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방심한 사이 꿀꺽! 소화기 이물 조심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방심한 사이 꿀꺽! 소화기 이물 조심
  • 김희은 24시 분당 리더스 동물의료원 중증내과질환센터 부장 l 정리·김보람 기자 (rambo502@k-health.com)
  • 승인 2020.10.21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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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은 24시 분당 리더스 동물의료원(동물병원) 중증내과질환센터 부장

이번 추석연휴 동안 소화기이물로 많은 반려동물이 병원을 찾아왔다. 이들이 삼킨 이물은 꼬치전·압착고무·갈비뼈 등 다양했다. 이물을 섭식하는 것은 정말 한순간이다. 필자가 학창시절을 같이 보낸 강아지도 자두씨를 먹은 적이 있는데 그 순간이 얼마나 짧고도 갑작스러웠는지 기억이 생생하다.

이물을 먹은 후 빨리 치료받고, 크기가 작거나 날카롭지 않은 이물을 먹었다면 대부분 구토유발처치로 해결할 수 있다. 하지만 ▲이물의 크기가 큰 경우 ▲끝이 날카로운 경우 ▲이물이 장으로 넘어간 경우 ▲구토유발 처치에도 이물이 나오지 않는 경우 문제는 조금 심각해진다.

보통 구토유발 처치의 다음 단계로 내시경시술을 생각해보게 된다. 내시경시술은 마취 후 소화관에 직접 진입해 이물을 견인하는 방법이다. 수술보다 비침습적이며 소화관손상이 심하지 않다면 당일에도 퇴원할 수 있어 선호된다. 하지만 견인할 수 있는 이물의 범위가 제한적이기도 하다.

예를 들어 어떻게 삼켰을지 상상하지 못할(?) 정도로 큰 이물이 위에 있을 땐 위식도조임근을 통과하지 못해 수술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바늘·칼날 등 날카로운 이물은 내시경을 통해 견인하다 식도를 천공시킬 수 있어 내시경시술을 진행하지 않는다.

내시경이 접근 가능한 범위는 보통 십이지장까지로 이물이 장으로 이미 진입했을 때도 수술을 선택하게 된다. 특히 장내로 진입한 이물의 대부분은 폐색을 일으키므로 증상도 중증으로 진행되며 시간이 오래되면 장조직이 괴사하면서 천공이 일어나 응급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이 경우 세균성복막염, 패혈증으로 이어져 예후가 매우 나빠진다. 따라서 빠른 발견과 치료가 중요하다.

선형이물 역시 조심히 접근해야 할 이물 중 하나다. 선형이물은 길기 때문에 넓은 범위에 걸쳐있는 경우가 많고 섣불리 이물을 당겨서 제거할 땐 장중첩이 생겨 더욱 큰 문제를 일으킬 수 있기에 대부분 수술로 제거한다.

이물을 빠르게 확인하고 제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예방이다. 특히 나이가 어린 반려동물은 호기심이 왕성하기 때문에 삼킬 수 있는 물건은 멀리 치워놓아야 한다. 이물 자체가 문제가 될 수도 있지만 독성을 띨 수 있는 인의 약, 화학물질, 사람음식(양파·포도 등)도 경계해야 한다. 반려동물을 책임진다는 것은 어린아이를 돌보는 것과 같다. 반려동물 이물섭식은 항상 신경쓰고 조심해야 한다. 혹시라도 증상이 의심된다면 꼭 가까운 동물병원에서 확인해보도록 하자.

위 안에 이물이 보이는 방사선사진
위 안에 이물이 보이는 방사선사진
내시경에 보이는 이물
내시경에 보이는 이물
몸 밖으로 꺼낸 이물
몸 밖으로 꺼낸 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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