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단순 피부문제만 일으키는 게 아니에요, 강아지 갑상샘기능저하증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단순 피부문제만 일으키는 게 아니에요, 강아지 갑상샘기능저하증
  • 박지환 24시 분당 리더스 동물의료원 원장|정리·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20.07.15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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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환 24시 분당 리더스 동물의료원(동물병원) 원장 겸 중증내과질환센터장정리 : 닥터메이트 이병철 대표(010-5446-0123)
박지환 24시 분당 리더스 동물의료원(동물병원) 원장
겸 중증내과질환센터장정리 

갑상샘기능저하증은 사람에게서 남녀노소 누구나, 그리고 반려견에서도 자주 발생하는 질환이다.

갑상샘호르몬은 우리 몸 대부분의 기능을 담당하는 호르몬이다. 거의 모든 세포가 분화하고 성장하는 데 갑상샘호르몬이 필요해 정상적인 삶을 영위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호르몬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기능이 워낙 많은 탓에 하나의 증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질병이 아니어서, 진단을 하는데 시간이 지체될 수 있다.

사람에서야 극심한 피로를 느끼고 몸이 붓는 등의 이상 신호를 느낄 수 있지만 말을 할 수 없는 반려동물의 경우 보호자에게 ‘나이가 들더니 잠이 많아졌구나’, ‘요새는 살이 많이 찌네, 산책하러 자주 안 가서 그런가?’ 하는 정도로만 인식될 수 있다.

반려견의 갑상샘기능을 의심하는 대표적인 경우는 재발성 피부병과 탈모다. 꼬리 쪽의 털이 다 빠져서 쥐꼬리처럼 보이거나, 등 쪽에 대칭적 탈모를 보이는 것이 대표적이다.

갑상샘기능저하증이 있는 반려견의 60~80%는 피부문제가 생기게 된다. 상당히 높은 확률이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해보면 20~40% 정도는 갑상샘기능저하증이 있어도 피부문제가 확인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이러한 경우는 오랫동안 진단되지 않은 상태로 지내게 되며 지속적인 고지혈증에 의한 뇌경색, 담낭점액종 등의 심각한 질환이 나타날 때쯤 진단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필자가 관리하고 있는 갑상샘기능저하증 환자들의 경우 피부문제가 없는 경우가 심심치 않게 확인된다. 갑상샘기능저하증은 4~6살부터 발병할 수 있어 어린 나이에서는 털빠짐이 증가하기는 해도 꼬리의 털이 다 벗겨지는 정도의 탈모는 잘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한가지 예로 피부병은 전혀 없는데 최근 들어 살이 좀 찌고 최근 건강검진에서 신장수치가 많이 올라가 있다고 내원한 반려견이 있었다. 8살인데 왜 벌써 신장이 안 좋아진 건지, 앞으로의 신부전 관리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문의하기 위해 내원한 반려견이었지만, 검사를 진행해본 결과 갑상샘기능저하증이 강력하게 의심되었다.

진단 후 치료를 시작하자 신장 수치가 정상으로 돌아와 현재는 다른 신장관리 없이도, 정상 수치를 유지하고 있다. 실제로 갑상선호르몬이 부족하면 신장의 관류량이 줄어들어 신장 수치 상승을 일으킬 수 있다.

갑상샘기능저하증의 진단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검사 과정은 채혈 한 번으로 쉽게 가능하지만, 실제로 갑상선호르몬에 영향을 주는 요인들이 상당히 많다. 환자의 현재 질병유무, 약 사용병력 등이 호르몬의 농도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또한 호르몬이라는 것이 하루에도 변화 폭이 높아서 일회성 검사로는 완벽히 확진이 안 되는 경우도 많다.

갑상샘기능저하증은 다른 감염성 질환처럼 O/X로 단순하게 진단되는 문제가 아니다. 갑상샘기능저하증은 90% 이상이 갑상샘의 자가면역에 의한 염증, 위축에 의해 나타나게 된다. 이 말은 갑상샘의 위축이 계속 진행 중인 환축의 경우, 당일 검사에서는 갑상샘기능저하증 진단이 애매하게 나오더라도 조금 더 시간이 흐른 뒤 확진될 수 있는 가능성도 높은 것이다.

최근에는 건강검진을 꾸준히 하는 반려견이 많다. 건강검진이라는 뜻은 아직 임상 증상이 뚜렷하지 않지만, 미리미리 안 좋아질 수 있는 병을 찾아내는 것이라 생각한다. 따라서 피부가 안 좋아서, 간이 안 좋아져서가 아니라, 건강검진을 할 때 6~8살이 넘은 경우 갑상샘농도도 같이 측정하고 갑상샘기능저하증에 의해 생길 수 있는 간, 담낭, 신장의 손상에 대해 대비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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