤다.

연구팀은 서울시·성남시에 거주하는 65세 이상 노인 중 기분장애를 진단받지 않은 633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설정했다. 모든 대상자의 혈액을 수집해 혈중 아디포넥틴 농도를 측정, 5년 뒤 구조적 인터뷰를 통해 우울증발병여부를 살펴봤다.

혈중 아디포넥틴의 농도에 따라 633명의 노인을 211명씩 상위, 중위, 하위 세 그룹으로 분류했을 때 상위 삼분위 그룹의 혈중 아디포넥틴 농도는 16.34μg/mL였으며 하위 삼분위 그룹은 3.54μg/mL로 확인됐다.

또 5년 뒤 우울증발병률을 분석한 결과, 혈중 아디포넥틴 농도가 상위에 해당하는 노인들은 하위 노인들보다 우울증발병률이 11배 가까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노년기가 되면 신체는 우울증이 생기기 전 이를 예방하기 위해 염증반응을 억제할 수 있는 항염증물질 분비를 활성화시킨다”고 설명했다.

나이가 들며 노년우울증이 생기기 전 우리 몸에서는 다양한 염증성물질들이 증가해 염증반응을 일으킨다. 그만큼 염증을 억제하기 위한 항염증물질(아디포넥틴)도 함께 증가되는 것으로 분석된다.

김기웅 교수팀의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임상 정신의학 저널’(Journal of Clinical Psychiatry)에 게재됐다.

우울증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환자를 직접 대면·평가하는 것밖에는 진단할 수 있는 방법이 따로 없다. 또 발병 전 미리 예측하는 것도 불가능해 예방목표로 치료하기도 어렵다. 특히 노인우울증은 신체적·정신적 건강, 기능수준, 삶의 질에 큰 영향을 끼치고 젊은층보다 증상이 모호해 치료기회가 적기도 하다.

김기웅 교수는 “이번 연구는 항염증물질 아디포넥틴을 우울증의 조기진단에 활용할 수 있다고 밝힌 최초의 결과”라며 “이를 통해 전문의의 우울증 진단 및 평가를 보조하고 예방적 치료나 개입을 판단하는 데에도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래에는 다양한 바이오마커를 활용해 간단한 혈액검사만으로도 우울증을 예측하고 조기에 예방할 수 있는 시대도 열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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