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강아지 눈에 안개가? ‘백내장 Q&A’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강아지 눈에 안개가? ‘백내장 Q&A’
  • 장봉환 굿모닝펫동물병원 대표원장|정리·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19.11.26 14:3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굿모닝펫동물병원 백내장 원데이클리닉 장봉환 원장
굿모닝펫동물병원 백내장 원데이클리닉 장봉환 원장

요즘 반려견의 평균 수명은 대략 15살이다. 사람으로 치면 70대 중반이다. 수의학의 발달과 생활환경 개선, 고품질 사료급여로 강아지도 장수를 누리는 시대다. 하지만 볕이 있으면 그늘도 있는 법. 노화에 따른 각종 질환에 시달릴 확률도 커졌다. 그중 강아지 백내장이 대표적이다. 이번 시간에는 강아지 백내장을 Q&A 형식으로 알아보자. 우리 강아지의 시력을 사수하기 위해 주의 깊게 읽어보기 바란다.

■백내장이 노화로 일어난다는데, 보통 몇 살부터 발병하나요?

10살 전후로 백내장 발생률이 급격하게 늘어난다. 그런데 강아지는 6살만 넘어가도 노령성 질환이 점점 생겨나기에 이때부터 백내장 증상이 서서히 보일 수 있다. 당뇨병(주요 노령성 내분비질환으로 꼽힌다)이 발생할 땐 1~2년 내로 백내장이 따라오는 게 일반적이다.

백내장 원인은 노화뿐 아니라 선천성, 외상, 약물, 장시간 자외선 노출 등도 있다. 물론 이때는 나이를 가리지 않는다. 선천적으로 백내장이 잘 나타나는 품종은 푸들, 비글, 골든 리트리버, 래브라도 리트리버, 미니어처 슈나우저, 아메리칸 코카 스파니엘, 시베리안 허스키 등이다.

■백내장 증상에는 어떤 것이 있나요?

수정체가 안개가 낀 듯 뿌예진다. 백내장이 진행할수록 뿌예지는 정도가 심하다. 이에 따라 점점 시력을 잃는다. 벽이나 사물에 자주 부딪히거나, 외출을 꺼리거나, 계단 내려가는 것을 무서워한다. 불안한 마음에 공격적으로 행동하기도 하고 밤마다 계속 울기도 한다. 발병 초기엔 익숙한 장소에선 잘 돌아다니니 문제가 없다고 오해해선 안 된다. 수정체에 조금이라도 백탁이 보인다면 서둘러 동물병원을 찾아서 관리해야한다.

참고로 수정체가 혼탁해졌다고 해서 꼭 백내장은 아니다. 수정체의 정상적 노령성 변화로 생기는 ‘핵경화증’일 수도 있다. 반려견이 나이가 들어가면 수정체 바깥쪽에서 새로운 세포가 계속 만들어져 오래된 세포를 수정체의 핵(중심)으로 밀어낸다. 밀려난 노화세포가 많이 쌓이면 핵이 단단해지고 짙어진다. 이게 핵경화증이다. 핵경화증은 시력소실을 일으키지 않으므로 치료하지 않아도 된다.

■치료는 어떻게 하나요?

백내장 진행단계에 따라 다르다. 초기엔 약물을 써 진행속도를 늦춰줄 수 있다. 미성숙 단계(수정체가 50% 이상 혼탁해졌으며 어느 정도 시력을 잃은 상태)에선 수술이 필요하다. 초음파로 변성된 수정체를 잘게 부수고 녹인 후 빨아들이는 수술이다. 현미경을 활용한 미세수술이므로 수의사의 경험과 실력이 아주 중요하다. 수술 후엔 인공렌즈를 삽입해 시력을 회복하게 한다. 반려동물 백내장 수술비용은 비싼 편이지만 성공률이 평균 90% 이상으로 높으니 값어치를 톡톡히 한다.

미성숙 단계에서 수술해야 성공률이 가장 높다. 성숙 단계(수정체가 100% 혼택해진 상태)에서 수술해도 꽤 높은 성공률을 기대할 수 있다. 과성숙 단계(수정체 내용물이 돌처럼 딱딱해지고 난 다음 녹아 흘러내리면서 포도막염을 일으키는 경우)에선 수술해도 성공률이 떨어지는 편이다. 수의사의 판단에 따라 염증을 충분히 가라앉힌 후 수술할 수 있다. 수술을 하지 않더라도 3~6개월 간격으로 염증을 관리해야 녹내장 같은 합병증을 예방할 수 있다.

몸이 열 냥이면 눈이 아홉 냥이라 한다. 우리 강아지도 시력을 잃으면 삶의 질은 뚝 떨어지기 마련이다. 강아지와 자주 눈을 맞추고 백내장이 의심된다면 꼭 동물병원을 찾아 상담하기 바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