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픈 드라마 ‘도박’… 모르는 게 ‘약(藥)’
슬픈 드라마 ‘도박’… 모르는 게 ‘약(藥)’
  • 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20.07.31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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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신간] 중독자와 가족을 위한 8주간의 치유여행… ‘어쩌다 도박’
신영철, 최삼욱, 하주원 지음/블루페가수스/332쪽/1만5000원
신영철, 최삼욱, 하주원 지음/블루페가수스/332쪽/1만5000원

815만 분의 1. 로또에 당첨될 확률이다. 하지만 이보다 더 낮은 확률이 있으니 바로 도박으로 일확천금(一攫千金)할 확률이다.

문제는 도박중독자들 역시 이 사실을 알고 있다는 것. 하지만 자신이 잃은 본전만큼이라도 돈을 되찾기 위해 하는 행동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 중독의 쳇바퀴 속에 갇혀버린다.

‘죄와 벌’을 쓴 러시아 작가 도스토예프스키 역시 평생 도박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그는 십 대에 마차 정류장 근처에서 산 복권이 자신을 도박의 길로 이끌었다고 토로했다. 이런 이유일까. 초상화 속 깊게 파인 그의 주름은 도박으로 인한 번민과 좌절이 담겨 있다.

심리학적으로 인간은 ▲자극 ▲균형 ▲지배의 균형을 통해 삶을 이어간다고 한다. 이것을 단편화시키면 인간은 안전과 균형을 추구한다는 뜻이다. 즉 사람이 돈을 잃게 되면 불안감을 느끼고 원래의 상태로 돌아가기 위해 계속해서 도박을 이어간다는 것이다. 문제는 돈을 땄을 때 느껴지는 자극과 쾌감이 균형을 깨트려 사람을 중독의 길로 잡아당긴다.

따라서 도박은 애초에 손대서는 안 될 영역이다. 만약 스스로 도박중독이 의심된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 이번에 소개할 ‘어쩌다 도박’은 성균관의대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신영철 교수와 도박중독 치료 전문가인 최삼욱, 하주원 원장이 의료현장에서 경험한 도박중독자들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어쩌다 도박은 다른 책과 달리 ‘도박의 위험성’ 보다는 ‘도박에서 벗어나면 얻을 수 있는 행복’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아마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중독에서 벗어나면 더 큰 행복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을 전달하는 의도였을 것이다. 어림짐작하건대 독자들은 이 책을 치료자와 중독자, 그리고 그 가족이 함께하는 8주간의 치료여정을 함께 참여하는 자세로 이 책을 읽어 내려갈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이 책에서 소개하는 집단치료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와 심리전문가, 사회복지학을 전공한 분들을 비롯해 많은 전문가들이 실제 참관했고 강좌나 워크숍, 심포지엄을 통해 전문가 그룹에 소개됐다. 이처럼 ‘어쩌다 도박’은 한국적 치료법 및 효과적 치료법을 한데 모아 중독자 본인뿐 아니라 가족들에게도 스스로 무엇을 해야할지 명확한 그림을 그려준다.

더불어 저자들의 치료 과정이 함축된 ‘도박중독 치료 매뉴얼’과 ‘도움받을 수 있는 기관’이 부록으로 수록되어 있어 당장 치료를 요하는 독자들에게 실용적 접근성을 높였다.

강북삼성병원 신영철 교수는 “이 책이 중독자들과 그들의 가족, 그리고 도움이 필요한 모든 분들께 성공적 치료의 첫걸음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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