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행성간암, ‘항암+방사선+표적치료’로 생존율 향상
진행성간암, ‘항암+방사선+표적치료’로 생존율 향상
  • 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20.07.14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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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암병원 간암센터, ‘방사선-간동맥 항암화학 병용요법’(LD-CCRT) 연구결과 발표
연세암병원 간암센터가 ‘방사선-간동맥 항암화학 병용요법’(LD-CCRT) 연구결과 발표했다.
연세암병원 간암센터가 ‘방사선-간동맥 항암화학 병용요법’(LD-CCRT) 연구결과 발표했다.

# 2015년 신모 씨(당시 64세)는 복부에 묵직한 불편감이 있어 병원을 찾았다. 신모 씨는 검사를 통해 간암을 진단받았다. 문제는 종양이 간에 영양을 공급하는 혈관인 ‘간문맥’까지 퍼져 있는 진행선간암이었다. 간암 지표인 알파태아단백(AFP)지수는 기준치 9의 2300배가 넘는 21.462, 비타민K결핍유도단백(PIVKA-Ⅱ) 수치는 기준치 35의 225배가 넘는 7878을 기록했다. 하지만 ‘항암제방사선복합치료(CCRT)’를 통해 수치와 암 크기가 줄어들어 수술이 가능해졌다. 현재까지 완치상태가 잘 유지되고 있으며 AFP는 5.9, PIVKA-Ⅱ는 30으로 정상범위를 유지하고 있다.

■ 생존율, 절제 및 간이식까지 가능

연세암병원 간암센터는 14일 수술 등의 치료를 받을 수 없는 ‘진행성간암’ 환자 47명을 대상으로 방사선치료와 간에 항암약물을 직접투여해 생존율을 높이고 절제 및 간이식까지도 가능해졌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진행성간암의 표준치료법은 근본적 치료가 아닌 증상개선을 목적으로 하는 ‘완화적치료’를 진행한다. 이들 환자에게는 표적치료제인 ‘소라페닙’이 주로 권고되고 있으나 생존기간은 2~3개월 증가에 그친다.

이는 표적치료제 특성상 종양이 치료제에 반응해 종양크기가 줄어드는 것을 유도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즉 소라페닙의 경우 종양크기가 줄어드는 정도가 약 3% 정도밖에 되질 않는다. 종양자체가 줄어들지 않으면 완치가 불가능하며 생존기간을 늘리기 어렵다.

이에 연세암병원 간암센터 연구진은 진행성간암환자 47명을 대상으로 ‘방사선-간동맥 항암화학 병용요법’(LD-CCRT)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방사선-간동맥항암화학 병용요법(LD-CCRT)은 간동맥항암화학요법과 방사선치료를 병행한다. 이는 방사선효과를 증진해 종양축소 효과를 높이고 동시에 간 내 전이를 억제하고 간동맥으로 항암제를 주입해 ▲오심 ▲구토 ▲식은땀 ▲어지럼 ▲호흡곤란 등 항암제 전신독성 반응이 발현될 가능성을 최대한 줄인다.

연구진에 따르면 방사선-간동맥항암화학 병용요법으로 치료를 시작해 한 달이 지난 후 종양크기가 30% 이상 감소한 환자는 44.7%로 밝혀졌다.

이후 47명 중 34명은 표적치료제인 ‘소라페닙’으로 유지치료를 받았다. 종양크기가 30%이상 감소한 환자는 53.2%로 약 8.5%의 환자가 추가로 호전됐다. 특히 전체 47명 중 9명은 치료 후 병기가 낮아져 완치를 위한 간절제술 또는 간이식을 진행할 수 있게 됐다.

연구결과 진행성간암환자 평균생존기간이 12개월에서 24.6개월로 향상됐다.
연구결과 진행성간암환자 평균생존기간이 12개월에서 24.6개월로 향상됐다.

 

■평균생존기간 12개월 → 24.6개월 향상

진행성간암환자의 평균생존기간이 약 12개월인 것에 비해 실험군 47명 환자의 평균생존기간은 24.6개월로 생존율이 향상됐다.

특히 간문맥에 암세포 침범이 있는 환자의 평균생존기간은 13개월로 높게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환자들의 생존기간은 ▲항암치료를 받지 않고 보존적치료를 받았을 때 2~4개월 ▲소라페닙으로 치료를 받았을 때는 6~8개월이다.

부작용은 전체 47명 환자 중 설사(36.2%), 항암치료 후 손과 발이 붓고 저리거나 감각이 이상해지면서 붉어지고 가려워지는 수족증후군(34%)였으며 증상개선을 위한 대중적치료로 부작용은 효과적으로 관리됐다.

이번 연구결과는 ’진행성간암에서 간 대상 동시항암화학방사선요법과 소라페닙의 효용성과 안정성: 전향적 2상 임상연구‘라는 제목으로 방사선종양학 분야에서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International Journal of Radiation Oncology, Biology, Physics’(IF 6.203)에 게재됐다.

논문의 제1저자인 소화기내과 김범경 교수는 “진행성간암환자들의 생존기간이 두 배 이상 증가하는 우수한 치료결과를 얻었다”며 “소라페닙 단독요법은 종양이 줄어드는 비율이 3%로 보고되나 이번 연구에서 방사선-간동맥항암화학 병용요법을 받은 후 표적치료제인 ‘소라페닙’으로 유지치료를 받은 경우 절반이 넘는 53.2%의 환자들의 종양크기가 30%이상 감소해 이 방법이 진행성간암환자에서 우수한 생존율을 얻을 수 있는 효과적이고 안전한 치료법이라고 결론 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방사선종양학과 성진실 교수는 “방사선-간동맥항암화학 병용요법은 적합한 환자를 잘 선별한 소화기내과 의사가 중심이 돼 방사선종양학과, 항암제 투입도관을 잘 넣을 수 있는 영상의학과가 모두 있어야 가능하다”며 “실제 임상에서 이들의 의견 수렴을 통해 LD-CCRT를 적용하고 이후 수술 또는 이식까지 가서 완치를 경험하는 환자가 계속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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