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면역력 약한 반려묘를 노리는 ‘고양이 백혈병바이러스(FeLV)’ 주의!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면역력 약한 반려묘를 노리는 ‘고양이 백혈병바이러스(FeLV)’ 주의!
  • 김태영 대구 죽전동물병원(동물메디컬센터) 내과원장|정리·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20.07.13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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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영 대구동물병원(동물메디컬센터) 죽전 내과원장
김태영 대구동물병원(동물메디컬센터) 죽전 내과원장

고양이 백혈병은 고양이 백혈병바이러스(FeLV)에 의해 감염되는 전염성질환이다.

고양이 백혈병바이러스는 RNA바이러스로 감염된 고양이의 타액에서 분비된다. 감염된 고양이와 같은 공간에 있게 된다면 그루밍을 통해 침과 비강 분비물에 장기간 서로 접촉하거나 밥과 물그릇을 공유해 서로 감염이 될 수 있다. 또 감염된 고양이에게 공격당해 교상이 발생했거나 감염된 어미 고양이에게서 태어난 새끼 고양이도 젖을 통해 감염되거나 출생 전에 감염 상태일 수 있다.

바이러스가 고양이에게 감염되면 일단 감염된 부위인 입과 목구멍의 림프조직에서 증식한다. 이어 바이러스가 혈류로 들어가 체내로 퍼지게 되고 체내의 림프조직에 퍼져 면역체계를 감염시킨다. 만약 면역체계가 바이러스를 이겨내지 못하면 골수에까지 감염이 일어나게 되어 지속적으로 혈액에 바이러스를 방출하게 되는 상태에 이르게 된다. 결국 고양이 몸 전체에 바이러스가 퍼지게 되어 장기 내 상피 조직을 감염시키고 증식하게 된다.

그럼 진단은 어떻게 할 수 있을까? 고양이 백혈병바이러스 진단은 동물병원에서 일차적으로 키트검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보통 ​키트검사에서 음성반응이 나오면 감염되지 않은 것으로 볼 수 있지만 음성이라도 감염위험이 큰 환경에서 노출됐거나 감염초기에는 완전히 안심할 수 없다. 이럴 때는 2개월 이내에 재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또한, 바이러스에 대한 PCR 검사나 면역형광검사로 확진할 수도 있다.

이름이 무시무시한 백혈병 바이러스로 불리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이 바이러스에 감염되었을 때 증상이 사람의 백혈병과 비슷해서다. 감염된 고양이는 다양한 증상을 보이게 된다. 무기력증, 발열, 빈혈, 구토, 설사, 식욕부진이 나타난다.

또한 고양이 백혈병바이러스는 고양이 암 발생의 가장 흔한 요인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림프종과 같은 악성종양성질환들을 일으킬 수 있다. 면역체계가 결핍되면 각종 바이러스, 세균, 곰팡이성 질환에 더 쉽게 감염되어 재발성 피부 농양, 구강, 호흡기 질환 및 신부전 같은 만성질환에 시달릴 수 있다.

고양이 백혈병바이러스 감염의 심각도는 고양이의 면역력에 좌우된다. 건강상태와 면역능력이 양호한 고양이는 바이러스에 노출돼도 일시적으로 감염되었다가 시간이 지나면(4~6주) 스스로 이겨낸다. 그러나 일부는 비활성 잠복감염상태로 머무르다가 면역 상태가 떨어졌을 때 다시 발병한다. 일시적인 감염 상태를 지나 바이러스 혈증을 보이는 영구적인 감염 상태가 되어 임상 증상이 나타나게 되면 3년 이내에 90%의 고양이가 사망한다.

아직 고양이 백혈병바이러스에 대한 효과적인 치료제가 없어 감염 시에는 증상과 상황에 따라 수혈, 기회감염에 대한 약물, 면역요법(고양이 인터페론), 항암 화학요법, 항바이러스제 등을 사용하여 대증 치료가 진행된다.

​고양이 백혈병바이러스는 고양이 사이에 쉽게 퍼지며 잠재적으로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게 되므로 바이러스에 감염됐다면 즉시 바이러스의 전염 방지 및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고양이가 많이 생활하는 곳이 가장 취약하기 때문에 다묘 가정에서는 반드시 모두 검사를 해서 감염된 고양이가 있는지를 확인해야한다. 새로운 고양이를 집으로 들이는 경우에도 3달 정도의 격리 수용이 필요하고 2번의 검사 후에 음성 판정을 받고 같이 지내도록 하는 것이 안전하다.

다행히도 고양이 백혈병바이러스를 예방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백신이 개발돼있다. 하지만 이미 감염된 후에 실시하는 예방접종은 효과가 없으니 감염 검사를 먼저 진행해야한다. 백신 접종을 하더라도 100% 예방할 수는 없어 주기적인 감염여부를 검사하는 것이 필요하다. 면역력이 약한 어린 고양이는 질병에 더욱 취약해 다른 고양이와 접촉하기 전에 반드시 예방접종을 해야한다.

정기적인 건강 검사와 생활 환경관리, 적절한 영양과 스트레스 최소화, 면역력 관리를 해준다면 고양이 백혈병 바이러스를 충분히 이겨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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