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써야하는 손…찌릿함 하나도 놓치지 마세요”
“평생 써야하는 손…찌릿함 하나도 놓치지 마세요”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0.08.10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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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백종훈 경희대병원 정형외과 교수
손은 일상생활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부위로 증상이 있을 때 쉽게 지각할 수 있다. 특히 방아쇠수지, 손목터널증후군, 손목건초염 등 일상에서 흔히 발생할 수 있는 수부질환은 관련 정보를 파악해두는 것이 좋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진다’는데 항상 눈앞에 있어도 소홀하게 되는 신체부위가 바로 손이다. 배나 머리는 조금만 아파도 소화제, 진통제를 찾는데 이상하게 손은 ‘참는 것이 미덕’이라고 믿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손은 평생 써야한다. 조금이라도 이상을 느꼈을 때 원인을 찾고 알맞은 치료를 받는 것이 현명하다. 백종훈 경희대병원 정형외과 교수를 만나 수부질환(팔, 손, 손목, 손가락 등에 발생하는 질환)에 관한 다양한 얘기를 들었다.

- 수부질환은 마냥 생소하게 느껴진다. 일상에서 흔히 발생할 수 있나.

손은 각각 27개의 뼈와 37개의 근육 및 힘줄, 3개의 신경으로 이뤄진 매우 복잡하고 미세한 조직으로 매우 다양한 곳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보통은 손을 움직이게 해주는 힘줄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많다.

이 중 ‘방아쇠수지’가 대표적이다. 우리가 손가락을 자유롭게 구부릴 수 있는 것은 힘줄(굴곡건)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손가락을 자주 사용하면 힘줄에 염증이 발생하고 부으면서 두꺼워진다.

이렇게 힘줄이 두꺼워지면 활차(손가락을 구부리거나 펼 때 힘줄이 튀어나오지 않도록 잡아주는 역할)와 마찰을 일으켜 손가락을 구부리거나 펼 때 마치 방아쇠를 당기는 것처럼 손가락이 ‘딸깍’ 걸리는 느낌이 들고 손가락과 손바닥이 연결되는 부분에 통증이 느껴진다. 이것이 바로 방아쇠수지다. 방아쇠수지는 손가락을 많이 사용하는 직업에 종사하거나 집안일을 많이 하는 중년 여성에서 흔히 발생한다.  

이밖에 손의 과사용으로 인한 손목터널증후군과 손목건초염도 흔하다. 손목터널증후군은 손목터널(수근관) 내 압력이 증가해 이 안을 지나가는 정중신경이 압박받아 발생하며 손목건초염은 손목 힘줄들을 감싸는 막에 염증이 생기면서 발생한다. 

백종훈 교수는 “수부신경은 정중·요골·척골 등 3개 신경의 지배를 받으며 이들 신경이 압박되면 손가락의 감각이상, 근육 위축 등이 나타난다”며 “특히 신경손상은 회복이 더디고 후유증이 남기 때문에 최대한 빨리 병원을 방문해 치료받아야한다”고 강조했다.

- 손이 아프면 일단 파스부터 붙인다. 얼마나 아프면 병원을 방문해야하나.

힘줄과 달리 신경은 한 번 손상되면 회복이 더디고 치료해도 후유증이 남을 수 있어 최대한 빨리 병원을 방문해야한다. 신경이 손상되면 손가락의 감각이상, 근육위축, 손저림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손이 단순히 욱신거리는 것을 넘어 ▲손이 저리거나 ▲손 감각이 떨어지는 느낌이 들 때 ▲손에 힘이 빠지면서 물건을 잘 못 쥘 때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신경손상을 의심하고 빨리 수부전문의의 진료를 받아야한다.

- 스마트폰의 과사용도 수부질환 발생위험을 높인다고 하는데.

몇몇 연구에서도 스마트폰 중독과 손목건초염의 관련성, 스마트폰 사용시간과 손목 및 팔꿈치 통증 간의 유의한 상관관계가 있다고 보고한 바 있다. 하지만 스마트폰의 과사용과 수부질환의 관련성에 대해서는 아직 이견이 있는 상태다.

따라서 스마트폰 과사용이 반드시 수부질환을 부른다고는 할 수 없다. 하지만 수부질환 발생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맞다. 특히 스마트폰 할 때 많이 쓰는 엄지손가락과 손목 힘줄에 문제가 생겨 손목건초염과 방아쇠수지가 발생할 수 있다. 

- 수부질환도 심하면 수술해야한다는데. 실제로 수술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많은지.
 
수부질환은 대부분 힘줄이나 인대문제인 경우가 많아서 약물, 주사, 부목 고정 등의 보존치료를 우선 시행하고 여기에 실패할 경우 수술적인 치료를 고려한다.

예컨대 방아쇠수지는 약물과 스테로이드 주사치료를 4주 간격으로 2회 진행한다. 당뇨병 같은 기저질환이 없다면 2회 주사치료만으로 약 70% 정도에서 증상이 호전됨을 확인할 수 있다. 손목터널증후군 역시 약물과 스테로이드 주사치료를 통해 염증을 가라앉힐 수 있다. 이러한 보존치료에도 효과가 없으면 두 질환 모두 수술적치료로 넘어가게 된다.

백종훈 교수는 “수부질환은 치료 이후에도 기존의 손 사용습관을 버리고 아껴서 손을 사용해야한다”며 “특히 손을 많이 사용하는 직업군은 의식적으로 손을 쉬고 스트레칭을 하는 등 더욱 경각심을 갖고 손을 관리할 것”을 당부했다.

- 수부질환 치료 시 가장 중요하게 고려해야하는 부분은.

손은 매우 정교하고 복잡한 구조로 돼 있다. 따라서 검사와 치료 모두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예컨대 근전도나 신경전도검사는 바늘로 자극을 가해 어떤 신경이 압박받고 있는지 파악하는 검사로 통증이 심해서 보다 정확한 정보를 얻어야하는 수술환자들에게만 권하고 있다.

또 환자의 증상과 신체검진, 영상·기능검사결과가 일치하지 않는 경우들도 있어 자세한 문진을 통해 환자의 증상을 명확히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후 환자가 호소하는 증상과 각종 검사결과가 일치하는지, 얼마나 서로 관련이 깊은지 등을 꼼꼼히 따진 다음 알맞은 치료계획을 세워야한다.

- 재발을 막으려면 치료 후 어떻게 손을 관리해야하나.  

모든 치료를 마쳤다고 해서 염증이 확 가라앉는 건 아니다. 염증이 충분히 가라앉으려면 최소 2~3주간은 손을 쉬어야한다. 그 이후에도 손을 무리하게 쓰면 안 된다는 것을 항상 의식하고 기존의 손 사용습관을 바꿔야한다. 직업상 어쩔 수 없이 손을 많이 써야한다면 텀을 두고 손을 쉬는 것이 좋다. 또 일정한 시간을 정해 꾸준히 손 스트레칭을 한다. 

- 손 건강에 대한 경각심 환기를 위해 조언 한마디 부탁드린다.  

손은 매일 사용하고 항상 눈앞에 보이기 때문에 이상이 생겼을 때 쉽게 알아챌 수 있다. 손을 자주 관찰하고 의식적으로 ‘손도 쉬어야한다’는 인식을 가져야한다. 특히 손을 많이 쓰는 직업군이라면 수부질환에 더욱 관심을 갖고 해당 증상이 발생했을 경우 빠르게 수부전문의를 찾아 진료받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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