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치로 지키는 백세건강] 양악수술, 결코 예뻐지기 위한 성형수술 아냐
[건치로 지키는 백세건강] 양악수술, 결코 예뻐지기 위한 성형수술 아냐
  • 김현종 서울탑치과병원 원장|정리·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20.07.08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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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종 서울탑치과병원 원장
김현종 서울탑치과병원 원장

한동안 인기 연예인들이 줄지어 양악수술을 받으면서 예뻐지려는 목적의 양악수술이 유행처럼 번진 시기가 있었다. 하지만 그에 따르는 부작용과 합병증들이 알려지면서 수술받는 환자들도 조금씩 위험성을 인식하게 됐다.

그런데도 교묘하게 이름을 바꿔가며 마케팅하는 곳들이 많아지면서 ‘양악수술은 곧 예뻐지기 위해 받아야하는 수술’로 또 한 번 자리매김, 사람들에게 성형수술의 한 분야로 인식돼 버렸다.

거듭 강조하지만 양악수술은 정확하게 악교정수술이라고 불러야하며 결코 성형수술이 아니다. 예뻐지려고 양악수술을 선택하면 매우 위험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턱과 관련된 구강악안면 수술은 1849년 서부 버지니아의 구강외과를 전공한 훌리헨(Simon P. Hullihen )선생이 화상으로 인해 피부에 흉터가 생겨 아래턱과 턱의 변형이 심한 환자의 턱을 수술한 것이 시초가 됐다. 이후 1969년 스위스 구강외과 의사인 오베게서(Obwegeser) 교수가 위턱뼈의 수술을 완성함으로써 양악수술법이 완성됐다.

그 이후에 언청이라고 하는 구개구순열환자, 주걱턱이나 안면비대칭, 위아래 턱의 부조화로 인한 부정교합 등이 있는 경우 아래턱만 수술하거나 아래턱의 이동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경우 위 턱도 같이 수술하기 시작했다. 식사하거나 말할 때의 불편함, 수면무호흡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다.

그런데 양악수술 시에는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함과 동시에 안모라고 하는 얼굴의 전체적인 윤곽도 좀 더 이상적인 비율로 맞춰지고 교합이라는 부분도 고려해 수술을 진행하기 때문에 미적인 효과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외모변화를 목적으로 양악수술을 진행하면 교합과 턱관절 위치 이상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겉에서 보기에는 높고 아름다워도 정작 내부는 지진이나 태풍 위험을 고려하지 않고 지어진 건물처럼 말이다. 따라서 양악수술 전에는 반드시 치과검사를 종합적으로 받아야한다.

더욱이 양악수술 시 고려해야하는 교합의 문제는 꽤 복잡하면서도 정교하다. 교합은 한마디로 표현하면 치아의 산과 산 그리고 턱관절의 운동이 유기적으로 조화를 이루는 삼차원적인 여러 톱니들의 운동이다.

일반적인 톱니가 한 방향으로만 움직인다면 턱과 교합이라는 톱니는 삼차원적으로 다양한 방향에 모두 고르게 힘이 분산돼야하는 아주 과학적인 톱니다. 아직도 턱 운동을 완벽하게 재현할 수 있는 기계는 없다.

턱을 옆으로 움직일 때 순간적인 평면이동은 0.2mm로 아주 작은 오차라도 턱의 조화로운 운동이 깨지기도 한다. 턱을 앞으로 내밀 때는 앞니 앞면의 모양과 턱관절의 모양이 조화를 이뤄야한다.

따라서 양악수술 계획 시에는 이러한 복잡한 운동을 이해하고 수술 전과 후 치아끼리 씹는 교합과 턱 운동의 조화 등을 고려해 정확하게 해야한다.

먼저 치아 모델을 연결한 교합기라는 장비로 교합 분석을 하고 계측을 위한 방사선 사진, 안모 사진 등 수많은 계측을 시행한다. 최근에는 삼차원으로 계측해 수술계획을 세우기도 한다.

만일 이런 계획에 조금이라도 오차가 생긴다면 턱의 운동과 교합에 문제가 생겨 먹고 말하는 것, 심하게는 팔다리가 저리는 등 전신의 부조화까지 발생할 수 있다.

양악수술은 최근 ‘노타이 양악수술’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일반적인 양악수술 시에는 이동된 뼈를 고정시켜 회복되도록 철사나 밴드 등으로 윗니와 아랫니를 묶는 과정을 시행하는데 노타이 양악수술은 바로 이러한 과정이 생략된 수술을 말한다. 

하지만 요즘은 양측 턱을 고정하는 고정핀들이 많이 발달됐고 고정 및 적응기간도 대부분 짧게 하는 추세라 아주 특별한 수술법이라고는 할 수 없다. 그런데도 마치 특별한 수술처럼 광고되고 있어 환자들은 현혹되지 않도록 주의해야한다.

어떤 곳에서는 양악수술을 교정치료 전에 하는 것이 더 좋다거나 교합적인 문제 없이 수술로만 마무리할 수 있다고 광고하기도 하는데 이 역시 제한적인 경우에서만 가능하다. 또 수술을 먼저 해도 수술 후 교정치료나 턱관절치료가 필요할 수도 있다.

양악수술 아니, 좀 더 정확히 말하면 악교정 수술은 예뻐지기 위해 하는 성형수술이 아니라는 점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다. 만일 양악수술을 고려 중이라면 턱의 운동, 씹는 교합 등 여러 가지 요소를 고려해 전문가에게 정확히 상태를 진단받은 후 수술을 결정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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