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리코박터균 제균치료, 위암수술환자 예후에도 긍정효과”
“헬리코박터균 제균치료, 위암수술환자 예후에도 긍정효과”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0.06.04 18:0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제균치료 성공한 위암수술환자, 생존율↑·재발 및 사망률↓
헬리코박터균 제균치료가 최근 위암예방뿐 아니라 위암수술 환자의 예후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미치는 것으로 밝혀졌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헬리코박터파일로리균(이하 헬리코박터균)이 위암의 강력한 위험인자로 알려지면서 위암예방을 위한 제균치료 중요성은 익히 강조돼왔다.

그런데 최근 헬리코박터 제균치료가 위암수술을 받은 환자들의 생존율을 높이고 사망위험과 재발위험은 낮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김나영 교수팀(최용훈 임상강사)은 위부분절제술을 받은 위암환자를 대상으로 헬리코박터 제균이 이뤄진 그룹과 비제균 그룹 간의 생존율, 사망률, 암 재발률을 비교 분석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위암수술환자를 대상으로 헬리코박터 제균여부에 따른 생존율과 전체적인 예후를 밝힌 건 전 세계적으로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팀은 2003~2017년까지 15년간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진단·수술받은 조기위암 및 진행성위암환자 중 헬리코박터균에 감염된 1031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이들 1031명 중 성공적으로 헬리코박터 제균치료를 받은 환자는 451명(43.7%), 제균치료를 받지 않거나 실패한 환자는 580명(56.3%)이었다.

15년간 추적관찰한 결과 우선 전체 생존율은 제균그룹이 96.5%, 비제균그룹이 79.9%였으며 위암 관련 생존율은 제균그룹이 97.6%, 비제균그룹이 92.5%로 제균치료 그룹의 생존율이 모두 높게 나타났다.

이러한 생존율 향상효과는 조기위암은 물론 진행성위암에서도 뚜렷하게 확인됐다. 조기위암은 비교적 예후가 좋아 장기 생존율에 큰 차이가 없을 수 있지만 특히 진행성위암에서 생존율 차이가 나타났다는 것은 의미하는 바가 크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사망률에 있어서도 제균그룹이 비제균그룹에 비해 전체 사망위험과 위암 관련 사망위험이 모두 낮게 나타났다(비제균그룹이 제균그룹보다 5.68배, 위암 관련 사망위험은 3.41배 높음).

아울러 위 내 재발 및 복막전이, 간담도전이, 폐(흉부) 림프절전이, 뇌전이 등 위암 제거 후 암 재발률 역시 제균그룹이 2.2%(10명/451명), 비제균그룹이 9.6%(56명/580명)로 비제균그룹의 암 재발위험이 제균그룹보다 2.70배 높게 나타났다. 헬리코박터 제균치료가 암 재발도 억제할 수 있음이 밝혀진 것이다.

김나영 교수는 “헬리코박터균은 위 조직에 미치는 영향 외에도 대사증후군이나 당뇨병과 같은 성인병을 유발할 수도 있다”며 “제균치료에 성공한 위암환자들에서 암 재발위험은 감소하고 생존율은 향상된 결과를 보인 만큼 이번 연구는 헬리코박터 제균이 위암과 전신건강 모두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직까지는 헬리코박터 제균치료가 조기위암환자에 대해서만 보험 적용이 되고 있지만 진행성위암환자의 생존율 향상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이 밝혀진 만큼 진행성위암에 대한 치료 역시 보험 적용을 인정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위암 분야 국제학술지 ‘Gastric Cancer’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유산균음료만으로는 헬리코박터균을 절대 없앨 수 없다. 헬리코박터균 제균에는 항생제치료(위산억제제+2~3가지 항생제)가 필수다.
유산균음료의 헬리코박터균 제균효과는 아직 과학적으로 입증된 바가 없다. 헬리코박터 제균에는 항생제치료(위산억제제+2~3가지 항생제)가 필수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최대한 어릴 때 받아야, 평소 위생관리 중요

헬리코박터균은 전 세계 사람들의 위에서 발견되는 흔한 세균으로 국내에서도 많은 사람이 감염돼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연령이 높을수록 감염률이 높아 60세가 되면 약 60% 정도의 감염률을 보인다고 알려졌다.

따라서 헬리코박터균 제균치료는 최대한 어릴 때 받는 것이 권장된다. 헬리코박터균은 위점막에 찰싹 달라붙어 위축성위염, 장상피화생 등 위암 유발환경을 조성하는데 이미 위가 이 상태에 이르면 제균치료를 받아도 위암 예방효과가 미미하다.

특히 우리나라는 위암 발병률이 높아 헬리코박터균 제균치료가 더욱 강조되는 분위기다. 하지만 헬리코박터균에 감염된 사람이 모두 위암에 걸리는 건 아니라는 주장도 있어서 현재로선 위암의 직계가족력이 있거나 위점막에 만성염증이 있는 경우 등 위내시경검사를 통해 제균치료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환자들에 한해 제균치료를 결정한다.

헬리코박터균은 주로 입으로 감염되기 때문에 평소 감염을 예방하려면 회식에서 술잔 돌리기, 음식 나눠먹기 등의 행동은 삼가야한다. 밀집된 거주환경과 나쁜 위생상태도 영향을 미쳐 손 씻기 등 개인위생을 철저히 하는 것도 중요하다.

한편 많은 사람이 광고 때문에 유산균음료로 헬리코박터균을 없앨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아직 사람에서 유산균음료의 단독 제균효과가 입증된 바는 없다. 헬리코박터균 제균에는 항생제치료(위산억제제+2~3가지 항생제)가 필수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