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혜찬의 건강 피부비책] 기름지고 민감한 피부타입 위한 ‘모공’ 관리법 ①
[전혜찬의 건강 피부비책] 기름지고 민감한 피부타입 위한 ‘모공’ 관리법 ①
  • 전혜찬 더서울피부과 원장ㅣ정리·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0.06.18 08:3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혜찬 더서울피부과의원 원장
전혜찬 더서울피부과의원 원장

“난 피부가 기름지고 트러블이 잘 생기는 편이라 화장품도 아무거나 못 쓰겠더라.”

친구나 직장동료끼리 화장품을 뭐 쓰는지 얘기할 때 불쑥 나만의 비밀을 공개하게 된다. 바로 자신의 피부타입이다.

자신의 피부에 맞는 화장품을 찾기 위해 이것저것 써보는 사람도 있지만 피부 트러블이 너무 심한 사람은 아예 처음부터 병원을 방문해 전문가와 관리방법을 논의하기도 한다.

필자의 병원에 오는 환자들도 그러한데 특히 모공치료에 대해 문의하는 경우가 많다. 요즘은 ‘모공관리에 좋다’ ‘모공 속까지 관리해준다’는 화장품들이 시중에 많다 보니 모공이라는 단어에 익숙해진 듯한데 정말 모공을 관리할 수 있긴 한 걸까?

이번 칼럼을 시작으로 두 차례로 나눠 모공에 대한 얘기를 해보고자 한다. 첫 번째 편에서는 모공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모공이 어떤 것인지, 모공 크기는 무엇과 연관이 있는지 또 집에서는 평소 어떻게 관리해야하는지 알아보자.

■모공이 뭐길래

모공을 치료하고 싶다고 병원을 방문한 환자들은 대부분 모공에서 기름이 나온다는 것은 잘 알고 있었지만 모공이 털구멍이라는 사실은 간과하고 있었다. 왜 털구멍에서 기름이 나오는 걸까?

그 이유는 태어날 때부터 털과 피지샘이 한 단위(pilosebaceous unit)로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턱을 괴거나 이마를 자주 만지면 트러블이 잘 생기는 것도 털과 피지샘이 한 단위로 돼 있어서다. 털이 마찰에 자극을 받아 모낭염이 생기는 것이다.

■모공 크기, 무엇이 좌우할까

모공의 크기는 피지분비량과 비례한다. 또 일광에 의해 탄력섬유가 변성되면서 비가역적으로 늘어나기도 하며 호르몬 또는 굵은 털과 관련 있다.

모공치료를 받고 싶어하는 환자들의 주 연령대는 20~40대다. 환자들은 일광 노출량이 많다기보다는 피지분비량이 많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소위 기름이 돌면서 속당김이 생기는 피부 타입인 것이다.

그렇다면 기름이 돌면서 속당김이 생기는 피부란 어떤 피부를 말하는 걸까.

2008년 Lesley Baumann의 논문에 의해 피부 타입이 다시 논의되기 시작했다. 그동안 ▲기름진 피부 ▲건조한 피부 ▲복합성 피부 등으로 나뉘던 피부 타입이 ▲기름지냐 건조하냐 ▲민감성이 있나 ▲색소가 있나 ▲주름이 있나 네 가지 분류에 대한 여러 질문들로 2⁴, 즉 16가지 피부 타입으로 나뉘게 됐다.

이 중 기름지면서 민감한 피부(OS, oily sensitive skin)는 이전 분류에서 복합성피부와 많은 부분이 겹친다. 특히 이 피부 타입에서는 여드름과 주사라는 두 가지 피지샘의 염증질환이 흔히 발생한다.

실제로 모공을 해결하고 싶어하는 환자 대부분이 피지분비로 모공이 커져서 오는 경우가 많았다. 피부가 민감해서 염증이 생기면 부종과 피지분비량 증가로 모공이 더 도드라져 보이기 때문에 보통 기름지면서 민감한 피부타입인 사람이 모공치료를 하러 오는 경우가 흔하다.

■모공, 정말 치료 가능할까

기름지면서 민감한 피부타입의 환자들은 모공치료를 위해 프랙셔날 흉터 레이저치료를 받은 후 상태가 더 심해졌다고 호소하기도 한다.

