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체에 존재하는 미생물의 수는 100조에 이르고 인간 세포보다 10배 이상 많다. 미생물총은 주어진 거주지에 존재하는 세균, 고세균, 진핵생물, 바이러스를 포함한 미생물 군집을 말한다.
장내 미생물총은 병원균 침입을 방어할 뿐 아니라 면역체계를 성숙시키고 비타민 생산, 영양분 공급 등 인체 대사조절에 관여한다.
최근 유전자 증폭기술과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NGS) 등 생명공학 기술의 발전은 ‘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이라는 미생물을 재발견할 수 있는 새로운 연구분야를 탄생시켰다.
마이크로바이옴은 인간의 몸속에 함께 공존하고 있는 미생물의 유전정보 전체를 일컫는 말로 ’세컨드 게놈(second genome)‘이라고도 불린다. 특히 사람 유전체 중 99%는 장내 미생물 유전물질로 인체와 상호작용을 통해 인간의 건강과 질병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더욱이 최근 장내세균과 건강과의 상관성이 의학계 곳곳에서 검증되면서 더욱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분야다.
■건강관리의 시작 ‘장내 미생물 유전자 분석‘
장내에는 유익균과 함께 클로스트리듐 같은 독소나 노폐물을 형성하는 유해균도 존재한다. 이를 확인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장내미생물의 유전자(DNA) 분석이다. 이는 장내미생물의 구성, 즉 유익균과 유해균을 분석해 개인의 장 환경 변화를 과학적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다.
다수의 연구결과를 통해 유해균의 분포가 높아지면 장 염증부터 만성 장질환 및 비만 등에도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내세균분석은 개인의 장내에 유익균과 유해균이 어떤 비율로 구성돼 있는지 확인해 이들의 적절한 분포를 유지하도록 권장하는 예방적 측면과 건강관리 차원에서 실시되고 있다.
즉 유익균과 유해균의 분포를 파악해 유해균의 분포를 줄이는 것이 장 건강에 매우 중요한 요소인 것이다. 이러한 장내세균 구성변화를 모니터링해 자신의 건강상태변화를 주기적으로 확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장내미생물 연구 확대 ‘프로바이오틱스· 마이크로바이옴’
프로바이오틱스 연구는 항생제 내성문제와 더불어 아토피나 암 등 면역 관련 질환이 급속히 증가하면서 다시 활발히 진행됐다. 프로바이오틱스로 대표되는 장내 미생물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에 대한 연구도 활발하다.
이른바 ‘제2의 게놈 프로젝트’로 불리는 이 연구는 국가 차원의 경쟁도 뜨겁다. 미국은 지난 2008년부터 휴먼 마이크로바이옴 프로젝트를 시작했고 중국·일본 등도 뒤따라 연구에 뛰어들었다.
국내의 경우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2023년까지 총 80억원을 투입해 한국인 장내 미생물 뱅크 구축과 활용 촉진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건강한 한국인 장내 미생물을 확보해 유전정보를 분석하고 신약, 건강기능식품, 관리 프로그램 등 개발을 위해 기업이나 연구소에 분양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앞으로 마이크로바이옴 분야에서 인간 유전형과 미생물 유전체를 통합적으로 분석하는 연구가 더욱 중요시 될 것이다. Metagenomics 자료를 근거로 해 질병의 조기진단, 생물학적 표지자와 새로운 프로바이오틱스의 개발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식이 변화, 대변 이식 등을 통해 장내 미생물총을 조절하는 것은 미생물총의 불균형과 연관된 질환을 치료하는 데 이용될 수 있다. 최근에는 마이크로바이옴의 한 영역으로 장내 세균을 이식해 대장염을 치료하는 변 이식이 새로운 치료법으로 각광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