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절·잇몸도 고달파…임신부 건강관리법 A to Z
관절·잇몸도 고달파…임신부 건강관리법 A to Z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19.10.10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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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모들은 임신 중 고개를 드는 다양한 증상들 때문에 고통스러워하지만 엄마가 되려면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무릎이나 허리통증은 몸이 무거워지면서 으레 나타나기 마련이고 잇몸이 붓거나 충치 등의 구강문제는 오히려 치료하면 아이에게 해가 될까 우려된다는 것.

하지만 이러한 건강문제들은 아이와 자신을 위해 그리고 출산 후를 위해서라도 적절한 시기에 치료·관리해야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말이다. 임신부의 날(10월 10일)을 맞아 산모들이 놓치기 쉬운 건강문제들과 올바른 관리방법에 대해 알아봤다.

임신기간에는 체중증가와 척추변형으로 무릎과 허리통증이 흔히 발생한다. 임신 중에만 나타나는 일시적인 증상일지 몰라도 출산 후 관절염, 척추질환 등으로 악화할 수 있어 적절한 관리가 필요하다.

■무릎통증…체중관리로 하중 최대한 줄이기

임신하면 태아와 양수의 무게로 체중이 10kg 많게는 20kg까지 증가한다. 하지만 무릎관절은 이보다 더 많은 하중을 견뎌내야한다. 따라서 평소보다 관절이 약해질 수밖에 없는데 이 상태로 무리하게 활동하거나 이따금 발생하는 통증을 내버려두면 인대가 손상되고 심한 경우 연골판이 찢어질 수 있다.

목동힘찬병원 남창현 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대부분의 산모가 뱃속 아기 때문에 따로 쓸 수 있는 약이나 치료들이 없다는 것을 알고 무릎통증을 방치한다”며 “아무리 임신기간 나타날 수 있는 일시적인 통증이라고 해도 이를 방치하면 출산 후 몸조리와 결부돼 젊은 나이에 관절노화를 부추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임신기간 무릎통증을 최소화하려면 무릎 하중을 줄여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걷기나 수영 등 무릎에 무리가 가지 않는 관절운동과 식이조절을 통해 체중을 관리해야한다. 평소 올바른 자세습관도 중요하다. 배를 압박하지 않으면서도 무릎관절을 보호하려면 앉을 때 무릎을 엉덩이보다 높게 하지 말고 다리를 약간 벌린 자세가 좋다.

남창현 원장은 “임신 중에는 무릎통증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관절을 관리하고 만일 출산 후에도 관절통이 계속 된다면 검사를 통해 인대나 연골판 손상 등의 무릎질환이 발생했는지 꼭 확인해야한다”고 말했다.

■요통…임신 중기 주의, 산후 무리한 다이어트 금물

허리통증도 산모들이 흔히 겪는 문제다. 태아가 자라면서 복부가 팽창해 무게중심이 몸 앞쪽으로 집중되면 허리가 지나치게 뒤로 젖혀져 척추뼈와 디스크에 부담을 주기 때문이다. 출산을 돕기 위해 근육과 인대를 이완시키는 호르몬인 릴렉신 분비가 증가하면서 허리 근육과 인대의 결합력이 떨어지는 것도 원인으로 지목된다.

특히 임신 중기(14~28주)에는 태아가 본격적으로 자라는 시기로 요통이 자주 발생한다. 따라서 이 시기에는 허리에 충격이 가지 않게 특히 조심하고 통증이 있으면 따뜻한 찜찔을 하는 것이 좋다. 운동은 인대나 관절에 무리가 가지 않는 수영, 에어로빅, 걷기 등 유산소운동이 좋다. 또 점차 상체가 풍만해지고 커져 무릎에 부담이 온다면 등받이가 있고 앉아서 탈 수 있는 좌식 자전거 타기도 추천한다. 이는 하체의 혈액순환에도 효과적이다. 

요통은 출산 후에도 세심하게 살펴야한다. 출산 후에는 대부분 좋아지지만 이때 관리를 잘못하면 척추질환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남창현 원장은 “임신부의 산후조리 기간은 임신·출산과정에서 변형된 척추를 바로잡고 약해진 뼈와 근육을 강화하는 시기로 각별히 신경써야한다”며 “특히 출산 후 무리하게 다이어트와 운동에 돌입하면 오히려 강화돼야 할 뼈와 근육들이 약해져 척추질환을 부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임신기간은 평소보다 잇몸질환 발생확률이 높아 치아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한 시기다. 특정 시기만 조심하면 임신 중에도 얼마든지 안전하게 치과치료를 받을 수 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잇몸염증·충치…호르몬변화, 입덧 등 원인

임신기간에는 의외로 구강건강에도 적신호가 켜진다. 여성호르몬인 프로게스테론과 에스트로겐 양이 점차 증가하면서 혈관 벽에 변화를 일으켜 잇몸이 붉어지고 염증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또 잇몸이 외부 자극에 약해져 적은 양의 플라그나 치석으로도 쉽게 염증이 발생한다.

산모의 오랜 수면시간도 영향을 미친다. 수면 중에는 침 분비량이 줄어 구강 내 세균이 서식하기 좋은 환경이 된다. 게다가 임신부는 입덧에 따른 잦은 구토로 입 안 산도가 높아지면서 치아가 부식돼 충치균이 번식하기 쉽다.

