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강한 ‘장출혈성대장균’…‘변기 뚜껑 덮고 물 내리기’도 필수
막강한 ‘장출혈성대장균’…‘변기 뚜껑 덮고 물 내리기’도 필수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0.07.03 0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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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중독은 대부분 복통, 설사, 구토 등의 증상을 일으키지만 원인균이 다양해 정확한 진단이 중요하다. 집단발병 시에는 역학조사를 통해 원인균을 밝혀내야한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최근 어린이집, 유치원 등에서 집단 식중독 사례가 지속적으로 발생하면서 여름철 위생관리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식중독은 해로운 물질을 섭취해 소화기로 독성물질이 흡수되거나 소화기관에 감염성질환이 발생, 발열부터 설사, 복통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소위 뭘 잘못 먹었느냐에 따라 식중독의 종류가 다양하게 분류되는데 대부분은 세균이나 세균의 독소와 연관돼 발생한다고 알려졌다.

건국대병원 소화기내과 성인경 교수는 “식중독은 대부분 증상이 거의 비슷하기 때문에 단순히 증상만 갖고는 원인균을 알 수 없다”며 “환자의 경과가 중한 경우나 유행병으로 발생하는 경우 분변검사나 분변배양검사 또는 혈액배양검사 등과 함께 역학조사를 시행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질병관리본부가 2016년부터 2018년까지 설사증상을 보인 식중독환자들의 분변검체를 검사한 결과에 따르면 총 2만9717건의 검체 중 감시 대상 병원체는 ▲병원성 대장균 1395건(31.4%) ▲살모넬라균 1065건(24.0%) ▲캠필로박터균 391건(8.8%) 순이었다.

■장출혈성대장균 사람 간 전파 가능, 합병증위험도

이 중 주목해야 할 것은 병원성 대장균이다. 병원성 대장균은 증식속도가 매우 빠르고 수십 개의 적은 양으로도 식중독, 장염을 일으킬 수 있다. 특히 식품과 접촉하는 스테인리스 표면에서는 바이오필름을 형성, 살균제 등에 강력한 저항성을 지니게 되면서 요리과정에서 다른 식재료를 교차오염시킬 수 있다.

발병특성에 따라 여러 가지로 분류되는데 특히 최근 안산시의 한 유치원에서 O157로 알려진 장출혈성대장균에 감염된 환자(장출혈성대장균감염증)가 계속 확인되고 있는 상황이다.

장출혈성대장균의 전파경로는 충분히 익히지 않은 육류, 샐러드 등 날것으로 먹는 채소, 소독되지 않은 우유 등을 매개로 전파되며 사람 간 직접 전파도 가능하다.

이 균은 인체 감염 시 시가독소를 생성, 대장점막을 손상시켜 혈변과 복통증상을 일으킨다. 대개 5~10일이면 회복되지만 일부에서는 합병증으로 용혈성요독증후군이 발생해 신장이 손상되고 이로 인해 투석치료를 받아야하는 경우도 생긴다.

용혈성요독증후군은 장출혈성대장균 같은 병원성 대장균이 가장 흔한 원인이지만 다른 원인에 의해서도 발생할 수 있다.

KMI한국의학연구소 학술위원회 신상엽 위원장(감염내과 전문의)은 “이질균이나 살모넬라균 등 다른 병원체에 의해서도 나타날 수 있고 약물이나 유전적 요인에 의해서도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또 미국에서 덜 익혀진 햄버거 패티를 통해 집단적으로 용혈성요독증후군이 발병한 사례가 있지만 용혈성요독증후군의 원인은 다양하기 때문에 햄버거병으로 부르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햄버거가 주된 원인이 아니고 햄버거를 피한다고 이 병이 예방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식중독을 일으키는 원인균에는 사람 간 전파가 잘 되는 균도 있어 평소 변기 뚜껑을 덮고 물을 내리는 것도 중요하다.

■개인·식품위생 철저히, 변기 뚜껑 덮고 물 내리기

식중독은 개인위생과 식품위생을 철저히 하는 것이 가장 기본적인 예방책이다. 성인경 교수는 “개인위생과 음식 조리 전, 식사 전, 화장실 다녀온 후, 외출 후에는 손씻기를 철저히 하고 조리 시에는 유통기한 확인은 물론, 식재료는 냉장보관해야한다”며 “조리도구 역시 깨끗이 세척하고 소독해야한다”고 강조했다.

화장실 사용 후 변기 뚜껑을 덮고 물 내리는 것도 잊지 말아야한다. 신상엽 학술위원장(감염내과 전문의)은 “실제로 안산 유치원 장출혈성대장균 감염증과 관련해 급식을 먹지 않은 원생의 가족도 증상을 나타내고 있는데 방역당국은 공동화장실 사용이나 물놀이 등을 감염경로로 추정하고 있다”며 “확진자나 병원체 보유자가 화장실 사용 후 변기 뚜껑을 덮지 않고 물을 내리면 화장실 전체를 오염시켜 다른 사람이 감염될 수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특히 아이들의 경우 부모가 어릴 때부터 변기 뚜껑 덮고 물 내리기를 습관화시켜주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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