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츠하이머 치매, 집에서도 치료할 수 있다?
알츠하이머 치매, 집에서도 치료할 수 있다?
  • 허일권 기자 (H.onebook@k-health.com)
  • 승인 2019.09.16 18: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천성모병원 정용안·송인욱 교수팀 연구결과 발표
경두개직류자극 치료, 집에서 꾸준히 하면 인지기능 개선효과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핵의학과 정용안 교수(왼쪽)와 신경과 송인욱 교수는 초기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인지 및 언어기능 향상하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핵의학과 정용안 교수(왼쪽)와 신경과 송인욱 교수가 초기 알츠하이머병 환자에서 경두개직류자극치료효과를 입증하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보건복지부 중앙치매센터가 발간한 2018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의 치매 환자 수는 75만 명에 달한다. 그중 알츠하이머병은 전체 치매 환자의 74.5%를 차지한다. 알츠하이머 환자는 기억력, 언어기능, 판단력 등의 여러 인지기능이 이상을 보이다 결국 일상생활 기능을 상실한다. 그런데 최근 치매의 원인인 알츠하이머병을 집에서도 치료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은 16일 정용안·송인욱 교수팀이 집에서도 꾸준히 전기자극 치료하면 초기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인지 및 언어기능 향상과 뇌의 포도당 대사를 증가시킨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현재 학계에서는 알츠하이머병의 진행을 막는 약물을 개발하는 데 몰두하고 있지만 대부분 큰 성과를 얻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대안으로 약물치료 외에 시도해볼 수 있는 다양한 보조적 치료방법이 연구되고 있는데 그중 하나가 ‘경두개직류자극(이하 tDCS)’ 치료다.

인천성모병원 정용안·송인욱 교수팀은 이러한 점을 고려해 초기 알츠하이머병으로 진단받은 18명의 환자를 무작위로 실험군(11명)과 대조군(7명)을 분류한 후 보호자에게 집에서도 tDCS를 6개월간 매일 30분씩 실시하도록 교육했다.

tDCS는 패치형태의 양극과 음극을 이마(배외측전전두피질) 좌우에 부착해 진행했다. 실험군에게는 30분간 실제 2mA의 전기자극을 지속적으로 줬고 대조군에는 시작 후 30초만 허위자극을 줬다.

치료 후 개선 정도를 평가하기 위해 ▲전반적인 인지기능은 간이정신상태검사(이하 MMSE), 임상치매척도(이하 CDR) ▲언어기능은 보스턴 이름대기 검사(이하 BNT) ▲뇌포도당대사율은 PET-CT(양전자 단층촬영) 검사를 진행했다. 이밖에도 전두엽기능검사와 시공간기능검사를 시행했다.

그 결과 MMSE는 치료 전 20.1±3.8에서 치료 후 21.2±4.4로, BNT는 28.3±12.7에서 32.0±13.3으로 호전된 소견을 보였다. 전두엽기능검사 일부와 즉각적인 회상에서도 유의미한 결과가 나왔다. 또 PET-CT 검사 역시 실제 인지 및 기억력에 주요 역할을 담당하는 좌측 측두엽에서 뇌포도당대사가 치료 전보다 활발하게 증가했다. 즉 경두개직류자극이 알츠하이머 치매환자에 있어 인지기능을 유의하게 개선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다.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정용안 뇌과학중개연구소장은 “이번 연구는 보호자 교육 등을 통해 집에서 경두개직류자극을 6개월간 매일 치료한 첫 연구사례”라며 “이를 바탕으로 경두개직류자극 치료가 치매 초기단계에서 유용할 수 있음을 확인했고 올해 식약처로부터 관련 임상 허가 승인을 받아 추가적인 다기관임상계획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신경과 송인욱 교수는 “이번 연구는 알츠하이머병의 치료 가능성을 확인한 연구로서 아직 정복되지 않은 치매나 파킨슨병 같은 신경퇴행성질환의 비침습적인 치료의 새장을 여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향후 대규모 연구를 통해 경두개직류자극치료의 가능성을 더욱 명확히 해 신경퇴행성질환 치료에 빠른 시일 내에 적용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뇌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브레인 스티뮬레이션(Brain Stimulation)’ 최근호에 게재됐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