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원 원장의 유방암 바로알기] 국내에도 분 안젤리나 졸리 바람…‘예방적 유방절제술’ 전 이것만은!
[김성원 원장의 유방암 바로알기] 국내에도 분 안젤리나 졸리 바람…‘예방적 유방절제술’ 전 이것만은!
  • 김성원 대림성모병원장ㅣ정리·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19.05.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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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원 대림성모병원장
김성원 대림성모병원장

미국 유명 배우 안젤리나 졸리가 암에 걸리지 않았는데도 예방 차원에서 양측 유방과 난소를 절제했다는 소식은 전 세계적으로 큰 이슈가 됐다.

예방적 수술이란 유전성 유방암과 난소암 발병원인이 되는 BRCA1·2 보인자들이 암 예방을 위해 유방과 난소를 절제하는 수술을 말한다.

필자는 한국인 유전성 유방암 연구 총괄책임연구자로서 실제로 국내에서 얼마나 많은 예방적 유방·난소절제술이 이뤄지고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관련 연구를 기획했다. 이번 칼럼에서는 그 결과를 구체적으로 얘기하고자 한다.

이번 연구는 한국인 유전성 유방암 연구(KOHBRA)회의 주도로 한국유방암학회 산하 25개 병원에 대한 설문조사를 통해 진행했다. 

설문내용은 예방적 유방절제술 시행건수 및 예방적 난소절제술 시행건수였고 이는 유방암을 이미 진단받은 환자와 그렇지 않은 건강한 보인자로 분류해 진행됐다. 전체 보인자 수와 예방적 수술건수를 비교해 예방적 유방절제술 시행률 및 예방적 난소 절제술 시행률을 알아보고자 했다.

그 결과 국내 예방적 유방·난소절제술 건수가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방암에 걸린 BRCA 보인자의 예방적 반대편 유방절제술 건수가 2013년 5건에서 2017년 29건으로 5.8배 증가했고 예방적 난소절제술 건수는 2013년 22건에서 2017년 79건으로 3.6배나 증가했다.

유방암에 걸리지 않은 BRCA 보인자의 경우에도 예방적 양측 유방절제술 건수가 2013년 0건에서 2017년 1건으로 증가했고 예방적 난소절제술 건수는 2013년 2건에서 2017년 16건으로 8배나 증가했다.

BRCA 보인자라 해도 유방암에 걸리지 않은 가슴을 절제한다는 건 결코 쉬운 선택은 아니다. 하지만 최근 젊은 여성들을 중심으로 적극적인 예방을 위해 수술을 선택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여러 연구에 따르면 예방적 유방절제술은 유방암의 위험을 90% 이상 낮추고 예방적 난소절제술은 난소암의 위험을 97% 이상 예방할 수 있다고 알려졌다. 특히 난소절제술은 사망률까지 낮춘다고 보고됐다. 난소 절제만으로 유방암을 50% 예방할 수 있는 일거양득의 효과도 있어 더 많은 환자들이 시행하는 것으로 관측된다.

더불어 2012년부터 BRCA 보인자에서 예방적 난소절제술이, 2017년부터는 한쪽 유방암에 걸린 BRCA 보인자에서 반대편 유방의 예방적 절제술과 재건술이 건강보험 급여화되기 시작한 것도 예방적 수술을 적극 고려하게 된 계기가 될 수 있었다.

이러한 여러 가지 요인으로 국내 예방적 수술 시행률은 점점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예방적 수술은 한 번 시행하면 돌이킬 수 없고 심리적·신체적인 영향도 크기 때문에 충분한 상담을 통해 결정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환자들은 전문 의료진과 충분히 상담한 후 예방적 수술을 결정해야하며 의료진들은 보다 전문적인 유전상담을 통해 환자가 충분한 정보를 제공받도록 해야한다. 또 적절한 가이드라인을 통해 체계적인 예방적수술을 시행할 수 있도록 의료계의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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