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항암제는 과연 ‘만능 암 치료제’ 일까
면역항암제는 과연 ‘만능 암 치료제’ 일까
  • 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20.06.25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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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작용 적고 긴 치료효과 한때 ‘꿈의 치료제’로 불러
범위 확대되고 있지만 여전히 적용가능환자 적어
면역항암제는 질환 적용범위가 확대되고 있지만 몇 가지 부작용들도 발견되고 있어 추가 연구가 필요한 상황이다.
면역항암제는 질환 적용범위가 확대되고 있지만 몇 가지 부작용들도 발견되고 있어 추가 연구가 필요한 상황이다.

면역항암제는 암 자체를 공격하는 기존항암제와 달리 인공면역단백질을 체내에 주입, 면역세포가 선택적으로 암세포만을 공격하도록 유도한다.

면역항암제 개발의 포문을 연 것은 CTLA4억제제인 이팔로주맙이다. 이팔로주맙은 2011년 미국 FDA와 2014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전이성흑색종치료제로 승인받으면서 글로벌제약사들의 면역치료제시장 진출을 본격화시켰다. GBI리서치에 따르면 세계 면역항암제시장은 매년 23.9% 성장하고 있으며 2017년 169억달러(한화 20조4000억원)에서 2022년에는 758억달러(한화 91조4982억원)로 증가할 전망이다.

■면역체계 강화로 부작용↓ 효과↑

1세대 화학항암제는 암세포뿐 아니라 정상세포까지 공격한다는 부작용이 있었다. 암세포유발단백질을 타깃으로 한 2세대 표적항암제 역시 부작용은 줄었지만 내성문제가 있었다. 하지만 면역항암제는 인체면역체계를 강화, 부작용은 적고 효과가 광범위하다.

기존항암치료(방사선요법, 화학항암제, 표적항암제)는 DNA 또는 암세포를 발현하는 특정돌연변이유전자 또는 변형된 단백질을 공격한다. 반면 면역항암제는 면역세포의 잠재력을 깨워 암세포를 간접적으로 공격하고 암 주변의 종양미세환경을 조절해 치료효과를 장기간 유지시키고 부작용도 적다. 실제로 화학항암제는 2~3개월, 표적항암제는 10~12개월, 면역항암제는 이보다 더 긴 치료효과를 보인다. 이 때문에 면역항암제는 ‘꿈의 치료제’로 불린다.

분당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김진원 교수는 “면역항암제는 화학항암제의 독성과 표적항암제의 내성을 개선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라며 “하지만 아직 모든 암에 적용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고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모든 암에 적용할 단계 아냐

면역항암제는 ▲악성흑색종 ▲비소세포폐암 ▲신장암 ▲방광암 ▲두경부암 등에서 적용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하지만 면역항암제에도 몇 가지 문제가 있다.

먼저 적용가능환자가 적다. 예컨대 폐암환자의 경우 약 20%는 효과가 있지만 나머지 80%는 기존항암제보다 효과가 없을 수 있다. 실제로 면역항암제 중 하나인 면역체크포인트억제제는 약물반응환자가 40% 미만인데다 회당 700~1200만원의 비용이 든다는 것도 부담이다.

또 효과만큼 독성도 높다. 실제로 BMJ 학술지논문에 따르면 면역항암제투여 시 활성화된 면역세포가 정상세포까지 공격하는 중증이상반응이 관찰됐다. 면역항암제를 투여 받은 3802명 중 갑상선기능하증 5.6%, 폐렴 2.2%, 장염 0.7%, 뇌하수체염은 0.3% 발견된 것.

내성문제도 있다. 면역항암제의 장점 중 하나가 내성이 적다는 것인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국가항암신약개발사업단 ‘항암신약기술&시장동향’에 따르면 치료반응이 늦게 나타나면서 암이 커지는 ‘적응내성’, 처음에는 치료에 반응해 암이 줄지만 점차 커지는 ‘획득내성’이 발견됐다.

국가항암신약개발사업단 최인학 교수(인제대학교 혁신치료연구센터)는 “면역항암제 중 하나인 면역관문저해제는 이전의 어떤 항암치료제보다 우수한 임상결과와 지속적인 치료효과를 보였다”며 “하지만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환자군과 내성률, 부작용 등이 관찰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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