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소암’도 유전자검사 주목하세요
‘난소암’도 유전자검사 주목하세요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0.09.15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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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CA유전자 등과 연관…가족력 있다면 유전자검사 필요
표적항암치료·다학제협진 등 발전된 치료법으로 생존율↑
난소암은 초기 자각증상이 거의 없고 증상이 나타나더라도 소화가 안 되는 등의 비특이적인 증상이 나타나 정기검진에 더욱 경각심을 가져야한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여성암 중에서도 ‘난소암’은 유독 무서운 질병으로 꼽힌다. 병이 심각하게 진행될 때까지 거의 증상이 없어 환자가 의심하기 어려운 데다 현재 조기에 진단할 수 있는 확실한 선별검사 진단법도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부인 종양교과서에 보고된 바에 따르면 난소암은 발견 당시 대부분 3기로 진단되는 경우가 많으며 난소암 3기 말의 5년 생존율은 23%, 4기는 11%에 불과하다.

그래도 절망은 이르다. 난소암은 아직 원인이 뚜렷하게 밝혀진 것은 아니지만 유전자검사, 경구피임약 복용 등으로 예방이 가능하며 최근에는 표적항암치료 등 한층 발전된 방법으로 난소암의 치료효과와 생존율이 향상되고 있다.

■유전성 난소암 위험 높으면 난소난관절제술 고려

난소암은 대부분 후천적으로 발생하지만 약 5~10%가량은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유전자에 의해 발생한다. 특히 BRCA 유전자 돌연변이를 가진 여성이 난소암에 걸릴 확률은 27~44%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MMR 유전자(MLH1, MSH2, MSH6, PMS2), ATM, BRIP1, BARD1, PALB2, RAD50 등 수십 개의 유전자 변이가 관련 있는 것으로 보고됐다.

중앙대병원 산부인과 이은주 교수는 “▲부모 중 한 명이라도 BRCA 유전자 돌연변이를 갖고 있거나 ▲본인이나 가족, 친척(고모, 이모, 조카) 중에서 유방암 또는 난소암이 진단되거나 BRCA돌연변이가 발견된 경우 등은 가족 모두 유전자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며 “이들은 난소암 고위험군으로 6개월에 한 번 정기적인 초음파검사와 CA125 종양표지자 혈액검사를 받아야한다”고 말했다.

이렇게 유전성 난소암의 발병위험이 높은 여성은 난소난관절제술도 고려해볼 수 있다. 이은주 교수는 “예방적 난소난관절제술로 난소암 발생위험을 96%까지 낮출 수 있기 때문에 아기 낳기를 원하지 않는 여성은 35세 이후 또는 적어도 40세 이전에 난소난관절제술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난소암은 BRCA 유전자 외에도 MMR 유전자(MLH1, MSH2, MSH6, PMS2), ATM, BRIP1, BARD1, PALB2, RAD50 등 수십개의 유전자의 변이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이와 관련한 가족력이 있는 경우 다른 가족도 유전자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경구피임약, 배란 막아 난소암 위험 낮춰

경구피임약 복용도 하나의 예방법이 될 수 있다. 현재까지 난소암의 원인은 정확히 밝혀진 바 없지만 난소암은 난소가 난자를 생성·배란하는 과정과 연관이 깊다고 알려졌다.

따라서 출산하지 않는 여성은 가임기 때 임신, 출산으로 인한 배란횟수가 줄지 않아 난소암 발병위험이 높다고 볼 수 있으며 임신과 수유기간 또는 경구피임약을 복용하는 동안에는 배란이 안 돼 난소암의 위험도가 낮아진다.

실제로 경구피임약을 5년 이상 장기복용했을 경우 약 50%의 난소암 발생 감소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고됐다. 하지만 개인의 건강상태에 따라 경구피임약으로 인한 부작용 등이 발생할 수 있어 난소암을 예방하기 위한 일차목적으로 경구피임약을 사용하진 않으며 반드시 전문가와 상담이 필요하다.

■다학제협진, 표적항암치료 등으로 생존율 향상  

난소암의 치료효과도 크게 높아졌다. 난소암이 진단되면 일반적으로 수술을 통해 가능한 모든 종양을 제거한 후 항암치료를 시행한다. 이때는 여성의 나이와 임신력, 암세포 종류와 병기 등 많은 요소를 고려해야한다.

수술 후 눈에 보이는 종양이 다 제거되거나 크기가 작을수록 좋은 항암치료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수술이 불가능할 경우에는 항암치료를 먼저 시행, 종양크기를 수술이 가능할 정도로 최대한 줄인 뒤 수술을 시행하기도 한다.

이은주 교수는 “특히 최근에는 NGS검사를 통해 수백 개의 유전자 동시 분석이 가능해지면서 유전성 난소암의 유전자변이를 조기에 발견, 이것만 타깃으로 하는 표적치료로 더 효과적인 항암치료를 시행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산부인과를 중심으로 외과, 비뇨의학과, 흉부외과 등의 다학제 협진 수술은 난소암환자의 생존율을 높이는 데 큰 원동력이 되고 있다(사진=중앙대병원).

다학제협진을 기반으로 한 수술도 난소암환자의 생존율을 높이는 원동력이다. 이은주 교수는 “현재 산부인과를 비롯해 외과, 비뇨의학과, 흉부외과, 방사선종양학과, 영상의학과, 핵의학과 의료진들이 힘을 합치고 있다”며 “잔존 병소가 없는 수준 또는 1cm를 넘는 종양이 절대로 없도록 수술을 통해 종양크기를 줄이고 수술 후에는 일주일간의 집중관리로 합병증을 막아 수술 2~3주 이내에 항암치료가 시작될 수 있게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중앙대병원은 적극적인 다학제 협진 수술을 시행, 지난 10년간 수술한 난소암환자들 중 예후가 가장 안 좋은 ‘장액성난소암’ 3기말 환자의 5년 생존율을 80%까지(모든 타입의 난소암환자의 5년 생존율은 62.1%) 높이는 등의 치료성적을 거뒀다.

■자각증상 없어 정기검진 더 경각심 가져야

증상을 느꼈을 때는 이미 3기 이상으로 악화된 경우가 많지만 난소암의 대표적인 증상을 알아두고 정기검진에 신경쓰는 것이 좋다. 난소암의 대표증상으로는 헛배가 부르고 아랫배가 더부룩하며 식욕이 없거나 이유 없이 가스가 차고 메스꺼움을 느끼는 것이다.

이은주 교수는 “단 이러한 증상들은 평소에도 느낄 수 있는 증상들이어서 난소암은 평소 정기검진에 더욱 경각심을 가져야한다”며 “특히 고위험군에 속하는 여성은 6개월에 한 번 여성암 검진을 놓치지 말고 받을 것”을 재차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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