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바이러스, 지금보다 더 빨리 검출할 수 있다고?
코로나19 바이러스, 지금보다 더 빨리 검출할 수 있다고?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0.03.05 14: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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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구로병원 자회사 바이오젠텍, 1시간 내 검출 가능한 신기술 개발
고가장비 필요없고 전문가 아니어도 할 수 있을 만큼 방법도 간단
임채승 고대구로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교수(바이오젠텍 대표)
임채승 고대구로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교수(바이오젠텍 대표이사)

세계 여러 나라가 이미 감탄한 국내 코로나19의 빠른 진단검사기술에 더 많은 이목이 쏠릴 것으로 전망된다. 코로나19 바이러스 검출시간을 현재의 6시간에서 1시간으로 단축시킬 수 있는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된 것.

고대구로병원은 자회사 바이오젠텍의 연구진과 고대구로병원 임채승·장웅식 교수팀이 코로나19 등 각종 전염병의 신속한 진단 및 바이러스 검출이 가능한 ‘코로나19 고속다중분자진단 신기술’ 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현재 코로나19 진단을 위해 사용되고 있는 검사기술은 실시간유전자증폭기술이다. 이 기술은 코로나19에만 존재하는 바이러스 특이유전자 2개를 실시간으로 증폭해 검출하는 방법으로 한 번의 검사로 약 6시간 안에 결과를 알 수 있어 국내 빠른 코로나19 진단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하지만 4000만원가량의 고가의 장비가 필요해 대형병원의 중앙검사실 등에서만 진단 확인이 가능하고 검체운반에 등에 따른 위험성과 추가 시간이 소요된다고 알려졌다. 또 기존 바이러스검출은 숙련된 전문가만이 할 수 있어 전염병 바이러스의 주 발생지역인 저개발국가에서는 정작 활용하기가 쉽지 않다는 한계가 있다.

바이오젠텍이 개발한 고속다중분자진단기기로 ‘코로나19 환자 검체’ 검사한 결과

이번에 새롭게 개발된 신기술은 이러한 한계를 보완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연구팀이 개발한 신기술은 고리매개등온 다중형광 분자진단법을 이용해 코로나19의 RdRp 유전자와 E 유전자를 동시에 검출하는 등온유전자 증폭법이다.

연구팀은 다중형광등온유전자 증폭법을 이용해 실제 코로나19 감염환자의 검체와 바이러스가 포함되지 않은 시료를 비교함으로써 10분 만에 바이러스 존재여부를 검증해냈다. 핵산추출시간을 30분 이내로 줄여 해당기술을 적용하면 검체 채취 이후부터 확진까지 1시간 안에 가능하다고. 현재까지 이 방법으로 코로나19를 검출하는 시약을 개발한 예는 전 세계적으로 드물다.

임채승 교수는 “다중형광등온유전자 증폭법을 활용하면 실시간유전자증폭기술보다 5~6배 빨리 정확하게 바이러스를 검출할 수 있고 시료별 개별검사가 가능해 현재처럼 시료를 모아 한꺼번에 기계를 작동하지 않아도 된다”며 “덕분에 코로나19 같은 급성전염병 바이러스를 즉각적으로 검출해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또 대형의 고가장비 없이도 62도를 유지할 수 있는 등온장치만 있으면 가능하며 전문가가 아니어도 바이러스를 검출할 수 있을 정도로 방법이 간단해 향후 자원이 부족한 개발도상국 등에서도 활용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바이오젠텍이 개발한 고속다중분자진단기기
바이오젠텍이 개발한 고속다중분자진단기기

더 나아가 연구팀은 이번에 개발한 신기술로 코로나19뿐 아니라 결핵, 인플루엔자 등 다양한 감염질환과 관련된 병원균 검출도 가능함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임채승 교수는 “말라리아, 메르스, 에볼라, 지카 등 감염질환과 관련된 기생충, 박테리아, 바이러스 등의 신속·정확한 검출은 감염 확산을 방지하고 시기적절한 치료를 가능하게 해 사망률을 낮추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만큼 본 기술이 유용하게 활용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번 신기술 개발은 질병관리본부가 지원하는 ‘방역연계 범부처 감염병 연구개발사업’으로 진행됐다. 다중형광등온분자진단법으로 개발된 초고속 진단시약은 특허를 출원 중이며 관련 병원과 협의를 마치면 식약처 허가를 위한 임상시험에 들어갈 예정이다.

한편 2013년 보건복지부로부터 연구중심병원으로 지정된 고대구로병원은 국내 병원 중 가장 많은 7개의 자회사를 보유하고 있으며 의료기기 중개임상시험지원센터 운영으로 국내 의료기기 산업 성장을 이끌고 있다.

또 서울 유일의 개방형 실험실 주관연구기관으로서 의료사업화 확산에 앞장서고 있다. 개방형 실험실 구축사업은 보건복지부가 지난해 처음 추진한 사업으로 우수한 연구역량과 인프라를 보유한 병원에 개방형 실험실을 구축, 기업과 연계해 공동연구를 진행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보건의료분야 창업기업을 육성·지원하는 사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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