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2개 기관 공동참여, 세계적 최대 규모 연구
분당서울대병원은 17일 본원 비뇨의학과 오종진 교수 연구팀이 ‘로봇방광절제술 환자의 생존율을 높이는 데 달성해야 할 다섯 가지 인자’를 확인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밝혔다.
방광암수술은 수술범위가 크고 난이도가 높아 비뇨의학과 수술의 마지막단계로 여겨진다. 특히 암이 방광근육까지 침투한 근침윤성방광암이라면 수술은 더욱 복잡하다.
우선 암이 퍼져있는 방광을 통째로 들어내야 하는데 이때 요도는 물론 남성은 전립선, 여성은 자궁과 질의 전벽 1/3 가량을 동시에 절제해야한다. 또 방광암이 가장 전이되기 쉬운 부위인 골반림프절과 대동맥 주위까지 광범위하게 임파선을 절제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방광역할을 대신 할 수 있도록 인공방광술 및 요로전환술이 이뤄진다.
최근에는 로봇을 이용한 방광절제술이 점차 확대되는 추세다. 방광을 절제하고 장을 통해 요루를 전환하는 방식은 기존과 동일하지만 로봇을 통해 정확한 시야를 확보한 상태에서 수술하기 때문에 출혈이 거의 없다. 또 장의 외부노출시간을 줄여 장폐색 등 각종 합병증 발생위험을 줄인다는 장점이 있다. 무엇보다 절개부위를 최소화해 통증을 줄여 환자의 회복속도를 높인다는 것이 큰 특징이다.
이런 로봇수술의 치료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연구팀은 기존 개복 위주의 방광절제술 달성 인자를 수정 보완해 로봇방광절제술의 다섯 가지 인자 달성 여부에 따른 생존율 차이를 분석했다.
연구는 2007년부터 2019년까지 국내 12개 병원에서 로봇방광절제술을 받은 730명 환자 데이터를 분석했다. 특히 이번 연구데이터는 총 21명의 다기관 의료진이 참여한 세계 최대 규모의 로봇방광암수술 데이터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또 이 데이터를 종합적으로 분석해 로봇방광암수술의 기준점을 제시했다는 평이다.
연구팀에 따르면 환자생존율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설정한 로봇방광절제술의 다섯 가지 인자는 ▲절제면 조직검사 음성 여부 ▲림프절을 16개 이상 제거한 경우 ▲Clavien-Dindo 분류(합병증을 평가하기 위해 질환의 위중한 정도를 나타내는 분류법) 3~5등급에 해당하는 주요 합병증이 수술 후 90일 이내 나타나지 않는 경우 ▲수술 후 1년 이내 재발이 없는 경우 ▲요관장 협착이 발생하지 않는 경우였다.
전체 환자 730명 중 208명(28.5%)은 위 다섯 가지 인자를 모두 달성했고 나머지 522명(71.5%)은 그렇지 않은 환자로 두 그룹 간 수술 후 생존율에서 큰 차이를 보였다. 달성한 환자와 그렇지 못한 환자의 ‘10년 생존율’은 각각 70.4%, 58.1%로 큰 차이를 보였고 ‘10년 방광암 특이 생존율’ 역시 87.8%와 70.0%로 차이가 있었다.
더욱이 '5년 생존율’에서도 각각 84.4%, 76.2%이었고 ‘5년 방광암 특이 생존율’ 역시 92.1%와 85.9%로 차이가 나타났다.
연구를 주도한 분당서울대병원 비뇨의학과 오종진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확인한 다섯 가지 인자가 로봇방광절제술을 시작하는 의료진에게 기준을 제공해 전체적인 수술 질 향상을 도모에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로봇수술의 치료효과를 높이는 것은 물론 많은 의사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연구를 다각화 할 것”이라며 “특히 로봇수술 혜택이 더 많은 환자들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건강보험 적용 검토를 위한 가이드라인 마련 과 보편화에 힘쓰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비뇨의학과 정상급 논문인 ‘영국 비뇨기과학회지(BJU International)’ 최신호에 게재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