광주유디두암치과의원 박대윤 대표원장은 “잇몸염증은 임신 3개월 정도부터 말기에 이르기까지 나타나는데 제대로 관리가 이뤄지지 않으면 임신 말기 임신성치은염 같은 보다 심각한 염증상태로 악화될 수 있다”며 “또 입덧으로 나온 위액의 강산이 치아에 닿으면 탈회(치아를 구성하는 무기질, 칼슘, 인 등이 산에 의해 녹아나오는 것)가 일어나 치아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임신 중에는 다양한 신체증상이 발생하기 때문에 산전진찰주기를 꼭 준수해 정기적으로 자신과 아이의 건강상태를 점검해야한다.

■치과치료는 안정기에, 약은 복용 전 성분확인 꼭!

많은 산모가 아이에게 해가 될까 치과치료를 피하지만 전문가들은 특정 시기만 제외하면 얼마든지 치료 가능하다고 입을 모은다.

태아의 기관형성이 되는 임신 1기(1주~13주)와 분만이 가까워지는 임신 3기(28주~출산)에는 여러 가지 변수가 발생할 수 있는 시기로 이때는 치과치료를 피하는 것이 좋다. 치료 적기는 초기와 후반기에 비해 비교적 안정기라 할 수 있는 임신 2기(14주~28주)다.

안정기를 제외하고 불가피하게 치과치료를 받아야한다면 임신 1기만큼은 피해야한다. 만일 안정기를 지나 통증이 심한 경우라면 즉시 의사의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 임신 3기라도 방사선검사를 제외하면 간단한 임상검사나 응급처치는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박대윤 대표원장은 “약 복용은 가능한 피해야하지만 치주질환이 심각한 경우 페니실린이나 세파계열 등의 성분이 함유된 항생제, 아세트아미노펜 성분(타이레놀)이 있는 진통제 등은 도움이 된다”며 “단 약 복용 전에는 반드시 의사와 상담한 후 성분을 확인하고 복용할 것”을 당부했다.

TIP. 이밖에 알아두면 좋은 건강수칙(도움말=고대구로병원 산부인과 조금준 교수)

1. 독감 예방접종, 올해부턴 무료!

임신부는 면역력이 약해진 상태라 독감에 훨씬 취약하다. 독감은 자연유산, 조기분만, 저체중 출산 등 여러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어 백신접종이 필수다. 제때 접종하면 산모는 물론 태아도 출생 이후 6개월까지 독감예방효과가 있다. 올해는 임신부도 독감 백신 무료 접종 대상자로 10월 15일부터 지정의료기관에서 무료접종 받을 수 있다.

2. 잘 먹되 적절한 관리 필요!

지나친 체중증가는 고혈압, 임신성당뇨, 산후비만 등으로 이어질 수 있어 적절한 관리가 필요하다. 식욕이 당길 때마다 먹기보다는 하루 네 번 또는 다섯 번 정도로 나눠 규칙적으로 먹는다. 또 철분을 제외하곤 비타민·무기질 보충제까지 따로 섭취할 필요는 없다. 단백질, 칼슘, 인 등의 영양분은 일반적인 식사로도 충족 가능하기 때문이다. 단 다태아임신, 입덧이 심한 경우, 식이장애가 있는 경우 등 영양결핍위험이 높은 산모는 비타민·무기질 보충제를 먹으면 도움이 된다.

3. 약 복용은 신중하게!

임신부의 약 복용은 태아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어 복용 전 성분확인과 전문가와의 상담이 필수다. 특히 갑상선질환, 고혈압 등 임신 전부터 약을 꾸준히 먹어야하는 질환을 앓고 있었다면 임의대로 약물을 중단해선 안 된다. 또 쉽게 구할 수 있는 해열진통제는 임신 중기까지는 안전하지만 임신 후반부에는 태아 심혈관계에 이상을 유발할 수 있어 의사와 상의 후 복용해야한다.

4. 산전진찰주기 꼭 준수!

출산 전 주치의에게 안내받은 산전진찰주기는 꼭 지켜야한다. 최근에는 결혼연령이 늦어지면서 고령임신(만 35세 이상)이 늘고 있는데 이들은 기형아 출산, 임신성고혈압, 임신중독증 등의 발생확률이 높아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하지만 임신 중 필요한 검사를 빠짐없이 받고 주치의의 지시사항을 잘 따라 건강을 관리하면 고령임신이어도 건강하게 출산할 수 있다.

5. 운동은 이렇게!
적절한 운동은 임신 중 무릎과 허리통증을 완화하고 지나친 체중증가를 막는 데도 효과적이다. 또 근육과 인대 등을 적절히 자극해 순산에도 도움이 된다. 단 임신 중 운동은 유산위험성이 적은 임신 12주 이후에 시작하는 것이 좋으며 심박수가 1분에 150을 넘지 않을 정도로 가볍게 해야한다. 평소 운동을 하지 않던 임신부는 1주일에 2~3회 정도만 하되 한번에 1시간을 넘지 않는 것이 좋다. 운동강도는 본인이 ‘약간 힘들다’고 느끼기 바로 전 단계가 적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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