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생활 녹록지 않네” 편두통·군발두통, 얼마나 아시나요
“일상생활 녹록지 않네” 편두통·군발두통, 얼마나 아시나요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19.07.22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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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통은 병이 아닌 단순히 스쳐 지나가는 증상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두통 중에서도 편두통과 군발두통은 평범한 일상생활을 방해할 만큼 삶의 질을 떨어뜨려 제때 적절한 진단과 치료를 받아야한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두통은 누구나 한번쯤 겪는 터라 병이 아닌 불편한 증상 정도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일상생활을 심각하게 방해할 정도로 괴로운 두통도 있다. 편두통과 군발두통이 대표적이다. 실제로 각종 조사결과에 따르면 편두통과 군발두통환자들은 학교나 직장생활 등 삶 전반에 매우 큰 제약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두통에 눈, 속까지 불편한 ‘편두통’

편두통은 ‘세계 뇌의 날을(7월 22일)’ 주제로 선정될 만큼 학계에서도 목소리를 높이는 질환이다. 세계보건기구는 편두통을 질병부담 2위의 질환으로 선정한 바 있으며 요통 다음으로 장애유발순위가 높다고 발표했다.

실제로 국내 통계결과에서도 편두통환자들의 일상생활 장애도는 심각했다. 대한두통학회가 2009년과 2018년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 19세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지난해 편두통환자는 830만명으로 추산됐는데 이 중 편두통으로 결근·결석하거나 가사노동을 하지 못한 환자는 31.2%로 과거보다 2.5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학업이나 직장업무, 가사에서 능률저하를 느꼈다는 환자도 44.8%로 2009년(26.45%) 대비 1.7배 높았다.

그도 그럴 것이 편두통은 단순히 머리가 아프다는 증상으로 표현되지 않는다. 식욕부진, 오심, 구토, 눈부심 등 두통 외에도 다른 여러 가지 증상을 동반하기 때문이다. 보통 한쪽 머리만 욱신거린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편두통은 양쪽 모두 통증이 나타난다.

통증은 한 번 시작되면 수시간에 걸쳐 지속되고 길게는 하루 이상까지도 간다. 또 편두통환자들은 빛과 소리에도 예민해 밝고 시끄러운 곳보다는 어둡고 조용한 방에 혼자 있고 싶어한다.

더 큰 문제는 많은 편두통환자가 고통을 겪으면서도 제대로 진단·치료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단순 진통제로 잘 가라앉는 긴장성두통과 달리 편두통은 재발이 잦고 치료 시 유의할 점이 많기 때문에 반드시 두통전문의의 진료 후 적절한 약물을 처방받는 것이 좋다고 강조한다.

최근에는 적절한 약물치료로 효과를 보지 못하거나 두통빈도가 너무 잦은 환자들을 고려해 편두통 예방치료의 중요성도 강조되고 있다.

대한두통학회는 대한신경과학회와 공동으로 국내 현실을 반영한 ‘편두통 예방치료 진료지침’을 발표했다. 생활습관 개선과 급성기치료를 시도했는데도 ▲편두통이 효과적으로 치료되지 않거나 ▲편두통으로 인해 일상생활에 장애를 경험하는 경우 ▲급성기치료로 효과를 봤지만 두통빈도가 잦은 경우 ▲급성기치료제를 10~15일 이상 사용하는 경우가 치료 권고대상에 해당한다.

환자의 두통빈도나 강도, 일상생활의 지장정도 등을 고려해 치료기간이 결정되며 최소 2개월 이상 치료를 시도한 후 효과를 판단한다. 만일 효과적이면 3개월간 치료를 지속한 후 주치의와 상담을 통해 약물 복용을 조절할 수 있다.

경희대병원 신경과 윤성상 교수는 “편두통은 지끈거리고 욱신거리는 통증과 함께 속 울렁거림, 눈이 침침해지는 증상, 눈앞에 뭔가 번쩍거리는 느낌 등을 동반한다”며 “의심되는 즉시 전문가에게 정확한 진단을 받고 스트레스 조절과 규칙적인 수면, 커피, 술, 화학조미료 가공한 육류의 섭취를 최소화하는 등 생활습관도 개선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두통에 눈물, 콧물까지 나는 ‘군발두통’

군발두통은 많은 이들이 생소해하는 두통이다. 극심한 두통이 눈물, 콧물 등과 함께 1~3달에 걸쳐 하루에도 여러 번 반복되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젊은 남성에서 발병위험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상생활에 미치는 영향도 편두통 못지않다.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신경과 조수진 교수 공동연구팀(한국군발두통레지스트리)이 2016년 9월~2018년 2월까지 한림대동탄성심병원을 포함한 15개 병원에서 군발두통환자 143명과 편두통 및 긴장형두통환자 38명, 두통이 없는 환자 52명을 비교 조사한 바에 따르면 군발두통환자의 85%가 직장 관련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편두통 및 긴장형두통 환자군(64%) 및 두통이 없는 환자군(37%)과 비교해 높은 수치다. 특히 군발두통환자군은 직장 어려움의 이유로 업무능력 감소(61%)와 직장 내의 활동 참여 감소(36%)를 꼽았다.

직장 내 병가 사용비중 역시 군발두통환자군이 40%로 다른 두통환자군(14%)과 두통이 없는 환자군(4%)보다 월등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군발두통의 경우 발병시기인 20대 중반에 통증정도가 심하고 발작주기가 한창 일할 낮에 나타나 병가 사용이 더 잦은 것으로 분석했다.

조수진 교수는 “게다가 군발두통환자는 통증이 반복되는 군발기에 불안장애, 우울증, 공황발작, 자살충동 등 정신질환까지 동반될 수 있어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군발두통은 100%산소 흡입치료로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고 알려졌다. 하지만 치료환경이 마땅치 않아 환자들의 부담이 매우 큰 상황이다.

조수진 교수는 “군발두통은 100%의 고농도 산소를 15분간 흡입하면 개선될 수 있지만 호흡기환자와 달리 산호포화도 감소가 없어서 산소치료처방전을 따로 받을 수 없고 신경과 전문의에게 산소치료처방전 발행 권한이 없어 환자가 집에서 산소치료를 할 수 있도록 처방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재택 산소치료에 대한 건강보험적용을 위해 산소치료 처방전 개정 등 군발두통환자의 치료환경 개선을 위한 제도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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