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농·순면’ 생리대 눈속임…여성들이 뿔났다
‘유기농·순면’ 생리대 눈속임…여성들이 뿔났다
  • 한정선 기자·김보람 인턴기자 (desk@k-health.com)
  • 승인 2020.06.26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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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유기농생리대 잘 고르는 법

여성은 평생 약 1만2000개의 생리대를 사용한다. 평균 40년 동안 28일 주기로 5일씩, 하루에 최소 5개 내외의 생리대를 사용한다고 가정했을 때다. 생리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따라서 누구나 안전하고 건강하게 생리할 수 있는 권리가 보장돼야한다. 하지만 2017년 생리대파동 이후 지난달 유기농생리대 나트라케어 허위광고논란까지 생리대 유해성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어떻게 해야 제대로 된 유기농생리대를 고를 수 있을까.

유기농생리대를 고를 때는 ▲유기농원료가 사용된 범위 ▲인증마크 ▲표백방식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유기농생리대를 고를 때는 ▲유기농원료가 사용된 범위 ▲인증마크 ▲표백방식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끊이지 않는 생리대논란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는 수입생리대 나트라케어의 접착제성분을 허위신고하고 거짓 광고한 수입·판매업자 A씨를 약사법위반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A씨는 접착제로 초산전분(식물성분)을 기재하고 실제로는 스티렌블록공중합체(화학성분 접착제)를 사용했다. 또 필름허위신고에 이어 ‘소재부터 제조공정까지 화학성분을 모두 배제한 제품’이라고 거짓 광고했다.

나트라케어는 “스티렌블록공중합체와 바이오필름은 의료용 수준의 접착제로 안전성 및 유해성 우려가 없으며 국내 및 글로벌 유기농브랜드들이 사용 중”이라며 “광고도 오해의 소지가 있어 해당부분을 오래 전 삭제했다”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소비자들은 “일부러 비싸도 나트라케어만 사용했는데 배신감이 크다” “믿을 만한 제품이 있는지 불안하다” “나트라케어를 사용하고 생리통이 없어졌는데 플라시보효과였나” 등의 반응을 보였다.

2017년 생리대유해물질 검출논란 후 소비자들은 ‘안전성’을 선택기준으로 삼고 일반생리대 대신 유기농생리대를 찾았다. 편의점 CU는 생리대파동 이후 유기농생리대 매출비중이 36.5%로 전년 동기(11.8%)보다 3배 늘었다. 유한킴벌리에 따르면 국내 유기농생리대 시장규모는 전체시장의 약 30%를 차지(업계 추정)할 정도로 급성장하고 있다.

여성이 생리대에 민감한 이유는 바로 ‘경피독성’때문이다. 경피독성은 피부에 접촉된 화학물질이 흡수돼 인체에 해를 끼치는 것을 말한다. 일본 제약회사 미쓰비시다나베의 보고서에 따르면 팔 안쪽이 1이라면 발바닥은 0.1배, 손은 0.83배, 겨드랑이는 3.6배다. 여성의 생식기부위는 이보다 훨씬 높은 42배다.

가천대 길병원 직업환경의학과 최원준 교수는 “특정증상이 화학물질과 직접적인 관계가 있는지 완벽히 규정되지 않았다”며 “아직은 연구가 더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2017년 생리대 발암물질검출 시 식약처는 검사결과 인체에 유해한 수준은 아니라고 결론지었지만 이듬해 환경부는 생리대유해물질이 여성건강과 관련 있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생리대 건강영향조사’ 결과는 내년 초에 공개된다.

■좋은 유기농생리대 고르는 법

유기농생리대를 믿고 구매하는 데는 일단 친환경인증마크가 한몫 한다. 이에 기업은 인증마크를 과장하거나 자체 디자인한 이미지를 인증마크인 양 쓰기도 한다. ‘유기농’ ‘순면100%’ ‘natural(자연)’ 등의 단어를 사용해 인증마크처럼 눈속임하는 것이다. 또 생리대의 특정부분에만 유기농성분을 사용하고 제품전체에 사용한 것처럼 과장하기도 한다.

좋은 유기농생리대 선택을 위해서는 ▲생리대의 어느 부분까지 유기농원료를 사용했는지 ▲공인된 기관의 인증마크가 부착됐는지 ▲표백방식은 어떤지 등을 확인해야한다.

‘의약외품에 관한 기준 및 시험방법’에 따르면 생리대는 크게 표지(커버), 흡수체, 방수층으로 나뉜다. 특히 커버 옆 ‘날개’ 부분은 신체마찰이 가장 많아 합성섬유가 아닌 순면제품이 좋다. 또 접착제부분은 우수한 부착력을 위해 화학성분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접착력보다 피부친화력을 우선으로 생각한다면 접착제부분까지 따져보는 것이 좋다.

또 국제유기농협회(OCS), 국제유기농섬유기구(GOTS), 미국농무부(UDSA)는 유기농면에 대한 심사기준이 높은 공인마크다. 가장 많이 찾을 수 있는 것이 OCS마크다. 제품이 유기농섬유로 제조됐다는 인증으로 유기농물질 구성비율에 따라 OCS100(95% 이상), OCS blended(기존재료나 합성원재료와 혼합한 유기농물질이 최소 5%이상)로 나뉜다.

생리대 표백방식도 중요한 항목이다. 염소표백이 가장 많은데 염소는 다른 유기물과 결합해 다이옥신·퓨란 등 발암물질 생성우려가 높다. ‘완전무염소표백’은 염소와 염소계성분을 완전배제하고 산소계성분만 사용한 친환경표백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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