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침묵의 불청객’ 예방 열쇠는 조기검진
[특별기고] ‘침묵의 불청객’ 예방 열쇠는 조기검진
  • 허정 부산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ㅣ정리·장인선 기자 (desk@k-health.com)
  • 승인 2020.07.23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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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정 부산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허정 부산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7월 28일은 세계보건기구가 간염의 위중성을 알리고자 2010년 제정한 ‘세계 간염의 날’이다. 간에 염증을 일으키는 간염바이러스는 A형∙B형∙C형이 대표적이다. 이 중 B형∙C형간염은 감염 후 만성화되면서 국내 암 사망률 2위이자 경제적 부담이 가장 큰 간암으로 악화된다. 실제로 B형∙C형간염이 국내 40~60대 사망원인 1위인 간암의 약 70%를 차지한다.

특히 주목해야할 것은 ‘C형간염’이다. A∙B형과 달리 예방백신이 없는데 C형간염바이러스가 코로나19바이러스처럼 돌연변이가 심해 백신개발이 어렵기 때문이다. 현재로서는 백신을 대체할 수 있는 방법인 검진을 통한 감염자관리 또한 쉽지 않는 상황이다. 다른 간염(A형∙B형)과 달리 국가건강검진항목에도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현재 C형간염 감염여부를 알기 위한 최선의 방법은 스스로 병원에서 검사받는 것이다. 하지만 질병에 대한 낮은 인지도와 무증상이라는 특성이 조기진단에 걸림돌이다. 감염자 대다수는 감염여부도 모른 채 일상생활을 하다가 뒤늦게 진단받는다. 국내 C형간염환자는 약 30만명으로 추정되지만 실제 치료환자는 20% 정도에 불과하다. 나머지 약 80%의 미진단 잠재 환자들은 간경변증, 간암으로 악화될 위험에 노출돼 있는 것이다.

더욱이 스스로도 감염사실을 모르기 때문에 불법문신이나 피어싱, 출혈이 동반될 수 있는 치과치료, 침습적인 시술과정에서 또 다른 개인이나 집단에 바이러스를 전파시키는 감염원이 될 수도 있다.

C형간염은 조기발견·치료 시 다행히 완치 가능하다. 5년여 전 치료제가 나온 이래 지금은 1~6형까지 모든 C형간염바이러스 유전자형에 상관없이 대사성간경변증이 있는 환자도 최소 8주 치료 시 100%에 가까운 치료성공률을 보이고 있다. 또 경제적 부담도 효과적으로 낮출 수 있다. C형간염단계에서의 치료는 간경변에 비해 의료비부담을 약 27% 줄일 수 있다는 연구보고도 있다.

C형간염바이러스는 처음 발견한지 불과 30여년 만에 완치할 수 있는 감염병이 됐다. 이에 세계보건기구는 2030년까지 C형간염 퇴치를 촉구하고 있으며 미국, 프랑스, 대만 등은 범국가적인 검진권고 및 지원정책을 펼치고 있다. 우리나라는 올해부터 내년까지 1964년생을 대상으로 일정 기간 동안 C형간염 무료검진 시범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우리는 코로나19사태를 계기로 바이러스감염에 대한 우려와 공포심, 예방관리에 대한 경각심이 크게 높아졌다. 확산은 코로나보다 느리지만 간암으로 발전할 수 있는 무서운 바이러스감염병인 C형간염예방을 위한 열쇠는 바로 ‘검진’이다. 특히 40세 이상은 C형간염 고위험군으로 더욱 경각심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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