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강아지도 상상임신을 한다고요?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강아지도 상상임신을 한다고요?
  • 장봉환 굿모닝펫동물병원 대표원장|정리·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19.11.12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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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봉환 굿모닝펫동물병원 대표원장
장봉환 굿모닝펫동물병원 대표원장

간혹 드라마에서 자신이 임신했다고 착각하는 여성이 등장해 호기심을 불러 모은다. 이른바 상상임신을 한 것이다. 상상임신은 실제로 임신한 것처럼 월경이 멈추고 구역질을 하며 가슴 크기가 변하고 배가 나오는 증상을 보인다. 심지어 임신테스트기를 사용하면 양성으로 나올 때도 있다고 한다.

상상임신은 사람뿐 아니라 강아지에게도 나타난다. 사람은 임신하고 싶은 마음과 임신을 하지 못하는 현실 사이의 갈등이 상상임신의 원인이지만 강아지는 호르몬 불균형이 상상임신을 부른다. 강아지가 임신할 만한 정황이 없었는데 꼭 임신한 것처럼 보이면 상상임신을 강력하게 의심할 수 있다. 강아지는 상상임신을 정말 잘하기 때문이다. 물론 보호자 몰래 사고(?)를 쳤을 가능성이 있으니 동물병원에서 확인해봐야 한다.

강아지 상상임신이 나타나는 과정을 살펴보자. 강아지는 발정기 이후 임신상태 유지를 돕는 프로게스테론이 줄어들고 유즙(젖) 분비를 자극하는 프로락틴이 분비되기 시작한다. 이때 프로락틴이 지나치게 분비되거나 프로게스테론 감소가 더디면 강아지가 임신했다고 착각하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에 따른 신체적, 심리적 변화가 생긴다.

상상임신의 증상은 다음과 같다. ▲유선이 부풀어 오르며 젖이 나오기도 한다. ▲배가 불러 보인다. ▲질 분비물이 나온다. ▲소변을 자주 눈다. ▲구토한다. ▲기력과 식욕이 떨어진다. ▲평소보다 잠을 많이 잔다. ▲가지고 놀던 장난감을 새끼처럼 대한다. ▲마치 출산 장소를 찾듯 구석진 장소를 찾는다. ▲예민해지는 바람에 공격적으로 행동한다.

증상은 보통 2~4주 정도 지나면 사라진다. 강아지가 상상임신으로 젖이 나올 때(진짜로 임신했을 때는 젖이 출산 직전·직후에 나온다.) 스스로 유두를 핥으면 유선염이 생길 수 있으니 압박붕대로 유선을 감싸 줄 필요가 있다. 호르몬제 약물을 써서 젖 분비를 억제할 수도 있겠지만 부작용이 생길 염려가 있어서 수의사와 충분히 상담한 후 고려해야 한다. 종종 젖을 짜줘야 하냐고 묻는 보호자가 있는데 그렇게 하면 젖이 지속해서 생산될 수 있기에 그냥 두어야 한다.

유선 주변이 많이 부어 있을 땐 냉찜질을 해주면 효과를 볼 수 있다. 상상임신에 따른 스트레스를 덜기 위해선 산책을 자주 시켜주고 맛난 보양식을 대접하는 것을 추천한다.

상상임신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면 유선조직의 자극으로 종양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중성화수술을 해주는 게 좋다. 중성화수술은 상상임신 증상이 완전히 사라진 후에 해야 한다. 중성화수술로 암컷 노령견에게 흔한 자궁축농증도 근본적으로 예방할 수 있으니 꼭 고려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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