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레르기비염인데 폐 기능 강화? “다 그럴 만한 이유 있답니다!”
알레르기비염인데 폐 기능 강화? “다 그럴 만한 이유 있답니다!”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0.07.07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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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봉현 경희대한방병원 한방안이비인후과 교수
한의학에서 알레르기비염은 폐의 기운(폐기)이 조화롭지 못해서 발생한다고 본다. 따라서 폐 기능을 강화하는 치료를 통해 폐기를 다시 조화롭게 하는 데 중점을 둔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알레르기비염은 생명에 당장 큰 문제를 일으키는 병은 아니다. 하지만 기침, 재채기, 콧물 등 유독 성가신 증상들이 계속돼 일상생활을 불편하게 만든다. 따라서 가장 먼저 이러한 증상을 없애는 치료에 집중하게 된다.

하지만 다른 시각의 접근도 있다. 한방에서는 일시적인 증상 완화를 넘어 재발과 합병증 예방까지 고려해 보다 포괄적인 치료를 시행한다. 한의학적 치료가 알레르기비염에 어떻게 효과적인지 김봉현 경희대한방병원 한방안이비인후과 교수에게 자세히 물었다.

- 알레르기비염 한방치료의 가장 큰 특징은 무엇인가.

한의학에서는 크게 두 가지 작용을 생각해 알레르기비염을 치료한다. 먼저 비점막에 작용하는 약재를 사용해 콧물, 재채기, 코막힘 등 비염의 대표적인 증상들을 완화하는 것이다. 이는 일반적인 치료와 크게 다르지 않다.

여기서 더 나아가 한의학에서는 폐의 기능을 강화하는 치료를 시행한다. 한의학에서의 폐는 코에 바람이 잘 통하게 하고 적절한 후각을 느끼게 하는 장기로 콧물, 코막힘, 재채기 등의 비염증상은 바로 폐의 기능이 적절히 이뤄지지 못해 발생한다고 본다. 이에 폐기(肺氣), 즉 폐의 기운을 조화롭게 하는 치료를 시행해 폐가 다시 충분히 제 역할을 할 수 있게 한다. 

- 구체적으로 어떤 치료가 이뤄지는지 궁금하다.

대표적으로 소청룡탕, 형개연교탕, 보중익기탕 등의 한약을 처방한다. 한약 외 침 치료도 알레르기비염 증상개선에 효과적인 것으로 보고되고 있는데 실제로 2015년 미국 이비인후두경외과 학회에서는 약물치료를 원하지 않는 환자들에게는 침 치료를 권하기도 했다. 침 치료의 효과를 높이고자 약침, 매선치료도 사용되고 있다.

- 치료 시 중요하게 고려해야하는 부분은 무엇인지.

같은 알레르기비염환자여도 폐기의 조화로움이 깨지는 원인이 폐가 차서일 수도, 뜨거워서 일 수도 또는 기운이 부족해서일 수도 있다. 따라서 환자의 상태에 따라 접근을 달리 해 부족한 부분은 채워주고 문제가 되는 부분은 해결해주면서 몸의 전체적인 균형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아이들은 계속되는 알레르기비염 증상으로 집중력과 학습능력이 떨어지고 수면방해로 성장지연 문제까지 발생할 수 있어 이 부분도 고려해 치료계획을 세워야한다. 

김봉현 교수는 “한의학에서는 알레르기비염을 코에 국한해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근본원인인 폐를 다시 건강하게 함으로써 재발과 합병증을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봉현 교수는 “한의학에서는 알레르기비염을 코에 국한해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근본원인인 폐를 다시 건강하게 만들기 때문에 재발과 합병증 예방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 한의학적으로 치료했을 때 얻을 수 있는 이점은.

코에만 국한해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폐 기능 강화 등 비염 원인에 대한 근본적인 치료를 시행해 몸을 전체적으로 건강하게 만듦으로써 재발과 합병증을 예방할 수 있다. 또 다 같은 방법으로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환자의 체질을 고려해 처음부터 맞춤 약재를 처방하기 때문에 원치 않는 부작용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다. 

- 치료기간 특별히 주의해야 할 점이 있나.

알레르기비염은 일종의 만성질환이다. 따라서 의학적 치료를 통해 증상이 호전되더라도 꾸준한 생활 속 관리가 필요하다. 과음, 흡연을 피하고 규칙적인 생활을 한다. 지나치게 음식을 제한할 필요는 없지만 일부 환자에서는 기름진 음식, 유제품, 생선 등이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어 이 음식들에 이상반응이 있으면 제한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아이들은 특별히 이상반응이 있는 음식이 없다면 성장을 고려해 식이를 제한하기보다 골고루 먹는 것이 중요하다. 적절한 유산소운동은 심폐기능을 강화해 폐기를 조화롭게 하는 데 도움이 된다.

- 한방치료에 처음 문을 두드린 환자들에게 조언 한 마디 부탁드린다.

많은 환자가 알레르기를 단번에 뿌리 뽑고 싶다고 얘기한다. 하지만 알레르기비염은 만성질환으로 수십 년간 지속해온 생활습관을 반추하는 것이기도 하다. 따라서 의학적 치료에 무조건 기대기보다는 환자 스스로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하기 위해 계속 노력해야한다.

몸에 좋다는 각종 건강기능식품을 무분별하게 복용하는 경우도 많은데 치료를 시작하면 약재들과 어떤 상호작용을 일으킬지 모른다. 혹시라도 건강기능식품 복용을 생각하고 있다면 담당 의료진과 상의부터 먼저 하실 것을 당부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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