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노령견이 올챙이처럼 배가 볼록하고 피부병이 안 낫는다면?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노령견이 올챙이처럼 배가 볼록하고 피부병이 안 낫는다면?
  • 남효승 부산동물병원 다솜동물메디컬센터 내과원장|정리·김보람 기자 (rambo502@k-health.com)
  • 승인 2020.09.18 17:3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남효승 부산동물병원 다솜동물메디컬센터 내과원장
남효승 부산동물병원 다솜동물메디컬센터 내과원장

올해에 11살이 된 우리 강아지는 최근 들어 무기력하게 자는 모습을 자주 보였다. 털도 푸석한 거 같다. 주인인 나도 탈모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데 우리 강아지도 나를 닮아서 그런지 등줄기 따라 대칭적으로 털이 많이 빠진다. 근육도 많이 빠지는 거 같고···. 아!! 가장 큰 문제는 왜 이리 물을 많이 마시고 오줌을 많이 누는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옆집아저씨 배처럼 배만 볼록 나오니 마음이 아플 뿐이다. 조금만 움직여도 헥헥거리는거 같고, 내 옆에 오래 있어 주면 좋겠는데 하루하루 나이 듦이 느껴진다.

우리 강아지는 사실 부신피질기능항진증을 앓는 중. 하루라도 더 건강히 우리 강아지들이 내 옆에 있어 줬으면 하는 것은 모든 보호자의 마음일 것이다. 오늘은 강아지에게 대표적으로 발생하는 호르몬질환인 부신피질기능항진증(쿠싱증후군)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다.

부신피질기능항진증은 나이 든 강아지에게 일반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 11살 정도에 발생하는 편이다. 6살 이전에 발생할 가능성은 작고 대부분 9살이 넘어가야 발생한다. 주로 푸들, 닥스훈트, 미니어처 슈나우저 등에게 발생한다. 부신피질기능항진증은 복강내부 장기 중 하나인 부신의 피질부 고유기능이 너무 과도해 코르티솔이라고 하는 천연스테로이드호르몬의 수치가 높아져서 발생한다. 발병 원인의 80~85%는 놔하수체종양, 15~20%는 부신종양이다.

종양으로 부신피질기능항진증이 발생하고 그에 따라 코르티솔 수치가 높아지면 다양한 임상증상이 나타난다. 환자 중 80~90%는 물을 많이 마시고 오줌을 많이 누는 모습을 보인다. 글루코코르티코이드 축적으로 식욕도 많이 는다. 당연히 살도 찐다. 전신근육뿐만 아니라 호흡근의 약화, 폐성 고혈압 등으로 헐떡거리는 빈도수가 증가한다. 간비대와 복부지방의 재배치로 배만 볼록해지는 pot belly 형태의 올챙이배가 된다. 그 외에도 당뇨, 췌장염, 재발성 방광염, 기관협착, 담낭찌꺼기, 폐혈전, 경련, 발작 등 정말 다양한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는 질환이다.

부신피질기능항진증의 원발요인이 종양이다 보니 상식적으로 종양을 제거해야 병적인 상태를 교정할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뇌하수체종양과 부신종양을 제거하는 것은 만만치 않은 일이다. 뇌하수체종양과 관련된 외과수술은 고도로 훈련된 수의사만 할 수 있어 일반적으로 접근하기 쉽지 않다. 방사선치료도 고려해볼 수 있지만 그 역시도 시행된 지 오래되지 않았다. 부신종양수술 역시 수술 전과 수술 후에 관리해야 할 합병증이 많다 보니 쉽지 않다. 한 연구에 따르면 수술 중 합병증이 발생할 확률은 15% 정도고 수술 후 합병증이 생길 가능성은 50%에 육박한다. 수술 후 생길 수 있는 합병증으로 췌장염, 폐혈전, 폐렴, 패혈증, 신부전 그리고 부신피질기능저하증이 있다. 전반적인 수술과정 중에 발생할 수 있는 사망률은 9~60% 정도다.

이런 여러 가지 이유로 현재도 부신피질기능항진증은 원인교정보다는 코르티솔 수치가 높아서 발생하는 합병증에 대한 치료와 합병증을 줄여주기 위해 코르티솔 수치를 낮춰주는 치료로 다스리는 편이다. 코르티솔을 낮춰주는 약 자체도 여러 가지 부작용 및 다른 약과 상충하는 요소가 있으므로 반드시 수의사와 상담한 후 처방받을 것을 권장한다. 앞에 나열된 임상증상이 있다고 하면 한 번쯤은 쿠싱증후군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