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한 성장통일까? ‘파브리병’, 자녀의 이 증상에 주목하세요!
단순한 성장통일까? ‘파브리병’, 자녀의 이 증상에 주목하세요!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19.11.21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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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브리병은 소아청소년기부터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해 점점 심해지는 진행성질환이다. 특히 치료가 늦어지면 심장, 신장 등 주요 장기까지 손상될 수 있기 때문에 최대한 빨리 발견해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아이들은 아프면서 큰다지만 이렇게 생각하고 넘기기에는 위험한 질환이 있다. ‘파브리병’이 바로 그것이다.

파브리병은 잘 알려지지 않은 유전성 희귀질환이다. 무엇보다 소아청소년기에 증상이 시작돼 나이가 들면서 점점 심해지기 때문에 최대한 빨리 발견해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워낙 생소한 질환인 데다 증상마저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 다른 질환으로 오해하기 쉽다.

실제로 파브리병환자들은 병을 정확히 진단받기까지 평균 10년 이상 걸리는 것으로 보고됐다. 국내에는 대략 150만명 정도의 환자가 있는 것으로 보고됐는데 조기진단이 어렵다는 점을 고려하면 아직 진단받지 못한 환자들도 상당수 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래도 절망은 이르다. 파브리병 역시 빨리 진단돼 치료를 시작하면 얼마든지 일상생활을 병행하면서 관리할 수 있는 병이기 때문이다.

■손발 통증 등 자녀 호소 증상 세심히 살펴야

파브리병은 알파 갈락토시다제 A라는 효소가 부족해지면서 당지질(GL-3)이 분해되지 못하고 여러 세포에 축적되면서 발생한다. 몸 곳곳에 쌓이기 때문에 피부부터 신경계, 심장, 신장까지 전신에 다양한 증상이 나타난다.

특히 유소년기에는 손·발끝이 따끔거리거나 피부에 검붉은 반점이 나타나고 땀 분비가 줄어드는 증상이 나타난다. 이때 성장통이나 연소성 류마티스관절염(16세 이하에서 가장 흔히 발생하는 만성 류마티스질환) 등 이 시기 나타날 수 있는 다른 질환들로 오해하기 쉽지만 자녀가 이런 증상을 보이면 일단 전문가에게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

무엇보다 파브리병이 점점 진행되면 심장 및 신장 등 주요 장기에도 영향을 미친다. 심장에 영향을 미치면 좌심실비대나 부정맥 등이 발생할 수 있으며 특히 신장손상의 경우 빨리 치료하지 않으면 30~40대 젊은 나이에 만성신부전에 이를 수 있다.

부산대학교 어린이병원 유전대사분과 전종근 교수는 “파브리병은 발병 후 치료받지 않으면 심혈관질환, 뇌졸중, 신부전 등 심각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고 심하면 조기 사망에 이를 수 있어 최대한 빨리 진단·치료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주사치료 일반적, 경구용 약 출시로 치료방법 다양해져

파브리병은 치료와 일상생활을 병행하면서 얼마든지 관리할 수 있는 질병이다.

대표적인 치료방법은 부족한 효소를 정맥을 통해 주기적으로 주사하는 것이다(효소대체요법, ERT). 2주마다 병원을 방문해야하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그 외의 시간은 자유롭게 일상생활을 할 수 있다.

최근에는 순응변이를 가진 파브리병환자가 스스로 복용 가능한 캡슐형의 경구용 파브리병치료제가 출시되면서 치료방법이 다양해졌다. 환자가 꾸준히 약을 복용하면서 병을 관리할 수 있어 주사치료보다 더욱 독립적인 일상생활이 가능하다.

파브리병은 X염색체를 통해 유전되는 질환으로 가족력이 있다면 전문가와 상담 후 미리 조치에 나서야한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남녀 모두 발병 가능, 단 시기나 증상양상은 차이

파브리병은 X염색체 관련 유전질환으로 이에 대한 정보를 명확히 알아두면 가족의 건강을 지킬 수 있다.

파브리병 유병률은 남성에서 4만명당 1명꼴로 보고되고 있어 남성만이 걸리는 유전병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여성도 걸릴  수 있다. 단지 남녀 간 발병시기나 증상의 양상이 다를 뿐이다.

일단 여성은 X염색체가 2개다. 따라서 파브리병을 유발하는 유전자가 있는 X염색체를 갖더라도 보통 정상적인 X염색체를 하나 더 갖고 있다. 증상의 차이는 있지만 여성 역시 증상을 겪게 되고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반면 남성은 X염색체가 1개다. 따라서 파브리병을 유발하는 유전자 돌연변이를 보유한 경우 파브리병환자가 되고 전형적으로 유소년기부터 증상이 시작된다.

■가족 중 파브리병환자 있다면 유전상담 꼭!

만일 부모가 파브리병환자라면 자녀에게 100% 유전될까? 이것도 남녀가 조금 다르다.

일단 파브리병 유발 유전자가 있는 X염색체 보인자 여성은 50% 확률로 자녀에게 파브리병 유전자를 물려주게 되는데 자녀가 아들이면 50%에서 유전되며 딸인 경우 증상이 매우 다양하게 나타날지라도 50% 확률로 유전된다.

파브리병환자인 남성의 딸은 증상이 매우 다양할 수 있지만 모두 유전되며 아들은 파브리병과 무관한 Y염색체만 물려받게 된다. 하지만 양쪽 부모 모두에게서 연관 유전자를 물려받지 않았는데도 새로운 유전형질을 보이는 환자들도 있어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전종근 교수는 “파브리병은 남성뿐 아니라 보인자인 여성에서도 발생할 수 있는 질환으로 일단 가족 중에 파브리병으로 진단된 환자가 있다면 가족유전상담을 통해 다른 가족 중에도 파브리병을 가진 사람이 없는지 반드시 확인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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