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성 의원 “건보공단, 유도질문형 여론조사결과 홍보에 활용”
이종성 의원 “건보공단, 유도질문형 여론조사결과 홍보에 활용”
  • 강태우 기자 (burning.k@k-health.com)
  • 승인 2020.10.20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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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이종성 의원(국민의힘)은 건강보험공단(이하 건보공단)이 대국민을 상대로 유도질문형 여론조사를 실시하고 홍보에까지 활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MRI·CT·초음파 건강보험 적용 ▲2-3인실 건강보험 적용 ▲노인 임플란트·틀니 본인부담 경감 ▲선택진료비(특진비) 폐지 등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았던 비급여항목의 건강보험적용을 확대하는 방안들을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문케어)의 일환으로 추진했습니다. 이러한 정책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올해 8월 건보공단이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질문이다.

이 문항에 응답자의 94%는 ‘긍정적이다’로 평가했다. 건보공단은 이를 바탕으로 '건강보험 보장성강화 정책 ”긍정“ 94%’라는 내용의 보도자료까지 냈다. 문재인케어로 건보재정부담이 커진다는 점은 언급하지 않고 혜택을 보고 있는 부분만 강조해 건보공단이 원하는 답을 얻었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다른 문항을 살펴보면 “평균 3.2%의 건강보험료율 인상수준”을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80.9%가 ‘높다’로 평가했다. 응답자들은 보장성강화 정책에 따라 상승한 건강보험료가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는 것이다. 

더욱이 건보공단은 지난 7월(2020년 6월 30일∼7월 3일)에도 ‘코로나19이후 건강보험에 대한 국민인식조사(2000명, 95% 신뢰수준 표집오차 ±2.2%p)’라는 주제로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질문문항을 살펴보면 ▲의료기관 방문조회시스템을 활용한 감염대상자정보 실시간제공 ▲건강보험 빅데이터를 활용해 중증환자 분류 등 치료지원 ▲코로나19 치료비 건강보험 80% 지원 등 건보공단이 추진한 사업들을 알고 있는지 묻 고 있다. 

이어 건보공단은 “건보공단의 중요성을 깨닫게 되었다는 것에 대해 동의하는가?” “국가재난 상황에서 건보공단이 있어서 안심이 되었는데 동의하는가?” 등 홍보성질문을 이어갔고 마지막에는 “적정수준의 보험료는 부담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으로 마무리했다.

응답자에게 홍보내용을 먼저 전달하고 마지막에 ‘적정수준의 보험료’ 답변을 유도하는 전형적인 유도형여론조사를 실시하고 있는 것이다. 

이종성 의원에 따르면 건보공단은 적정보험료율이 몇 프로인지 정확한 수치를 응답자에게 전달하지 않았는데도 “국민 중 87%가 적정수준의 보험료를 부담할 가치가 있다고 답변했다”는 결과를 보도자료로 배포했다. 건강보험 가입자마다 적정수준 보험료기준이 다르다는 점을 볼 때 사실상 무의미한 조사라는 지적이다. 

특히 이종성 의원이 건보공단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건보공단은 2019년~2020.8월동안 여론조사비용에 7억9530만원을 집행했다고 밝혔다.

이종성 의원은 “2019년도에도 건보공단이 ‘건보 혜택은 넓히고 부담은 낮추는 문케어정책의 찬반여부’를 묻는 등 좋은 말만 늘어놓는 여론조사를 실시하더니 올해도 여론조작형 여론조사를 실시한 뒤 홍보하고 있다”며 “상식적으로 여론조사를 진행할 때는 사실에 기초해 장점과 단점을 동시에 언급하고 정책을 평가해야하는 만큼 객관성이 확보되지 않는 건보공단의 조사결과는 정책수립의 근거로서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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