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국내 뷰티디바이스산업, 새 수출동력으로 자리매김하길
[특별기고] 국내 뷰티디바이스산업, 새 수출동력으로 자리매김하길
  • 김홍신 작가 (desk@k-health.com)
  • 승인 2020.04.2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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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신 작가

인공지능시대가 되면서 역설적이게도 오히려 사람이 가장 중요한 가치로 전환될 수밖에 없다. 사람들에게 경제적 여유가 생기면 오락, 스포츠산업에 이어 건강제품과 미용산업도 덩달아 성장한다. 더구나 우리나라처럼 경제발전속도가 빠르고 평균수명이 길어지면 소비구조가 건강, 미용분야로 확산되기 마련이다.

사회인류학자이자 마케팅컨설턴트 비키 쿤켈(Vicki Kunkel)은 ‘본능의 경제학’에서 ‘골격과 두개골의 모양, 그리고 코와 입, 눈, 이목구비의 모양 및 위치는 우리 뇌에 사람을 분류하는 신호로 전달된다’고 했다. 사람을 만나면 우리 뇌는 즉시 상대의 얼굴과 특징을 파악해 위협이 될지 호감이 될지 분별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얼굴 가꾸기’가 현대 한국인의 신흥종교로 등극했다는 우스갯소리에 행복이 얼굴로부터 온다는 장난 섞인 얘기까지 있을 정도다.

‘편리미엄(편리함+프리미엄)’과 언택트(Untact, 비대면)가 요즘의 소비트렌드다. 이런 트렌드에 발맞춰 뷰티&헬스케어분야 중소기업 역시 ‘가정에서의 간편한 프리미엄 피부관리’를 콘셉트로 폭발적 인기를 얻었다. 가정용 미용기기시장에 광, 미세전류, 초음파, 고주파 등을 이용하는 제품이 속속 등장, 폭풍 성장을 거듭했다.

국내 한 대기업 경제연구소는 홈 뷰티디바이스시장이 2013년 800억원에서 2018년 5000억원 규모로 매년 10% 이상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며 2022년에는 무려 1조6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고무적인 것은 이 시장에서 중소기업의 활약이 매우 돋보인다는 점이다.

또 특허청 자료에 따르면 광학치료 및 미용기기의 특허출원이 2014년 이후 평균 14% 증가했는데 중소기업과 개인출원비율이 70%로 중소기업이 경쟁력을 주도했다. 편의성, 안전성은 물론 효과를 높이기 위한 특허기술경쟁력으로 미뤄볼 때 국내 중소기업의 기술력은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뿐 아니라 세계시장에서도 K뷰티의 위상을 드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세계적인 화장품제조업체로 평가받는 코스맥스의 기술력을 본 외국의 한 전문가는 우리나라를 따라잡지 못하는 중국의 화장품 기술, 또 프랑스에 못 미치는 미국의 화장품기술에 대해 이렇게 평가했다. “첫째, 국토가 아름답다. 둘째, 사람이 아름답다. 셋째, 제품이 아름답다.” 한국과 프랑스는 중국, 미국처럼 사막이나 험지가 없어 두루 아름답고 다인종국가가 아니어서 사람들이 고루 아름다우며 손재주와 눈썰미가 좋아 만든 제품 역시 아름답다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나라의 뷰티미용기기를 국가차원에서 지원할 경우 세계를 제패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안타깝게도 최근 국내 가정용 미용기기산업이 난항을 겪고 있다. 신산업의 불확실성 때문으로 보인다. 지난해 말부터 가정용 미용기기제품들에 대한 제3자 검증요구가 높아졌다. 하지만 아직까지 주무부처나 가이드라인이 명확하지 않다 보니 시장에 오해와 불신이 조성돼 제품선호도가 크게 위축됐다.

홈 뷰티디바이스 선도기업들은 이미 많은 비용을 투자, 제품의 효과나 안정성을 검증했고 추가연구와 각종 안전시험도 진행했다. 하지만 주무부처가 정해지지 않아 이런 결과는 업체들의 주장으로 치부되고 객관적으로 인정받기 힘든 분위기다. 또 정부의 새 가이드라인에 따라 다시 검증해야할 상황이 반복될 경우 업체부담은 물론 신산업 활성화도 주눅들 수밖에 없다.

지금 남은 과제는 ‘속도와 원활한 소통’이다. 유망신산업인 뷰티디바이스시장이 탄탄하게 구축되고 견실하게 성장해 화장품이나 K팝처럼 세계시장을 주도할 수 있도록 정부의 빠른 대응이 절실하다. 또 수개월이 소요되는 여러 검증절차나 방법 등을 사전에 제시해 준다면 기업들은 불확실성을 제거하고 적극적인 경영을 통해 글로벌시장을 선도할 수 있을 것이다.

예컨대 ‘제약산업육성법’ 같은 특별법을 만들거나 특별정책자금지원으로 K뷰티를 미래전략산업으로 발돋움하게 만드는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추진이 시대적 요청이라고 생각한다. 정부와 업계가 협력해 K뷰티디바이스를 널리 알리고 또 하나의 수출동력으로 키워나가기를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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