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가위로 치매도 잡는다
유전자가위로 치매도 잡는다
  • 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20.10.29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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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츠하이머 원인유전자
‘베타 아밀로이드’ 줄여줘
세포 침입 쉬운 나노복합체
퇴행성뇌질환 적용 박차 가해
유전자가위는 치매뿐 아니라 암, 희귀질환처럼 유전자의 돌연변이가 원인인 질환을 타깃 한 치료제 개발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유전자가위는 치매뿐 아니라 암, 희귀질환처럼 유전자의 돌연변이가 원인인 질환을 타깃 한 치료제 개발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최근 3세대 유전자교정기술인 ‘크리스퍼-카스9 유전자가위(CRISPR-Cas9)’ 연구자들이 노벨화학상을 수상하면서 유전자가위가 핫이슈로 부상했다.

유전자가위는 질병의 원인인 돌연변이유전자를 제거하고 정상DNA를 붙여 유전자가 본래의 기능대로 작동할 수 있도록 교정해주는 기술이다. 유전자가위는 과거라면 몇 년이 걸렸을 유전자편집을 1~2일까지 단축시켜준다. 특히 의료분야에서 유전자기술은 비정상적 유전자가 원인인 치매, 난치성·유전성질환에 대한 근본치료방법의 실마리를 제공, 차세대의료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유전자가위는 1세대 징크 핑거 뉴클레아제 유전자가위와 2세대 탈렌 유전자가위를 거쳐 현재 3세대인 크리스퍼-카스9 유전자가위가 탄생했다. 크리스퍼-카스9는 DNA에 적용됐던 1·2세대 유전자가위와 달리 RNA에 작용하기 때문에 유전자편집기술이 더욱 뛰어나다. 최근 개발된 CAR-T면역치료제가 크리스퍼-카스9 유전자가위를 사용한 대표적인 예다.

크리스퍼-카스9 유전자가위는 알츠하이머병의 원인유전자인 ‘베타-아밀로이드단백질’을 발견, 이 유전자를 타깃으로 한 약물을 개발했지만 동물실험 결과 심각한 부작용을 발견해 상용화할 수 없었다.

하지만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세계최초로 베타-아밀로이드단백질 생성에 관여하는 효소유전자(Bace1)를 자르는데 성공하면서 알츠하이머 정복에 한 발 다가설 수 있게 됐다. 동국대 화학과 김종필 교수와 박한슬 연구원팀이 진행한 이 연구의 핵심은 신경세포에만 작용하는 지름 125나노미터 크기의 나노복합체 유전자가위기술이다.

연구팀은 알츠하이머성 치매를 앓는 쥐의 해마에 나노복합체를 적용했다. 그 결과 베타-아밀로이드단백질의 양이 급격히 감소했고 치매의 직접적인 원인인 아밀로이드플라크의 축적을 막는 동시에 인지능력을 향상시킨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김종필 교수는 “알츠하이머성치매를 치료하기 위한 많은 시도가 있었지만 기술적 한계에 부딪쳐 아직 성공한 사례가 없었다”며 “하지만 이번에 개발한 나노복합체는 세포에 침입하기 쉬운데다 바이러스가 아니다 보니 세포독성도 낮아 퇴행성뇌질환치료제 개발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또 크리스퍼-카스9 유전자가위는 희귀질환처럼 특정유전자의 돌연변이가 원인인 질환의 치료제개발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실제로 현재 미국, 영국 등 해외에서는 망막색소변성증, 유전성아밀로이드증 등 희귀질환치료제 개발에 크리스퍼-카스9 유전자가위기술이 적용되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툴젠이 샤르코마리투스병 치료제 임상을 진행 중이다.

툴젠 관계자는 “현재 내부적으로 동물임상을 마친 상태”라며 “내년까지 미국에서 공식적인 전임상 실시 후 순차적으로 임상1상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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