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건우병원이 제안하는 관절건강 이야기] 소홀했던 ‘엄지발가락’에도 관심을
[연세건우병원이 제안하는 관절건강 이야기] 소홀했던 ‘엄지발가락’에도 관심을
  • 글 연세건우병원 주인탁 박사ㅣ정리·최혜선 객원기자 (hsch6070@k-health.com)
  • 승인 2019.04.24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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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건우병원 주인탁 박사
연세건우병원 주인탁 박사

과학저널 네이처지에 따르면 직립보행 전 원시인류의 엄지발가락은 매우 컸고 다른 발가락들과 마주잡을 수 있는 구조였다. 그런데 직립보행 원시인류로 꼽히는 루시는 엄지발가락이 다른 발가락과 평행을 이루며 전방으로 향해 있다.

직립보행으로 손이 자유로워진 인류는 도구를 활용해 사냥으로 최상위 포식자가 됐고 불을 발견하면서 비로소 문명을 이뤘다. 그야말로 인류의 위대한 첫걸음은 엄지발가락에서 시작된 것이다.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도 멀어진다’는 속담처럼 우리는 신발과 양말에 늘 가려져 있는 엄지발가락에 무관심하다. 하지만 미국동화 한스브링커라에서처럼 댐에 생긴 작은 구멍이 마을 전체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 동화에서 어린 네덜란드 소년이 손가락 하나로 재해를 막았듯이 관절의 전체적인 균형을 위해서는 작은 엄지발가락에도 관심을 가져야한다.  

그렇다면 우리가 꼭 알아야할 엄지발가락질환은 뭘까? 바로 무지외반증과 엄지관절염이다. 무지외반증은 선·후천적 영향으로 엄지발가락이 바깥으로 돌출되는 질환이다. 연간 6만명 이상이 병원을 찾을 만큼 흔하다. 엄지관절염은 생소할 수 있지만 진료현장에서는 드물지 않다. 통풍과 증상이 비슷해 통풍인 줄 알고 병원을 찾았다가 진단받는 경우가 많다.

무지외반증이 위협적인 이유는 보행불균형 때문이다. 엄지발가락은 보행 시 체중의 60%를 지탱하는 중추다. 하지만 무지외반증환자들은 엄지발가락이 휘어진 탓에 발의 중지나 약지에 몸무게가 쏠리고 무의식적으로 엄지발가락에 체중을 싣지 않는다. 이 때문에 발목·무릎·허리에 불필요한 스트레스가 발생, 관절·척추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로 여성 무릎관절염환자는 무지외반증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엄지발가락에 관절염이 발생하는 이유는 관절모양이 불규칙하거나 엄지발가락 발등뼈 길이가 긴 사람 또는 무지외반증이나 반복된 외상으로 관절면이 닳아 발생한다. 엄지발가락을 반대쪽으로 굽힐 때 뼈가 가시처럼 돋아난 부분에 힘줄이 눌려 심한 통증과 엄지발가락을 발등방향으로 굽힐 때 운동이 제한되는 무지(엄지)강직증세가 나타난다.

하지만 두 질환 모두 일찍 병원을 찾으면 큰 부담 없이 치료할 수 있다. 무지외반증은 미세침습술기의 발전으로 비절개교정술로, 엄지관절염은 비정상적으로 자란 뼈 일부를 제거하는 절제관절성형술이나 다발성천공술로 연골재생치료가 가능하다. 그동안 엄지발가락에 소홀했다면 지금이라도 부디 엄지발가락에 관심을 갖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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