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하의 웰빙의 역설] 나이에도 종류가? 당신은 지금 몇 살로 살고 계신가요
[한동하의 웰빙의 역설] 나이에도 종류가? 당신은 지금 몇 살로 살고 계신가요
  • 한동하 한의학박사(한동하한의원 원장)ㅣ정리·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0.04.08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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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하 한의학박사(한동하한의원 원장)
한동하 한의학박사(한동하한의원 원장)

누구나 생년월일을 갖고 있다. 이를 통해 그 사람의 나이도 알 수 있다. 이것은 보통 ‘실제 나이’ 또는 ‘주민등록상 나이’라고 한다.

그런데 나이에는 종류가 있다. 누구나 똑같이 나이를 먹지만 누구는 더 늙게 살고 누구는 더 젊게 산다. 이것은 ‘신체 나이’ 또는 ‘건강 나이’라고 한다.

실제로 나이는 지구가 태양을 한 바퀴 도는 시간마다 1살씩 늘어난다. 그래서 1년이 지나면 1살을 더 먹는다. 어쩌면 이것은 그 누구도 거역할 수 없는 자연의 법칙이다. 실제 나이는 얼굴과 행동, 말투를 보면 어림짐작할 수 있다.

그런데 간혹 실제 나이를 알고서 당황하는 경우가 있다. 어떤 사람은 실제 나이보다 늙어 보이고 어떤 사람은 실제 나이보다 어려 보인다. 이러한 이유는 그 사람의 평소 운동습관, 생활습관, 식습관, 스트레스 유무 등으로 인해서 나타나는 차이다. 이때의 나이가 바로 신체 나이, 건강 나이로 이것은 ‘생물학적 나이’라고도 한다.

신체 나이에는 유전자와 염색체가 관여하고 있다. 유전자를 구성하고 있는 염색체의 끝에는 장수를 결정하는 텔로미어라는 DNA조각이 있다. 텔로미어는 세포분열이 한 번씩 일어날 때마다 오래된 운동화 끈의 끝부분처럼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짧아진다. 이건 노화를 겪으면서 누구나 마찬가지지만 사람마다 짧아지는 정도가 다르기 때문에 신체 나이도 달라진다.

텔로미어가 짧아지는 속도가 평균 연령에 비해서 빠른 사람은 빨리 죽고 동시에 퇴행성질환에 걸릴 가능성도 높다고 알려졌다. 고혈압, 동맥경화 같은 대사증후군, 퇴행성관절염, 치매 등이 대표적인 예다.

따라서 신체 나이는 단지 젊게 보인다는 느낌이 아닌 노화와 관련된 만성 퇴행성질환의 유무, 장부기능, 피부탄력, 운동능력, 인지능력 등을 통해서 객관적 평가가 가능하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생활습관이나 식습관에 따라서 텔로미어가 짧아지는 속도가 빨라지기도 하지만 반대로 텔로미어가 길어지기도 한다는 사실이다. 이것을 보면 어떻게 생활하느냐에 따라서 신체 나이는 늘어나기도 하고 줄어들기도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텔로미어는 개인의 신체부위마다 변하는 정도가 다르다. 필자의 경우도 머리카락은 벌써 반백발이 됐지만 얼굴의 팽팽함은 여전히 젊음을 유지하고 있다. 이 경우는 두피의 텔로미어가 더 빠르게 짧아지고 있을 것이라고 추측할 수 있다.

또 여성 유방조직의 텔로미어는 다른 신체부위보다 짧아지는 속도가 빠르다. 때문에 여성들이 나이를 먹으면 얼굴보다 가슴부위의 노화가 더 빠르게 느껴지는 것이다.

또 누구는 노안이 빨리 오지만 누구는 노인이 돼서도 돋보기를 쓰지 않는다. 이 모든 것이 텔로미어와 관련이 있을 것이다.

실제 나이와 신체 나이 이외에 또 다른 나이가 있다. 바로 ‘마음 나이’다. 누군가는 60대의 나이에 ‘내가 이 나이에 뭘 할 수 있겠어?’ 하면서 무기력하게 지내지만 반대로 누군가는 80대의 나이에도 의욕적으로 새로운 일을 찾는다.

‘앞으로’라는 단어를 자주 사용하고 미래 지향적으로 사는 경우라면 마음 나이가 적을 것이다. 반대로 평소에 “라테는 말이야”라는 말을 즐기면서 과거 지향적으로 산다면 마음 나이가 많을 것이다.

사람은 마흔이 되면 자신의 얼굴에 책임을 져야한다는 말이 있다. 옛날에 마흔의 얼굴이면 노화가 시작되는 나이였다. 하지만 요즘 같은 100세 시대에 마흔에 책임 지기에는 너무 앳된 얼굴이다. 요즘이라면 한 80세나 돼야 책임질 얼굴이 보일 것이다.

당신의 나이는 몇 살인가? 그렇다면 당신은 몇 살로 보이기를 원하는가? 마지막으로 당신은 몇 살로 살기를 원하는가? 실제 나이는 아무도 바꿀 수 없다. 하지만 신체 나이는 어느 정도 줄일 수 있다. 무엇보다 누구나 마음 나이를 젊게 해서 이팔청춘으로 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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