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강아지의 진료 스트레스 덜어주는 ‘동물병원 가상교육’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강아지의 진료 스트레스 덜어주는 ‘동물병원 가상교육’
  • 김동인 부산동물병원 다솜동물메디컬센터 내과원장|정리·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19.10.25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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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동물병원 다솜동물메디컬센터 김동인 내과원장
부산동물병원 다솜동물메디컬센터 김동인 내과원장

많은 강아지가 동물병원을 방문할 때마다 스트레스를 받는다. 필자가 담당하는 환자 중에는 동물병원 주변에서 산책하다가 동물병원 내로 꼬리치며 뛰어 들어와서 애교를 떨고 간식을 얻어먹는 강아지도 있지만 아주 드문 경우다.

지금부터 말하는 내용은 동물병원에서 수의사가 강아지를 다루는 방법을 따라 하는 가상교육이다. 수의사는 동물병원을 방문하는 환자를 대상으로 매번 귀를 본다거나 주사로 찌른다거나 항문낭을 짠답시고 아프게 하는 행위들을 할 수밖에 없다. 그런 행위를 모든 강아지가 편하게 받아들여 주면 다행이지만 아파서 물려고 하거나 진료도 받기 전부터 스트레스를 받아서 벌벌 떠는 경우가 더 많다.

필자도 그렇지만 수의사는 다루기 힘든 개에게는 별도의 추가비용을 청구하거나 마취가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반면에 다루기 쉽고 점잖은 개에게는 인센티브를 제공하기도 할 것이다. 그래서 동물병원 가상교육, 다루기교육이 필요하다.

이 교육은 집에 있는 테이블 위에서 하면 된다. 그리고 가장 좋은 시기는 우리 강아지가 작고 들기 편할 정도로 어릴 때다. 1주에 2번 정도 이 교육을 해준다. 강아지가 성장함에 따라 가끔 또는 갑자기 교육을 한다.

먼저 강아지를 동물병원의 진료대와 비슷한 테이블 위에 올려놓는다. 목부터 등, 다리, 눈, 입, 귀에 걸쳐 수의사가 하는 것과 비슷한 방법으로 강아지 몸을 검사한다. 귀를 보는 행위, 다리를 만지는 행위를 해보는 것이다. 그렇게 검사하는 동안 작고 맛있는 간식을 줘야 한다. 물론 음식알레르기가 없다는 전제하에 가능하며, 이와 관련한 부분은 다니는 동물병원의 수의사와 상담을 하도록 한다.

만약에 강아지가 검사를 너무 불편해하면 짧게 하고 끝낸다.

방법적인 예를 한 가지 들어 보겠다. 발 만지는 걸 싫어하는 강아지가 많은데, 그런 강아지의 발을 만지는 동안 계속해서 간식을 제공한다. 많이 주라는 게 아니다. 간식을 짧게 잡고 조금씩 입을 대도록 해주면서 발 만지는 행위를 한다. 발 만지는 것이 끝나면 간식 주는 것도 동시에 끝내야 한다. 그렇게 하면 강아지는 발 만지는 것과 간식(보상)을 연관 짓게 된다.

빗질 역시 강아지의 입장에서는 싫은 행위다. 어린 강아지는 빗질을 경험해 보지도 못했을 것이다. 따라서 이것(빗질)이 좋은 일인지 나쁜 일인지 판단하지 못한다. 하지만 여기에 맛있는 간식 제공을 추가함으로써 강아지는 빗질을 간식 먹기, 즉 좋은 일이라고 판단할 것이고 빗질을 기분 좋게 받아들일 수 있다. 이는 귀 청소에도 적용된다. 양치, 발톱 손질 등도 마찬가지다.

집에서 이러한 훈련이 돼 있다면 동물병원에서 적응하기는 훨씬 쉬워질 것이다. 강아지를 새로 데려왔다면 반드시 실행에 옮기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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