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고양이가 연일 쫄쫄 굶는다면? 지방간 경보 발령!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고양이가 연일 쫄쫄 굶는다면? 지방간 경보 발령!
  • 김성언 부산동물병원 다솜동물메디컬센터 대표원장|정리·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19.09.20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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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언 부산동물병원 다솜동물메디컬센터 대표원장
김성언 부산동물병원 다솜동물메디컬센터 대표원장

“우리 집 뚱냥이가 스스로 다이어트를 하려는지 밥을 계속 굶어요.”

이 고양이보고 기특하다고 해야 할까? 절대 아니다. 어떻게든 밥을 먹도록 조치해야 할 상황이다. 고양이는 2~3일만 굶어도(또는 2주 이상 원래 먹던 양보다 훨씬 적게 먹으면) 지방간이 발생할 수 있다. 지방간은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간부전으로 이어지기에 환자의 목숨을 앗아갈 수 있는 무서운 질환이다. 주로 비만 고양이에게 생기니 반려묘가 푸짐한 몸매를 자랑한다면 유심히 읽어보기 바란다.

우선 고양이에게 지방간이 생기는 원리를 알아보자. 고양이가 어떠한 이유로 연일 밥을 굶어 영양결핍이 계속되면 몸은 지방을 간으로 보내 에너지원으로 쓰려 한다. 그런데 고양이는 지방대사를 완료하는데 필요한 효소가 없다. 따라서 지방 대사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간세포에 지방이 과다하게 쌓인다. 이를 지방간이라 한다.

지방간의 원인, 즉 식욕부진의 원인은 무엇일까(지방간은 거의 100% 식욕이 부진한 고양이에게 발생한다)? 새로운 사료를 갑자기 줄 때 고양이가 잘 적응하지 못해 해당 사료를 안 먹을 수 있다. 그래서 사료 교체는 수일에서 수주에 걸쳐 천천히 진행하는 것이 기본이다. 스트레스를 받아도 밥을 안 먹는다. 스트레스 요인으로 가정에서 새로운 반려동물을 입양하거나, 손님이 집에서 며칠씩 묵거나, 보호자와 분리되는 등의 상황을 들 수 있다. 특정 질환이 식욕부진을 유발하기도 한다. 췌장염, 당뇨병, 종양, 담관염 등이다. 지방간 중 50% 정도는 원인을 알 수 없는 특발성이다.

지방간의 증상은 식욕부진(원인이자 증상), 체중감소, 눈의 흰자와 잇몸이 노래지는 황달, 구토, 근육량과 활동량감소, 옷장처럼 특별한 장소에 몸을 숨김, 목에 힘이 없어 고개를 늘어뜨림, 설사, 변비, 침 흘림 등이다. 증상이 심해지면 기절과 발작 등을 일으키는 간성뇌증도 발생한다. 지방간이 의심되면 되도록 빨리 동물병원을 찾아야 한다. 혈액검사나 영상검사로 쉽게 진단할 수 있다.

지방간 치료의 핵심은 식이요법이다. 상황에 따라 식도나 비강, 위에 튜브를 꽂아 강제로 영양을 공급하기도 한다. 보통 고양이가 스스로 충분히 먹을 수 있을 때까지 6~8주 정도 치료한다. 초기에 적극적으로 치료하면 회복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식욕부진을 유발하는 기저 질환이 있다면 물론 함께 치료해야한다.

만약 비만 고양이의 다이어트를 계획하고 있다면 체중을 아주 천천히 줄이도록 식단을 짜야 한다. 체중을 급하게 줄이기 위한 식단은 지방간을 부를 수 있기 때문이다. 다이어트 식단을 짤 때는 되도록 수의사와 상담하기 바란다. 적절한 조언을 들을 수 있을 것이다.

지방간은 고양이에게 가장 흔한 간질환이다. 평소에 고양이가 밥을 잘 먹고 있는지 신경 써서 식욕부진이 나타날 땐 신속하게 대처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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