그런데 사실 레이저 문제가 아니다. 같은 피부상태의 환자가 홍조 치료를 위해 혈관레이저를 했다고 해도 똑같은 문제를 겪는 경우가 많다.

레이저 문제가 아니라 자신의 피부 문제다. 레이저를 견딜 수 없을 만큼 민감해진 피부에 레이저를 하니 오히려 독이 된 것이다. 레이저치료를 견딜 수 있는 피부에서 치료하면 물론 득이 된다.

따라서 레이저치료보다 먼저 이뤄져야하는 것은 민감성 피부를 정상화시키는 작업이다. 여드름과 주사에서 염증을 가라앉히기 위한 치료들이 여기에 포함된다. 여러 종류의 치료들이 나와있고 지금도 새로운 약물과 치료들이 개발돼 나오고 있다.

■집에서 할 수 있는 진정치료법

기름지고 민감한 피부는 위와 같은 전문적인 치료뿐 아니라 집에서도 얼마든지 관리할 수 있다.

우선 모든 질환 관리에서 생활습관개선이 동반돼야하는 것처럼 일상생활에서 내 피부상태를 악화시키는 요인들을 피해야한다. 일광, 더위, 추위, 카페인, 알코올 등이 대표적이다.

일상에서 흔히 노출되는 것들이라 매일 피하면서 살기는 어렵지만 중용의 자세가 필요하다. 즉 피부문제는 대부분 주기를 갖고 호전과 악화를 반복하기 때문에 피부 트러블이 심해졌을 때는 악화요인을 더 신경써서 피하고 호전됐을 때는 하고 싶었는데 못했던 것들을 하는 등 나름 요령있게 조절하는 것이다.

예를 들자면 주사 피부염에서는 일광이 가장 첫 번째 악화인자였지만 요즘 같은 화장품 홍수시대에는 화장품에 의해 악화된다고 보는 것이 더 많지 않을까 하는 생각까지 든다. 모공이 보이는 피부는 이미 어느 정도 피지분비량이 있기 때문에 과보습을 해버리면 모공이 막혀 더 악화되는 경우가 많다.

필자는 모공이 보이면서 속당김이 있는 피부를 가진 환자들에게 화장품 선택기준으로 두 가지를 얘기한다.

바로 ‘화장품 종류를 줄여라’와 ‘남들이 뭐라고 해도 내가 써보고 문제가 없으면 유지하라’이다. 화장품 하나에는 적으면 30가지, 많으면 60가지의 성분이 들어있어 몇 종류만 써도 300개 이상의 성분을 바르는 셈이 돼 버린다. 이렇게 되면 문제가 생겼을 때 정작 어떤 성분 때문인지조차 알기 어려워진다.

그런데 화장품을 세트로 구매하는 바람에 통째로 다른 것으로 바꾼 후 다시 문제가 생겼다고 말하는 환자들도 있다.

원래 쓰던 것을 그대로 둔 후 빼야하는 화장품을 빼면서 하나씩 바꿔봐야한다. 그래야 어떤 제품에 의해 문제가 생겼는지 알 수 있다. 흔히 오일타입과 워터타입이 문제를 일으키긴 하지만 성분 표만으로는 알 수 없다. 본인이 써봐서 문제가 있는지 없는지 시행착오를 겪어보면서 괜찮은 화장품을 찾아 꾸준히 사용하는 것이 현명하다.

물론 피부에 사용하는 화장품만이 문제는 아니다.

헤어라인 근처로 트러블이 생기면 헤어제품을 의심해야한다. 헤어라인은 어디를 일컫는 것일까? 보통 앞머리 라인에 생기면 헤어제품을 바꾸기는 하지만 구레나룻과 턱선 아래 생기는 트러블은 헤어제품과 꽤 관련이 있다. 심지어 파마 후 턱선에 트러블이 올라오는 경우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같은 이치로 입가에 염증 후 색소침착이 생기면 치약을 의심하게 된다. 남성들은 면도하는 부위에 문제가 생기면 쉐이빙크림과 애프터쉐이브에 문제가 있는 경우도 흔하다.

다음 편에서는 병원에서 할 수 있는 치료법들을 자세히 소개하겠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