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기사님들, 시민들의 발 넘어 ‘응급 어벤저스’로”
“버스 기사님들, 시민들의 발 넘어 ‘응급 어벤저스’로”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19.12.09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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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료원-서울시, ‘응급안전버스’ 전문가 교육 실시
서울형 응급안전버스 교육을 수료한 서울시 시내버스 기사들은 버스 운행 시 응급안전버스 배지를 착용하게 된다.
서울형 응급안전버스 교육을 수료한 서울시 시내버스 기사들은 버스 운행 시 응급안전버스 배지를 착용하게 된다.

안 그래도 소중한 발이 돼주고 있는 버스가 시민들의 건강까지 지켜준다면 어떨까.

서울시와 서울의료원은 지난 4~5일 양일간 서울시 시내버스 기사들을 대상으로 특별한 교육을 시행했다. 이른바 ‘서울형 응급안전버스’ 전문가 교육이다.

‘서울형 응급안전버스’ 전문가 교육은 서울시 버스정책과와 서울의료원이 시민 응급안전을 대폭 강화하기 위해 장기간 준비해온 시민안전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이 프로젝트는 버스기사들이 주변 응급상황 발생 시 주저하지 않고 달려가 심폐소생술을 포함한 다양한 응급대응을 즉각 실시할 수 있도록 응급처치역량을 비강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번 교육은 서울의료원 응급센터가 주축이 돼 진행됐다. 서울의료원은 미국심장협회(AHA), 대한심폐소생협회, 대한응급의학회가 공인한 국제심폐소생교육 지정 공공병원으로 서울시 버스운전 종사원들에 최고 수준의 응급처치 교육을 제공할 수 있는 여건을 확보하고 있다.

서울의료원 응급의료센터 박현경 센터장(응급의학과 전문의)을 중심으로 심폐소생술 강사자격증(BLS)을 보유한 응급센터 현장 의료진 6명이 강사로 투입됐으며 서울시 버스정책과 주도로 서울시 관내 60개 버스회사 소속 기사 중 교육 참가에 가장 열의를 가진 60명을 선별, 참가자격을 부여했다.

서울시 시내버스 기사들이 서울의료원 의료진의 개별 지도하에 심폐소생술 실습을 하고 있다.
서울시 시내버스 기사들이 서울의료원 의료진의 개별 지도하에 심폐소생술 실습을 하고 있다.

6명의 의료진은 각각 교육생 1명을 맡아 개인별로 처치요령을 전수했다. 심폐소생술 교육용 마네킹 및 페이스쉴드를 활용한 성인 및 소아 심폐소생술, 심장 충격기 사용 실습 등 현장기반 실습 위주의 특별교육 형태로 진행됐다는 전언이다.

이날 교육에 참석한 5713번 버스 기사 노현우 씨(안양교통)는 “전문 의료진들의 상세한 개별 지도와 실습 위주의 집중 교육을 받고 나니 심폐소생술이 몸에 잘 익혀지는 것 같다”며 “버스 안에서는 다양한 상황이 생길 수 있는데 강도 높은 실습을 통해 응급상황에 대처할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20년 넘게 시내버스를 운행해왔다는 5537번 버스 운전기사 고정기 씨(범일운수)는 “버스기사들은 시민의 일상과 늘 함께 하고 있어 버스 안팎에서 정말 다양한 일들을 목격한다”며 “예전에 버스 안에서 승객이 의식을 잃고 쓰러져 놀라고 당황스러웠던 적이 있는데 오늘 심화 심폐소생술 실습교육으로 위기상황에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자세히 알게 됐다”고 말했다.

서울의료원 응급의료센터 박현경 센터장은 “하루에 서울 시내버스를 이용하는 시민은 420만 명으로 서울 전 지역을 거미줄처럼 연결하고 있는 시내버스 기사님들을 응급처치 어벤저스로 양성하는 일은 대단히 효과적이고 중요한 일”이라며 “앞으로 모든 버스기사님들이 응급 안전 전문가가 돼 서울시민들의 일상에서 안전망이 더욱 강화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지우선 서울시 버스정책과장은 “이번 교육은 보다 안전한 대중교통 이용 환경 조성에 기여할 수 있는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운수종사자의 교육내용 개선을 위해 적극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서울시와 서울의료원은 이번 교육과정을 통해 특화된 현장 응급처치 대응 버스기사를 시범 양성한 후 교육 대상자들의 반응과 실질적 응급대처 역량 향상 수준 등을 분석해 2020년부터는 정규교육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고려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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