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 한의 화장품 파헤치기] 노인전용화장품이 꼭 필요할까? ‘실버화장품’에 대한 단상
[닥터 한의 화장품 파헤치기] 노인전용화장품이 꼭 필요할까? ‘실버화장품’에 대한 단상
  • 한정선 향장학 박사(아시아의료미용교육협회 부회장) (fk0824@k-health.com)
  • 승인 2019.11.15 18:06
  • 댓글 3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정선 향장학 박사(아시아의료미용교육협회 부회장)
한정선 향장학 박사(아시아의료미용교육협회 부회장)

몇 해 전 돌아가신 어머니가 그러하셨다. 딸들이 싫증나서 화장대 끝에 방치해 놓은 화장품을 아깝다며 기어코 끝까지 바르시는가 하면 화장품외판원에게 받은 화장품샘플로 평생을 사셨다. 어머니에게 있어 선크림을 꼭 발라야하는 이유까지 생각하는 것은 사치였다.

이렇게 노인들은 스스로를 꾸미는 화장품과 점점 거리가 멀어졌다. 하지만 이제는 세상이 바뀌었다. 2019년 통계청의 ‘2017∼2067년 장래인구추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인구 중 65세 이상 노인인구가 2025년에는 1051만명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그야말로 ‘노인인구 1000만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우리나라 화장품회사들은 ‘실버화장품’에 대한 고민을 얼마나 했을까. 지금까지 국내 실버화장품시장이 미미한 것은 노인이 경제적 소비를 하지 않을 것이라는 지레짐작 때문에 등한시된 면이 주요이유 중 하나다.

하지만 고령화가 일찍 시작된 일본의 경우 60대 이상을 겨냥한 실버화장품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경제력을 갖춘 노인 소비자를 뜻하는 ‘액티브시니어’가 화장품산업의 큰손이 된 것이다. 우리나라 역시 ‘2011년과 2015년 화장품점에서 이용한 금액’ 비교결과 2011년에 비해 2015년에 60대 이상 남성의 화장품구매는 72.8%, 여성은 100.3%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그동안 우리가 쉽게 지나쳤던 노인들의 실버화장품에 대한 기대와 관심이 예상보다 높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더 늦기 전에 실버화장품시장을 확장하고 노인들의 니즈에 부합되는 제품을 만들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실버화장품은 어떻게 만들어져야할까?

일반적으로 노인들이 호소하는 불편함은 피부건조, 주름(탄력저하), 검버섯 등 색소침착 3가지로 정리된다. 따라서 수분공급을 기본으로 노화예방과 항산화기능이 더해진 다기능성화장품 개발에 나서야한다.

지나치게 기능성을 강조하기보다는 피부건조예방과 외부유해환경으로부터의 피부보호기능을 우선시해야하며 안전성을 강화해야한다. 간단한 스틱형태의 컨실러(주근깨, 기미, 뾰루지 따위의 잡티를 가리기 위해 바르는 화장품) 등으로 잡티를 가려줌으로써 외형상의 아름다움을 유지하고자 하는 니즈도 충족시켜야한다.

또 노인들이 화장품사용에 불편이 없도록 간편성이 확보돼야한다. 즉 올인원제품(토너, 에센스, 크림 기능을 하나로 해결할 수 있는 제품) 등을 통해 화장의 번거로움을 줄여야한다. 기초화장 후 마무리단계에서 선크림을 꼭 사용하게 해 노화의 가장 큰 주범인 자외선노출을 최소화해야한다.

특히 노안 등 급격한 시력저하로 인한 불편해소를 위해 제품명과 설명서를 큰 글씨로 표기함으로써 노인들이 효율적으로 화장품을 사용할 수 있게 도와주는 세심한 배려가 필요할 것이다.

이와 함께 흔히 ‘노인냄새’라고 불리는 체취문제해결에도 공을 들일 필요가 있다. 이는 ‘노네날’이라는 성분이 원인으로 생활습관과 성인병, 신진대사저하 등으로 면역기능이 떨어져 발생한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세안과 샤워 시 사용하는 화장품의 향을 비교적 덜 해로운 천연향을 선택, 노인냄새를 줄이고 건강도 살펴야한다.

끝으로 노인들의 경우 호르몬분비가 급격히 떨어지기 때문에 바르는 화장품 외에도 원활한 호르몬분비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건강식품을 섭취함으로써 안팎을 함께 다스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특히 여성의 경우 폐경이후부터 체취발생이 증가하기 때문에 여성호르몬분비를 돕는 식품을 섭취해야한다.

우리는 예외 없이 누구나 나이를 먹는다. 하지만 어차피 나이 드는 것, 좀 더 적극적으로 건강하게 피부건강을 지키면서 나이 드는 것을 꿈꿔본다. 지금부터라도 실버화장품에 대한 화장품업체들의 관심이 높아져 보다 나은 실버화장품이 만들어지기를 기원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3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한주영 2019-11-20 18:00:32
아~~그래서 부모님께 그런냄새가 난거였군요?...관리해야겄네요 고맢습니다 항상좋은정보~~

오씸~ 2019-11-15 22:53:35
체취발생..
할머니한테 났던 냄새가 어느새 엄마한테도 나는 이유가 호르몬의 영향이었네요..
엄마 화장품 고를때.. 향기에 신경써야했는데..
고마운 정보입니다..

양성애 2019-11-15 22:20:00
노인들의 권리~역시 관리는 남녀노소 따지지 않고 필요한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