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예방캠페인] ‘코로나’ 위기 속 ‘추석’이라는 관문 통과하기
[감염예방캠페인] ‘코로나’ 위기 속 ‘추석’이라는 관문 통과하기
  • 김동현 한국역학회 회장(한림의대 교수) (desk@k-health.com)
  • 승인 2020.09.21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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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한국역학회 회장(한림의대 교수)
김동현 한국역학회 회장(한림의대 교수)

코로나19로 인해 모든 이들이 지쳐가고 있다. 이 위기의 끝이 언제일지 알 수 없어 더더욱 답답하고 힘들다. 진정 전 인류에 닥친 전대미문의 위기라 할 수 있다. 그래도 코로나 환자를 치료하는 의료진과 확진자 동선 추적에 땀 흘리는 방역 전사들의 헌신과 고충을 생각하면 ‘힘 모아 이겨내자’는 다짐을 새롭게 하게 된다.

안전하고, 효과 있는 백신의 개발과 접종은 올해 안에는 어려워 보이고 무증상기와 증상 미자각 경증시기의 ‘조용한 전파’는 역학조사를 통한 방역대응을 무력화시키고 있다.

많은 나라에서 크나큰 피해를 일으킨 1차 확산이 다소 진정된 후 경제활동이 재개되고 사회적 접촉이 활발해지자마자 다시금 2차 확산이 일어나고 있다. 이는 ‘사회적 거리두기’라는 물리적 장벽을 구축하는 것만이 이 영악한 바이러스의 전파와 확산을 막는 유일한 방역조치라는 걸 새삼 일깨워주고 있다.

‘사회적 느슨해짐’에 대해서는 우리 모두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역사적 사례가 있다. 100여 년 전, 스페인 독감이 가져다준 교훈이다.

스페인 독감은 1918년 여름철의 1차 유행(wave)에 이어 같은 해 겨울에 몇 배 더 많은 사망자가 발생한 2차 유행(wave), 그리고 1019년 2~3월의 3차 유행(wave)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적으로 수천만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당시 미국에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무시하고 대중행사를 감행한 필라델피아시는 방역조치를 강화한 세인트루이스시에 비해 인구 10만명당 사망률이 5배나 더 높았다. 당국의 조치와 시민의 참여에 따라 건강피해가 얼마나 달라질 수 있는가를 극명하게 드러낸 사례라 할 수 있다.

코로나와의 싸움은 장기전으로 나아가고 있다. 따라서 내가, 우리가, 우리 직장이, 우리 지역이 무얼,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 시민 참여형 논의가 본격 시작돼야한다.

확진자가 급증할 조짐이 보이면 강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통해 감염확산을 억제해야하고 중환자 발생이 우리 임상치료 역량 내에서 관리할 수준이라면 다시 활동을 재개하는 방식의 죄고 푸는 과정을 한동안은 반복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에 비해 잘 해오고 있다. 정부, 방역당국, 보건의료인 뿐 아니라 사회경제적 고통을 참고 동참해 준 모든 국민의 희생과 노력 때문이다.

많은 전문가가 올가을, 겨울 또 한 번의 코로나 대유행을 예측하고 있다. 정말 혹독한 시기가 다가오고 있어 보인다.

지난 수개월 이동하고 모이면 예외 없이 코로나는 확산됐다. 민족 대이동의 추석 명절은 또 한 번의 코로나 위기의 관문으로 보인다. 많은 아쉬움이 있더라도 찾아가 뵙고 싶은 맘을 올 추석엔 접도록 하자.

코로나 위기는 인류와 바이러스와의 전쟁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유사 이래 인류가 바이러스에 진 적은 없다. 언젠가는 꼭 이겨낼 것이다. 하지만 ‘사회적 느슨해짐’으로 잃어버린 가족, 이웃, 동료는 다시 볼 수 없다. 우리의 ‘지속적 만남’을 위해 이번 추석만은 ‘지속적 거리두기’를 꼭 당부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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