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에게 흔한 ‘가와사끼병’, 단순 열감기로 오해 마세요!
아이들에게 흔한 ‘가와사끼병’, 단순 열감기로 오해 마세요!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0.05.04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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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와사끼병은 아이들에게 흔한 열감기로 오해하기 쉽다. 하지만 가와사끼병은 항생제나 해열제로도 떨어지지 않는 고열이 5일 이상 지속되는 것이 특징이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최근 유럽에서 코로나19와 연관된 것으로 추정되는 어린이 괴질환자들이 속출하면서 덩달아 관심을 받은 질병이 있다. ‘가와사키병’이 바로 그것이다. 어린이 괴질환자들이 보인 고온, 발진 등의 증상이 가와사키병의 증상과 매우 흡사했기 때문이다.

■5세 이하 영유아에서 흔히 발생

가와사키병은 사실 이번 이슈가 아니더라도 환자의 80% 이상이 5세 이하 영유아일 정도로 어린이 환자의 비율이 높은 병이다. 갑자기 고열이 나면서 작은 혈관에 염증을 일으키는데 특히 심장혈관에 이상을 일으킬 수 있어 빠른 치료가 필요하다.

가와사끼병은 일본, 우리나라, 대만, 중국 등 동북아시아 국가에 유독 많이 발생하는데 특히 우리나라는 5~8월과 겨울에 많이 발생해 감염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지금까지 연구된 바로는 유전적 소인이 있는 어린이가 어떤 병원체에 감염됐을 때 일어나는 면역반응이 가와사끼병을 일으킨다고 보고 있다.

■고열에 발진, 손·발가락에 이상증상도

가와사끼병의 전형적인 증상은 건강하던 아이가 갑자기 고열이 나는 것이다. 이 때문에 아이들에게 흔히 발생하는 열감기로 오해하기 쉽다.

하지만 가와사끼병은 ▲항생제나 해열제에도 반응하지 않는 고열이 5일 이상 지속되는 것 외에도 ▲양쪽 눈의 결막 충혈된다 ▲입술이 빨개지며 혀가 딸기처럼 보이고 목 안에도 발적(점막이 빨갛게 부어오르는 것)이 생긴다 ▲손·발바닥이 붉어지며 1~2주 후에는 손·발가락의 끝부터 피부가 벗겨진다 ▲여러 가지 모양의 붉은 발진이 몸 전체에 나타난다(특히 BCG 접종부위에 홍반을 볼 수 있음) ▲몸의 림프절이 커진다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유성선병원 소아청소년과 김현정 전문의는 “위의 6가지 증상 중 5가지 이상에 해당하면 가와사끼병으로 진단하는데 최근에는 2~3가지 증상만 보이는 불완전 또는 비전형적인 가와사끼병환자가 늘고 있다”며 “따라서 전형적인 가와사끼병 증상을 다 보이지 않더라도 혈액검사에서 전신성 염증반응이 있으면 심장초음파검사를 하는 것(특히 6개월 미만 영아에서 7일 이상 열이 있을 때 시행 권장)이 좋다”고 설명했다.

아스피린 복용은 가와사끼병 치료과정에서 매우 중요하다. 고열 등 급성기 증상 완화를 위해 고용량을 복용하며 퇴원 후에는 관상동맥 내 혈전 방지를 위해 저용량을 복용한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빠른 치료로 관상동맥 합병증 막아야

가와사끼병 진단에서 심장초음파 검사를 시행하는 이유는 이 병이 심장혈관에 이상을 일으켜 관상동맥을 병들게 하기 때문이다.

노원을지대학교병원 소아청소년과 손세정 교수는 “치료받지 않으면 약 20%에서 관상동맥이 혈전에 의해 좁아지거나 막히는 합병증이 발생, 심근경색 등의 원인이 될 수 있다”며 “가와사키병 진단 시와 발병 1~2주 이내 심초음파검사를 시행해 관상동맥 이상유무를 확인하고 발병 6~8주차에도 반복적으로 검사를 시행해 관상동맥 합병증을 막아야한다”고 설명했다.

■퇴원 후에도 저용량 아스피린 복용

가와사끼병은 빨리 발견해 치료하면 증상을 크게 완화할 수 있다. 입원해 수액과 면역글로불린 주사를 맞고 항염제로 고용량 아스피린을 복용한다. 이러한 치료를 통해 열이 내려도 관상동맥 내 혈전이 생기는 걸 막으려면 퇴원 후에도 하루 1회 저용량 아스피린을 계속 복용해야한다. 이때는 혈전 예방을 위해 저용량의 아스피린을 복용하는 것으로 별다른 합병증은 없다. 발병 이후 6~8주차에 심장초음파와 혈액검사를 해보고 관상동맥에 이상이 없으면 아스피린 복용을 중단한다.

손세정 교수는 “단 고열 등을 보이는 급성기에 고용량 아스피린을 복용할 때 독감이나 수두에 걸리면 매우 드물지만 라이증후군(감기나 수두 등의 바이러스에 감염된 어린이나 청소년이 치료 말기에 갑자기 심한 구토와 혼수상태에 빠지는 것)에 걸릴 수 있어 미리 독감 예방주사를 맞는 것이 좋다”며 “또 아스피린은 위장장애를 방지하기 위해 식후에 복용할 것”을 권장했다.

관상동맥에 꽈리 같은 동맥류가 생기거나 협착이 의심되면 관상동맥 조영술 같은 보다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치료 후에도 관상동맥이 약간 늘어나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혈관이 정상으로 회복될 때까지 저용량의 아스피린을 복용한다.

■면역글로불린 주사치료 후엔 예방접종 주의

가와사끼병은 원인이 정확히 알려지지 않아서 특별한 예방법이 없다. 하지만 심장질환 합병증이 생길 확률이 낮으면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말이다.

김현정 전문의는 “음식도 특별히 가릴 필요 없이 평소처럼 생활하면 된다”며 “단 치료가 잘 돼도 나중에 관상동맥에 이상이 발견되는 경우도 있어 학동기와 청소년기에 심장초음파검사를 통해 정기적으로 추적관찰을 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한편 가와사끼병 치료를 위해 면역글로불린 주사를 맞았다면 MMR(홍역, 볼거리, 풍진)과 수두 등 생백신 예방접종은 11개월 정도 미뤄야한다.

손세정 교수는 “면역글로불린 주사의 항체성분이 생백신 접종 후의 항체형성을 방해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그 외 예방접종은 일정대로 시행해도 무방하며 면역글로불린 주사를 맞지 않고 가와사끼병을 치료한 경우라면 예방접종을 미루지 않아도 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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