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암, 희망은 있다] ④폐암치료 골든타임, 뇌전이 발생 전 치료 중요
[폐암, 희망은 있다] ④폐암치료 골든타임, 뇌전이 발생 전 치료 중요
  • 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20.10.16 15: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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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전이 빈번한 폐암, 치료 중 뇌전이 발생비율 44%
뇌압 상승해 두통·어지럼증 등 신경학적 증상 발현
3세대 표적치료제, 상대적으로 혈액-뇌장벽 투과율↑

폐암은 1998년부터 20년 이상 암 사망률 1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8년 사망자 29만8820명 중 26.5%가 암이었으며 이 중 22.5%(7825명)가 폐암으로 사망했습니다. 폐암의 5년 생존율은 27.6%로 췌장암에 이어 두 번째로 낮습니다. 폐암은 감기·만성기관지염과 증상이 유사해 조기에 발견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헬스경향은 10월 14일 ‘폐의 날(매년 10월 둘째주 수요일)’을 맞아 폐암기획기사를 마련했습니다. <편집자 주>

뇌로 전이된 폐암은 완치를 기대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고 병의 진행속도가 빨라 치료를 하지 않으면 불과 1~2개월 정도밖에 생존하지 못한다(사진출처=클립아트코리아).
뇌로 전이된 폐암은 완치를 기대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고 병의 진행속도가 빨라 치료를 하지 않으면 불과 1~2개월 정도밖에 생존하지 못한다(사진출처=클립아트코리아).

폐암은 암으로 인한 국내 사망원인 중 남녀 모두 1위인 무서운 질환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8년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폐암은 연간 2만5780여명의 신규 환자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비소세포폐암환자의 55~80%는 진단 당시부터 폐암이 국소적으로 진행됐거나 전이가 발생한 상태다. 폐암이 유독 전이가 활발한 이유는 폐에 연결된 동맥이 심장을 통해 전신으로 퍼지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초기에 폐암을 발견해 수술을 하더라도 20~50%에서 재발하고 3기 이상이 되면 70% 이상이 재발을 경험한다.

전이는 폐암환자를 괴롭히는 가장 큰 요인이다. 그중 비소세포폐암은 국소 재발보다는 뇌, 뼈, 간 등에 전이되는데 그중 뇌전이(전이성뇌종양, 뇌전이암)가 자주 발생한다. 뇌전이는 대부분 뇌의 회백질 경계에서 발생하는 ‘단발성’과 암세포가 뼈나 뇌경막을 침범하는 ‘다발성’이 대표적이다. 실제로 폐암은 진단 시점부터 뇌전이가 있고 치료 중 뇌전이가 발생하는 비율도 44%에 달한다.

문제는 뇌로 전이된 폐암은 완치를 기대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고 병의 진행속도가 빨라 치료를 하지 않으면 불과 1~2개월 정도밖에 생존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대한폐암학회에 따르면 폐암이 뇌로 전이될 경우 두개골 내에 뇌압이 상승해 두통, 어지럼증뿐 아니라 걸음을 제대로 걷지 못하고 말이 어눌해지는 등 다양한 신경학적 이상이 발생할 수 있다.

분당서울대병원 재활의학과 양은주 교수는 “뇌전이 폐암의 뇌재활치료는 뇌졸중환자와 재활목표가 애초에 다르다”며 “뇌졸중환자의 재활목표는 환자가 본래의 일상생활로 복귀하는 ‘기능회복’이 초점인 반면 뇌전이 폐암의 경우 환자의 상태 유지, 회복을 통해 환자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이어 양은주 교수는 “하지만 뇌전이 폐암의 경우 뇌졸중과 달리 눈에 띄는 자각증상이 없어 뇌재활치료에 관한 중요성이 떨어진 상태다”며 “환자들이 의지를 갖고 재활과 항암치료에 임하면 얼마든지 일상적인 생활이 가능한 만큼 적극적으로 치료에 임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돌이킬 수 없는 뇌전이, 혈액-뇌장벽 투과율이 관건

혈액을 타고 전이돼 뇌에 종양이 생기는 뇌전이 폐암은 치료와 관리가 까다롭다. 기존 치료법인 ▲전뇌방사선 ▲감마나이프 ▲수술적절제 등의 통해서도 만족스러운 치료효과를 기대하기 어렵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전뇌방사선의 경우 비소세포폐암에 저항성이 높고 뇌괴사 또는 뇌위축, 치매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또 기존 뇌전이 폐암치료에 널리 사용됐던 항암화학요법, 방사선치료 등의 효과 역시 매우 제한적이다. 초기 항암화학요법(세포독성항암제, 표적치료제)이 뇌전이환자에게도 효능을 보이지만 어느 순간부터 폐와 관계없이 뇌전이가 다시 커지는 경우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는 약제가 뇌를 보호하는 혈액-뇌장벽을 투과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다행히 최근 혈액-뇌장벽 투과율이 높은 3세대 표적항암제 오시머티닙이 개발돼 뇌전이 폐암환자들의 삶의 질이 향상됐다.

대규모 3상 임상시험에 따르면 오시머티닙은 뇌전이환자의 질병 진행 또는 사망위험을 52% 감소시켰으며 뇌전이로 발생하는 질환발현율 역시 오시머티닙(12%)이 표준치료군(30%)보다 더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 부작용발현율도 표준치료군보다 낮은 수치를 보였다.

연세암병원 폐암센터장 조병철 교수는 “비소세포폐암에서 뇌전이는 흔히 생길 수 있는 뇌종양으로 최근 평균수명증가와 새로 개발된 여러 종류의 항암제를 통해 생존기간이 연장되면서 발생률이 증가하고 있다”며 “특히 오시머티닙은 환자의 70~80%가 부분관해를 보일 정도로 효과가 좋고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혈액-뇌장벽 투과율이 높아 환자 삶의 질이 향상됐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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