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몸이 하필 나를 공격…‘루푸스’는 또 어떤 병일까
내 몸이 하필 나를 공격…‘루푸스’는 또 어떤 병일까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0.04.08 10: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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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푸스는 면역시스템의 오작동으로 외부 물질이 아닌 자신의 조직이나 세포에 대한 항체를 만들어 자기 몸을 공격하는 일종의 자가면역질환이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코로나19로 면역력이 강조되면서 그 중요성을 잘 몰랐던 사람들도 한층 경각심을 갖게 됐다. 그런데 때로는 이 면역체계가 오작동해 되레 우리 몸에 질병을 일으키기도 한다. ‘자가면역질환’이 바로 그것이다.

자가면역질환에는 아토피피부염이나 류마티스관절염 등 우리에게 익숙한 질병도 있지만 사실 생소한 질병들이 더 많다. ‘루푸스’가 대표적이다. 다른 자가면역질환처럼 완치는 어렵지만 조기진단을 통한 예방과 치료법의 발전 덕분에 루푸스 역시 충분히 관리 가능한 질병이 됐다.

■면역시스템 오작동으로 발생

우리 몸은 세균이나 바이러스 같은 이물질이 침입하면 항체를 만들어 이들로부터 몸을 보호한다. 하지만 이러한 면역체계가 잘못 작동하면 외부 물질이 아닌 자신의 조직이나 세포에 대한 항체, 즉 자가항체를 만들어 자기 장기를 공격한다. 이렇게 발생하는 질병이 바로 ‘루푸스’다.

강동경희대병원 류마티스내과 송란 교수는 “원래 우리 몸은 자신의 세포나 조직에 대해서는 이물질로 인식하지 않는 것이 정상(자기면역관용)인데 루프스는 자기면역관용이 소실돼 자기 세포나 조직을 외부 물질로 인식, 잘못된 면역반응을 일으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20~50대 여성에서 발생률 높아

루푸스는 누구에게나 발생할 수 있는데 특히 남성보다 여성에서, 그것도 젊은 여성에서 많이 발생한다고 알려졌다.

건강심사평가원 통계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루푸스환자 2만6556명 가운데 여성환자가 2만2991명으로 남성보다 6배나 많았다. 특히 여성환자 중에서도 83%가 20~50대의 비교적 젊은 환자였다.

아직 정확한 발병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이러한 점을 미뤄 학계에서는 루푸스가 여성호르몬과 연관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화학물질과 같은 환경적요인과 유전적요인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본다.

루푸스는 증상이 다양해 천의 얼굴이라고 불린다. 초기에는 전신 피로감과 근육통이 흔히 발생해 정형외과를 방문하는 경우도 많다고 알려졌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다양한 루푸스 증상

루푸스는 증상이 다양한 데다 환자별로 증상도 천차만별이다. 또 증상이 몇 주부터 몇 년에 걸쳐 서서히 나타나서 진단이 매우 어렵다고 알려졌다.

일반적인 증상으로는 전신 피로감, 근육통, 미열 또는 고열, 체중감소, 탈모 등이 초기에 흔히 나타나며 양쪽 볼에 나비 모양으로 피부발진이 일어나거나 관절이 붓고 아플 수 있다.

송란 교수는 “이밖에도 신장, 폐, 늑막, 심장, 뇌와 같은 주요 장기가 공격당하면 더 다양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는데 이 정도 되면 심각한 후유증이 남을 수 있어 빠른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환자의 증상 및 다양한 검사로 진단

루푸스는 다른 일반적인 질환들과 겹치는 증상들이 많아 더욱 까다롭게 진단한다. 

진단 시에는 미국/유럽 류마티스학회에서 발표된 기준을 이용한다.

▲안면홍반(뺨부위의 홍반) ▲원판상홍반(적색 피부반점) ▲일광 과민성 피부증상(자외선에 반응해 피부홍반 형성) ▲구강궤양 ▲관절염 ▲장막염(흉막염 또는 심낭염 등) ▲신장질환 ▲신경계질환 ▲혈액질환 ▲면역계질환 ▲항핵항체(ANA, 혈청 내에 세포핵에 대한 자가항체가 있는지 검사) 유무 등 11가지 증상 중 4가지 이상 해당하는지 살펴보며 이를 위해 흉부 방사선촬영, 소변검사, 심전도, 일반혈액검사, 항핵항체검사 등을 진행한다. 이 모든 결과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최종 진단한다.

루푸스는 스트레스와 과로 등에 의해 악화하기 때문에 평소 충분한 휴식과 수면으로 컨디션을 잘 관리해야한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약물치료 등 환자 증상별 맞춤치료

루푸스는 환자의 증상 완화와 장기 손상 예방을 목표로 치료한다.

송란 교수는 “근육통이나 관절통, 피로감, 홍반 등 비교적 심각하지 않은 증상을 보이는 환자는 비스테로이드항염제, 항말라리아제 등의 약물치료를 시행하는데 이미 신장, 폐, 심장, 뇌신경 같은 주요 장기를 침범한 경우에는 고용량의 스테로이드나 면역억제제 투여 등 보다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자외선 피하고 컨디션 잘 관리해야  

환자의 노력도 필요하다. 특히 루푸스는 햇볕, 과로, 스트레스 등을 조심해야한다. 외출 시 선크림, 모자 등으로 자외선을 차단하고 몸이 피로하지 않게 평소 컨디션을 잘 조절해야한다.

또 장기간 약물치료로 인한 근육감소와 골다공증 예방을 위해 칼슘과 단백질이 풍부한 음식을 골고루 섭취하고 유산소운동과 근력운동을 꾸준히 병행하는 것이 좋다.

특히 루푸스환자는 외부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증상이 악화된다고 알려졌다. 독감, 폐렴, 대상포진 예방접종 등 주치의와 상의를 통해 필요한 예방접종을 제때 받는 것이 중요하다.

루푸스환자 위한 일상생활 TIP 5가지  

1. 외출 시 선크림, 양산, 모자 등으로 자외선 차단하기(대다수 환자가 햇볕에 과민반응을 보임)

2. 충분한 휴식과 수면으로 컨디션 조절하기(과로, 스트레스는 루프스 악화시킴)

3. 칼슘과 단백질이 풍부한 음식 골고루 섭취하기(스테로이드 등 장기간 약물치료는 골다공증, 근육감소를 일으킬 수 있음)

4. 유산소운동과 더불어 근력운동 꾸준히 하기

5. 독감, 폐렴, 대상포진 예방접종 등 주치의와 상의해 필요한 예방접종 놓치지 않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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