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렴구균백신, ‘급성중이염’ 예방에도 도움”
“페렴구균백신, ‘급성중이염’ 예방에도 도움”
  • 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19.11.20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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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연령별 항생제 사용량이 가장 많은 연령은 0~9세로 그중 5세 미만의 항생제 사용량이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연령별 항생제 사용량이 가장 많은 연령은 0~9세로 그중 5세 미만의 항생제 사용량이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사진출처=건강보험심사평가원).

세계보건기구(WHO)는 매년 11월 셋째주를 항생제 내성 극복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 위해 ‘세계 항생제 내성 인식주간’으로 정했다.

이에 WHO는 세계 항생제 내성 인식주간에 각 국가별로 캠페인을 실시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국내 역시 WHO의 권고를 받아들여 보건복지부는 2017년부터 ‘항생제 내성 예방주간’을 지정, 다양한 캠페인을 이어가고 있다.

세계적으로 항생제 인식 기간을 갖는 이유는 명확하다. 잘못된 항생제 사용으로 내성률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항생제 오남용은 세균이 항생제내성 유전자로 무장하게 만들뿐더러 기존의 항생제내성 유전자로 변환시켜 정말 항생제가 필요할 때 약이 듣지 않을 수 있다. 또 최근에는 슈퍼박테리아까지 출현해 항생제작용을 방해하고 있는 실정이다.

모든 연령에서 항생제내성을 걱정해야 하지만 영유아의 경우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연령별 항생제 사용량이 가장 많은 연령은 0~9세, 특히 5세 미만의 항생제 사용량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만큼 영유아가 항생제에 노출이 많고 내성이 생길 위험이 크다는 것이다.

급성중이염의 경우 항생제 사용이 불가피한데 국내 의료진의 경우 가이드라인에 따라 6개월 이하 영유아는 급성중이염이 의심될 경우, 6개월에서 2세 사이는 급성중이염 확진 시, 2세 이상은 급성중이염 증상이 심할 때 사용하고 있다.
국내 의료진의 경우 가이드라인에 따라 6개월 이하 영유아는 급성중이염이 의심될 경우, 6개월에서 2세 사이는 급성중이염 확진 시, 2세 이상은 급성중이염 증상이 심할 때 항생제를 사용하고 있다(사진출처=클립아트코리아).

■급성중이염 합병증 예방 위해 항생제 사용…가이드라인 준수

중이염은 이관을 통해 코와 연결돼있는 중이에 염증이 발생하는 질환으로 영유아는 성인에 비해 이관이 짧고 직선으로 돼 있어 콧물과 함께 세균이 쉽게 귀로 흘러가 발병한다.

중이염은 중이강내 맑거나 탁한 액체가 고이는 삼출성중이염과 중이의 삼출물과 함께 고막이 붓거나 충혈이 되는 급성중이염으로 구분된다. 그중 급성중이염의 경우 영유아에의 75%가 한 번 이상 걸리는 흔한 질환으로 항생제를 통해 치료한다.

하지만 급성중이염은 영유아 항생제 처방률이 높아 국가 차원에서도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안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매년 ‘유소아 급성중이염 항생제 적정성 평가결과’를 발표하는데 2019년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급성중이염으로 인한 영유아의 항생제 처방률은 약 82%로 조사됐다.

하지만 급성중이염을 방치할 경우 청력저하, 청신경손상, 안면신경마비, 뇌수막염까지 악화될 수 있기 때문에 의료진도 가이드라인에 따라 항생제를 처방하고 있다.

경희대병원 이비인후과 여승근 교수는 “의료진으로서 영유아 중이염의 경우 항생제 처방을 가급적 하지 않지만 급성중이염의 경우 어쩔 수 없이 처방한다”며 “급성중이염은 영유아에게 매우 흔한 질환으로 1세 이하의 영유아의 62%, 3세 이하 영유아의 83%가 최소 1회 이상 걸린다는 연구결과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직 면역체계와 성장이 이뤄지지 않은 시기이기 때문에 각종 합병증을 예방하기 위해 항생제를 사용하지만 가이드라인을 따르고 있다”며 “6개월 이하 영유아의 경우 급성중이염이 의심될 경우, 6개월에서 2세 사이는 급성중이염이 확진 시, 2세 이상은 급성중이염으로 확진됐지만 심한 이통, 귀에서 물이 나오는 중증인 경우에 사용한다”고 덧붙였다.

2014년부터 영유아 폐렴구균 백신이 국가예방접종 지원사업으로 선정돼 예방접종을 통해 급성중이염을 예방해야한다.
2014년부터 영유아 폐렴구균 백신이 국가예방접종 지원사업으로 선정돼 예방접종을 통해 급성중이염을 예방해야한다(사진출처=클립아트코리아).

■‘국가예방접종’ 통해 중이염뿐 아니라 다른 질병도 예방해야

급성중이염의 경우 합병증을 막기위해 항생제를 사용하지만 치료시기를 놓쳐 3개월 이상 지속될 경우 만성중이염으로 악화할 수 있다.

급성중이염은 세균과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하는데 그중 폐렴구균과 비피막형 헤모필루스 인플루엔자(NTHi)가 원인균의 60~70%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높다.

이런 이유로 영유아에게 흔히 발생하는 급성중이염의 위험과 항생제 내성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예방접종을 통한 사전관리가 중요하다.

한 연구에 따르면 폐렴구균백신인 PHiD-CV(Pneumococcal non-typeable Haemophilus influenzae protein D conjugate vaccine)가 핀란드에 도입된 이후 핀란드 유소아에서 급성중이염으로 인한 항생제 사용이 17.5% 감소했다. 또 PHID-CV는 2만4000여명의 영유아 대상 대규모 연구에서 ITT 분석결과 백신에 포함된 혈청형에 의한 급성중이염을 약 70% 예방한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 국내에서는 2014년 5월부터 영유아 폐렴구균백신이 ‘어린이 국가예방접종 지원사업’의 지원백신으로 선정됐다. 가까운 병의원 및 보건소 등 지정의료기관에서 폐렴구균 예방접종 시 접종비 전액이 국가 지원돼 무료로 접종받을 수 있다.

가천대길병원 소아청소년과 류일 교수는 “영유아의 경우 어리기 때문에 귀에 이상이 있더라도 정확한 표현을 하지 못해 악화하는 경우가 있다”며 “폐렴구균 백신의 경우 과거 선택적 접종이었지만 현재에는 국가예방접종 지원사업에 포함됐기 떄문에 접종을 통해서 급성중이염, 폐렴, 뇌수막염을 예방해야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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