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시력을 빠르게 앗아가는 ‘수정체탈구’를 아시나요?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시력을 빠르게 앗아가는 ‘수정체탈구’를 아시나요?
  • 이하은 24시 분당 리더스 동물의료원 안과 과장 l 정리·김보람 기자 (rambo502@k-health.com)
  • 승인 2020.10.28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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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은 24시 분당 리더스 동물의료원(동물병원) 안과 과장

오늘은 자주 접하는 안과질환은 아니지만 빨리 치료받지 않으면 시력을 잃을 수 있는 응급안과질환 ‘수정체탈구’에 대해 알아보겠다.

수정체탈구란 수정체를 지지하고 있는 인대가 손상돼 원래의 위치에서 벗어나는 것을 의미한다. 탈구의 정도에 따라 수정체를 지지하고 있는 인대가 모두 손상돼 수정체가 홍채 앞쪽 혹은 뒤쪽으로 위치가 변화된 경우를 수정체탈구, 일부 인대만 손상돼 수정체가 원위치의 중심에서 벗어난 경우를 수정체아탈구라 한다.

수정체탈구는 원발성 또는 속발성으로 분류할 수 있다. 실제로 수정체탈구가 유전되는 품종으로 잭러셀, 티베탄, 미니어처불테리어 등이 있다.

아직 유전소인은 명확하지 않지만 호발품종으로는 미니어처슈나우저, 샤페이, 푸들, 몰티즈, 요크셔테리어, 코커스패니얼 등이 있다. 이러한 원발성수정체탈구의 위험성을 가진 품종은 특히 나이가 들수록 발생비율이 증가한다. 속발성수정체탈구를 일으키는 원인으로 ▲눈 주변 외상 ▲녹내장 ▲포도막염 ▲백내장 등을 들 수 있다.

탈구되는 위치에 따라 홍채 앞쪽으로 탈구되는 건 전안방탈구, 홍채 뒤쪽으로 탈구되는 건 후안방탈구라 한다. 특히 전안방탈구는 즉시 교정하지 않으면 안압이 상승하는 녹내장으로 진행돼 심한 통증과 망막박리 및 영구 각막부종 등이 발생한다. 1~2일 이내에 적절한 치료와 수술을 받지 않는다면 시력이 상실될 수 있는 응급질환이다.

보호자가 발견할 수 있는 임상증상은 통증으로 갑작스럽게 눈을 잘 못 뜨며 심한 결막충혈과 각막부종으로 눈이 전반적으로 뿌옇게 보이는 모습 등이 있다. 만일 반려견이 이런 증상을 보인다면 지체하지 말고 바로 가까운 동물병원에 가야한다.

수정체탈구의 치료는 수술적접근법과 비수술적접근법으로 나뉜다. 수술은 수정체유화술(백내장수술)과 낭내수정체적출술 등이 있다. 환자의 상태(시력, 녹내장 유무, 나이 등)에 따라 수술법의 결정과 추가적인 수술이 진행된다.

비수술적접근법은 산동제를 점안해 앞쪽으로 탈구된 수정체를 홍채 뒤로 밀어준 뒤 앞쪽으로 이동하지 않도록 장기적인 축동제 처방 및 필요한 안약점안으로 관리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 방법으로도 수정체 움직임을 완전히 예방할 수 없기에 정기적으로 정밀검사를 진행해야한다.

수정체탈구를 예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평소에 터그놀이(반려견의 입에 장난감이 물려 있는 상태에서 좌우로 인형을 당겨주면서 노는 놀이) 또는 얼굴에 충격을 가할 수 있는 놀이는 삼가는 것이다. 또 한쪽 수정체만 탈구됐다면 영향을 받지 않은 눈도 수정체탈구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아 동물병원에서 세밀한 검진이 필요하다.

수정체탈구가 발생한 후 시간이 지나면 시력을 보존할 수 있는 시기를 놓칠 수 있다. 가능하다면 안약치료와 함께 수술적치료를 빠르게 결정하고 진행하는 것이 좋다. 반려견이 평소와 달리 ▲눈이 뿌옇고 ▲충혈이 심하고 ▲눈 뜨는 것을 불편해한다면 최대한 빨리 동물병원에 방문하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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