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강아지도 외출할 땐 차 조심!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강아지도 외출할 땐 차 조심!
  • 이가현 24시 해마루동물병원 영상의학과 부장|정리·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19.09.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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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가현 24시 분당 해마루동물병원 영상의학과 부장
이가현 24시 분당 해마루동물병원 영상의학과 부장

최근 들어 날씨가 아주 선선해져 반려견과 야외활동을 하는 시간이 부쩍 많아졌다. 이때쯤이면 동물병원 응급실에 교통사고를 당한 반려견이 어김없이 찾아온다. 가벼운 타박상 또는 다리골절로 오는 경우도 있지만, 상당수는 폐출혈이나 기흉 등에 따른 호흡곤란, 복강 장기파열이나 손상에 따른 급성출혈 등 생사를 가늠하기 힘든 상황으로 온다.

반려견에게 교통사고가 났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반려견을 안전한 장소로 옮기고 반려견의 의식상태를 살핀다. 체온유지를 위해 담요나 타월이 있다면 그것으로 반려견을 감싸고 빨리 주변 동물병원으로 내원해야한다.

부상 정도에 따라 다르겠지만 관절의 탈구, 다리나 두개골의 골절, 열상을 비롯한 피부손상, 간이나 비장 같은 복강장기의 파열, 기흉, 뇌손상, 폐출혈 등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호흡과 관련된 폐출혈, 기흉이 발생하게 될 때는 동물병원에서 산소공급이나 흉강천자(흉강에 찬 공기를 빼내는 시술), 항쇼크 처치 등 즉각적인 응급처치를 받지 못한다면 반려견의 생명이 위독할 수 있다. 폐출혈은 사고 직후 흉부방사선 촬영으로 확인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빈호흡이나 호흡곤란 등의 증상이 있다면 치료를 하면서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난 후 재평가를 해야한다.

또 교통사고가 났을 때 복부에 충격을 받았다면 횡격막파열로 횡격막탈장(허니아)가 발생할 수 있다. 횡격막탈장의 경우 복강장기와 흉강을 분리해 주는 횡격막이 외상으로 찢어져서 위, 소장, 간 등 복강 장기가 흉강으로 이동하면서 호흡곤란이 발생할 수 있다. 들어간 장기에 따라 응급수술을 해야 할 수 있기 때문에 흉부방사선 검사를 비롯한 복부초음파 검사 등 영상검사로 확인한 후 수술적으로 교정해줘야 한다.

뇌손상이나 척추손상이 있다면 발작, 기립불능, 보행이상 같은 신경증상을 보일 수 있다. 교통사고를 당한 반려견 140마리를 분석한 문헌에 따르면 이 반려견 중 1/3 정도가 뇌, 척수손상이 있었다고 한다. 교통사고 후 신경증상을 보일 땐 CT나 MRI 촬영으로 손상 부위를 빨리 파악하고 적절히 치료해야한다. 만약 신경손상 정도가 심하다면 치료 후에도 영구적으로 회복되지 않아 뒷다리 마비, 배뇨장애 등 심각한 후유증이 남기도 한다.

교통사고로 사지골절이나 관절탈구가 발생할 수 있는데 특히 골반골절이 빈번하게 발생한다. 골반골절이 일어났다면 반려견이 서지 못하거나 고관절통증, 후지파행 등의 증상을 보인다. 간혹 골편이 방광이나 요도를 손상하면 배뇨장애를 동반할 수 있다. 단순 골반골절은 급하게 수술하기보다는 반려견이 안정된 후에 수술과 재활치료를 해도 비교적 예후가 좋다. 하지만 방광이나 요도가 손상되었을 땐 생명과 직접 관련이 있기 때문에 사고 직후부터 배뇨여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반려견의 교통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반려견과 외출할 때 항상 목줄을 착용시켜야 한다. 목줄은 너무 길지 않아야 한다. 보호자가 목줄을 충분히 컨트롤 할 수 있는 정도로 길이를 유지해 예상치 못한 교통사고 위험이 느껴질 때 빨리 반려동물을 통제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 또 좁은 골목길, 아파트 단지 내에서는 반려동물을 안고 보행하는 습관을 들인다. 반려동물이 좁은 골목길에서 보호자와 보행할 땐 운전자가 사각지대 때문에 반려동물의 위치를 파악할 수 없어 사고가 날 위험이 매우 높다. 더불어 반려견과 횡단보도를 건널 때는 반려견을 보호자 오른쪽으로 붙여서 이동해야 예상치 못한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운전자의 경각심도 중요하다. 운전 중 반려동물이 주변에 보인다면 반려동물 보호자의 주의를 환기하고 서행하도록 해야한다.

(좌)교통사고로 우측 폐의 폐출혈, 좌측 좌골 및 치골 골절, 골반 골절, 천장골 탈구가 발생한 환자의 모습 (우)수술적 교정 후 좌측 천장 관절 탈구와 골반 골절이 회복된 모습
(좌)교통사고로 우측 폐의 폐출혈, 좌측 좌골 및 치골 골절, 골반 골절, 천장골 탈구가 발생한 환자의 모습 (우)수술적 교정 후 좌측 천장 관절 탈구와 골반 골절이 회복된 모습

 

교통사고로 간, 위, 소장 등 복강 장기가 우측 흉강으로 탈출된 횡격막 허니아 환자의 모습 (좌)엑스레이 복배상 사진 (우)엑스레이 외측상 사진
교통사고로 간, 위, 소장 등 복강 장기가 우측 흉강으로 탈출된 횡격막 허니아 환자의 모습 (좌)엑스레이 복배상 사진 (우)엑스레이 외측상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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