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미플루 부작용 ‘환각’…어린이·청소년에서만 나타나
타미플루 부작용 ‘환각’…어린이·청소년에서만 나타나
  • 유대형 기자 (ubig23@k-health.com)
  • 승인 2019.01.03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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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 타미플루 복용환자 7045명 분석 결과
타미플루 부작용 발생률 0.41%, 환각·환청은 ‘0건’
부작용 걱정해 자연치유 의존하면 더 위험할 수도

최근 타미플루 복약 후 환각으로 10대 청소년이 추락하는 등 타미플루 안전성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감염 치료제 타미플루는 2009년 신종플루유행 이후 널리 쓰이고 있다. 10년 전부터 타미플루로 인해 환각·환청 등 신경학적 이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보고가 있었으며 미국, 일본은 물론 국내에서도 최근 5년간 12건의 환각부작용 사례가 있었다.

이에 서울대병원 약물유해반응관리센터는 국내 부작용사례 연구를 위해 최근 5년간 서울대병원에서 타미플루를 처방받은 환자 7045명에 대한 약물유해반응 발생자료를 분석했다.

지금까지 보고된 타미플루에 의한 환각·환청사례는 대부분 어린이와 청소년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병원 자료에서도 ‘어린 연령’이 부작용 발생원인으로 밝혀졌다.

그 결과, 총 29명의 부작용발생사례를 확인했고 타미플루에 의한 약물부작용 발생률은 0.41%로 나타났다. 이중 오심·구토·설사 등 위장관계 증상(0.20%)이 가장 많았고, 간독성(0.09%), 가려움과 두드러기 등의 피부증상(0.07%)이 뒤를 이었다.

하지만 환각·환청 등 부작용사례는 1건도 없었고 1명의 환자(0.01%)에서 신경학적 유해반응(경련)이 발생했다. 외부의료기관 타미플루사용 유해사례까지 추가분석한 결과, 2건의 환각발생 의심사례를 확인할 수 있었고 이들은 모두 10세 미만 환자들이었다.

■타미플루 환각…성인은 예외, 어린이·청소년에서만

지금까지 보고된 타미플루에 의한 환각·환청사례는 대부분 어린이와 청소년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병원 자료에서도 ‘어린 연령’이 부작용 발생원인으로 분석됐다.

단순히 어린 연령대에서 타미플루 사용이 많기 때문에 부작용사례도 많은 것으로 분석할 수 있고 실제 서울대병원 처방자료에서도 타미플루를 사용한 전체 환자 중 20세 미만 어린이와 청소년이 46%를 차지했다.

하지만 전체 타미플루 부작용 90%가 이들에서 발생했고 부작용 19%는 입원 혹은 입원기간연장을 유발했다. 나머지 10%는 60세 이상의 노인 환자들에서 발생했지만 이들 중 심각한 부작용 사례는 없었다.

서울대병원 알레르기내과 조상헌 교수(약물유해반응관리 센터장)는 “서울대병원자료 분석결과가 전체를 대표한다고 볼 수는 없지만 일반적인 다른 약물의 부작용양상과 비교했을 때 유의미한 차이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조상헌 교수는 “모든 약은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임상의는 치료효과와 득실을 비교해 약을 사용해야한다”고 설명했다.

아직까지 타미플루가 환각을 일으키는 기전이나 연령에 의한 영향은 정립된 것이 없다. 하지만 밝혀진 역학적근거를 고려할 때 타미플루는 어린이와 청소년에서 환각·환청 등을 포함, 다양한 부작용을 염두해 진료해야한다.

조상헌 교수는 “일반 성인은 투약을 지속하더라도 1~2일 내 사라지는 위장관계 부작용이 주로 발생하기 때문에 신경학적 부작용을 걱정해 타미플루 사용을 제한할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부작용걱정, 치료 미루면 더 큰 ‘화(禍)’ 부를 수도

타미플루 부작용을 걱정해 자연치유에만 의존하면 인플루엔자 감염으로 인한 폐렴으로 중환자실 치료가 필요하거나 심하면 자칫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특히 소아나 만성심폐질환을 가진 노인, 면역저하환자 등은 위험성에 대해 충분한 고려가 필요하다.

조상헌 교수는 “모든 약은 예상치 못한 유해반응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임상의는 치료효과와 득실을 비교해 약을 사용해야한다”며 “한 사건으로 인해 생긴 두려움으로 정상적인 진료와 처방에 제한이 생긴다면 국민건강에 더 큰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인플루엔자가 의심되면 충분한 의학적 근거에 따라 치료하고 혹시 모를 약물부작용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의사, 약사, 환자가 함께 공유해 현명히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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