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지키려다 건강 잃을라…‘스테인리스 텀블러·빨대’ 주의보
환경 지키려다 건강 잃을라…‘스테인리스 텀블러·빨대’ 주의보
  • 이의갑 의학전문기자·허일권 인턴기자 (H.onebook@k-health.com)
  • 승인 2019.05.30 11: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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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택내기 위해 연마제 사용
세척 안하면 발암물질 흡입
검은색 물질 안보일때까지 닦고
식초 희석한 물로 끓여주면 OK

지난해 중국발 쓰레기 수입금지조치로 플라스틱대란을 겪은 후 커피전문점에서는 일회용 컵을, 대형마트나 슈퍼마켓에서는 일회용 비닐봉지를 사용할 수 없게 됐다.

플라스틱, 비닐 등 썩지 않는 생활쓰레기 없애기 운동인 ‘제로웨이스트’를 실천하는 사람도 늘고 있다. 스테인리스로 제작한 텀블러와 빨대를 사용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스테인리스제품에 연마제가 남아있을 수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들이 많아 주의를 요한다.

스테인리스제품에는 연마제가 남아있을 수 있어 주의해야한다. 출처 클립아트코리아
스테인리스제품에는 연마제가 남아있을 수 있어 주의해야한다. 출처 클립아트코리아


스테인리스제품은 광택을 내기 위해 연마제를 사용한다. 연마제는 경도가 높아 금속표면을 깎거나 부드럽게 만들기 위해 사용된다. 하지만 연마제의 주성분인 탄화규소는 2A등급 발암물질로 규정돼 있다.

문제는 연마제가 제대로 닦이지 않은 채 시중에서 판매되는 경우다. 이때 스테인리스텀블러나 빨대로 음료를 마시면 연마제를 섭취할 위험성이 높다.

환경보호를 위해 시작한 제로웨이스트가 자신의 건강을 위협할 수도 있는 아이러니한 상황인 것이다.

가천대길병원 직업환경의학과 최원준 교수는 “탄화규소는 국제암연구소(IARC)에서 발암가능성이 있는 물질로 분류하고 있다”며 “특히 연구자료를 종합해 보면 호흡기로 흡입했을 때 폐암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섭취를 통해 암이나 다른 질환을 일으킬 가능성에 대해서는 평가할 만한 자료가 충분치 않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스테인리스제품의 발암물질이 외관상으로도 확연히 보이는 상황에서 섭취를 통해 어떤 질환을 유발할지 모른다고 해서 방치할 수는 없다.

스테인리스를 세척하면 탄화규소는 검은색 물질로 묻어나온다. 게다가 일반세제로는 제대로 닦이지도 않는다. 따라서 스테인리스제품은 반드시 사용 전에 깨끗이 세척해야한다.

최원준 교수는 “스테인리스제품에서는 연마제와 같은 이물질이 혹시라도 나올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세척한 후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세척방법은 비교적 간단하다. 먼저 키친타월이나 행주에 식용유를 묻혀 텀블러를 여러 번 구석구석 닦는다. 빨대는 솔에 묻혀 닦으면 된다.

이 과정을 반복하면 검은색 물질이 어느 순간 보이지 않는다. 이때 식초를 첨가한 물에 담가 10분 동안 끓인다. 마지막으로 세제를 사용해 깨끗이 닦아주면 끝이다.

식약처 역시 2017년 스테인리스 등 금속제기구·용기를 재질별로 나눠 주의사항을 안내한 바 있다. 또 금속제기구·용기의 안전한 사용법을 담은 ‘주방용품 똑똑하게 사용하기’를 리플릿으로 발간했으니 참고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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