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강아지 절뚝거림, 무릎 아닌 엉덩이 쪽 문제일 수도
[반려동물 건강이야기]강아지 절뚝거림, 무릎 아닌 엉덩이 쪽 문제일 수도
  • 장봉환 굿모닝펫동물병원&유치원 대표원장ㅣ정리·양미정 기자 (certain0314@k-health.com)
  • 승인 2019.03.26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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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봉환 굿모닝펫동물병원&유치원 대표원장
장봉환 굿모닝펫동물병원&유치원 대표원장

“반려견이 계속 뒷다리를 절어요. 안쓰러워서 뒷다리를 만졌더니 소리를 지르기까지···. 이거 슬개골탈구 맞죠?”

슬개골탈구는 워낙 대표적인 강아지 정형외과질환이다 보니 많은 보호자에게 상식으로 알려졌다. 보호자의 말처럼 반려견이 위와 같은 증상을 보이면 슬개골탈구를 앓고 있을 가능성이 무척 높다. 그런데 강아지 파행의 원인은 무릎이 아닌 엉덩이 쪽에 있을 수도 있다. 바로 대퇴골두허혈성괴사증이다. 다소 생소하게 여겨지는 이 질환은 동물병원에서 슬개골탈구 다음으로 많이 접하는 정형외과질환이다.

대퇴골두허혈성괴사증이란 골반과 맞닿은 대퇴골두(넓적다리뼈의 머리 부분)가 혈액공급 부족 또는 차단으로 썩어서 죽는 것이다. 해당 부위에 압력이 가해지면 통증 및 운동장애가 일어난다. 아직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유전, 성호르몬, 혈관 압박으로 생긴 국소 혈행장애, 외상 등이 원인으로 거론된다. 이 질환은 주로 2살 이하의 소형견(푸들, 요크셔테리어, 화이트테리어, 포메라니안, 몰티즈, 치와와, 미니어처 핀셔 등)에게 잘 생긴다. 

위에 언급했듯이 대퇴골두허혈성괴사증이 생기면 절뚝거리게 된다. 절뚝거림은 질환의 진행 정도에 따라 점점 심해지며 나중에는 다리를 들고 다니기까지 한다. 아파서 다리를 잘 쓰지 않으면 다리의 근육량이 줄어든다. 즉 다리가 눈에 띄게 가늘어진다. 이것이 대퇴골두허혈성괴사증의 가장 특징적인 증상이라 할 수 있다. 이 외의 증상으로 ▲옆구리와 골반을 씹거나 핥으며 ▲휴식 후 일어날 때 많이 힘들어하고 ▲뒷다리를 움직이는 범위가 줄어드는 것 등을 들 수 있다.

대퇴골두허혈성괴사증의 근본적인 치료법은 수술이다. 진통제, 붕대, 마사지 등을 활용한 내과적 치료법도 있지만 이는 그저 임시방편일 뿐이다. 수술은 되도록 빨리 해줘야 좋은 예후로 이어질 수 있다. 대퇴근육의 위축이 심한 상태라면 수술해도 재활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수술은 일반적으로 대퇴골두를 제거하는 방법으로 한다. 제거 후 따로 플레이트나 핀을 사용해 이어주지 않는다. 관절인 대퇴골두가 사라지는데 어떻게 다시 걸을 수 있냐고? 수술 후 섬유조직이 대퇴골두를 대신해 인공관절과 같은 역할을 수행하며 골반의 강한 근육이 수술한 뼈를 충분히 지지해준다. 이로써 거의 정상적으로 걸을 수 있다. 

재활도 수술처럼 이른 시간에 진행해야 예후가 좋다. 재활치료는 수동 관절운동, 수영, 계단 오르기, 저주파 치료, 찜질요법 등으로 한다. 수의사의 판단 하에 단계적이고 주기적으로 시행한다. 환자의 상태에 따라 약물 요법을 병행하기도 한다. 완전히 회복하더라도 갑자기 무리하게 운동하면 가벼운 절뚝거림이 나타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재활의 완성은 보호자의 세심한 관심으로 이루어진다.

따사로운 봄기운이 가득하다. 이렇게 산책하기 좋은 날 우리 강아지의 걷는 모습에 문제가 없는지 잘 지켜보도록 하자. 조금이라도 이상하다 싶으면 꼭 동물병원에 들러 진단을 받아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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