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레스테롤수치 높다면 경동맥 안녕한지 꼭 확인해보세요”
“콜레스테롤수치 높다면 경동맥 안녕한지 꼭 확인해보세요”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0.10.30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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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우호걸 경희대병원 신경과 교수
우호걸 교수는 “경동맥은 머리와 얼굴에 피를 공급하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최근 우리나라도 식생활의 서구화로 경동맥협착으로 인한 뇌경색환자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두근두근’. 턱과 귀가 만나는 목 부근에 가만히 양손을 대보자. 심장처럼 박동이 느껴진다면 경동맥이 제대로 뛰고 있다는 신호다. 경동맥은 목을 지나는 혈관으로 뇌에 혈액을 공급해주는 내경동맥과 두피, 얼굴에 혈액을 공급해주는 외경동맥으로 나뉜다.

그런데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경동맥이 좁아지거나 막히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서양 사람에게나 많았던 경동맥질환이 식생활의 서구화로 인해 우리나라에서도 흔한 질환이 된 것. 우호걸 경희대병원 신경과 교수를 만나 자세한 얘기를 들었다.

- 경동맥질환은 좀 생소하게 느껴진다. 구체적으로 어떤 질환인가. 

경동맥질환은 목을 지나 안면과 뇌에 혈액을 공급하는 경동맥이 좁아지거나 막히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뇌로 충분히 피가 공급되지 못하면서 뇌경색이 발생할 수 있다. 뇌경색은 원인이 너무나도 다양해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중요한데 병든 경동맥이 원인인 뇌경색환자도 전체의 15~20% 정도로 보고되고 있다. 

- 혈관질환은 잘못된 생활습관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경동맥질환도 마찬가지인지. 

경동맥질환은 고지혈증(혈액 속에 콜레스테롤이 정상보다 많아지는 질환)이 가장 중요한 위험인자로 꼽힌다. 매끄러워야하는 동맥 내벽에 기름기가 많이 끼면 혈관 벽이 두꺼워지고 좁아진다(동맥경화). 이렇게 되면 혈액이 제대로 흐르지 못하고 엉키면서 결국 혈전(피떡)이 발생하고 이것이 하필 뇌로 날아가 뇌혈관까지 막으면 뇌경색이 발생한다. 콜레스테롤수치가 높은 사람은 경동맥질환을 특히 조심해야하며 전문가와 상담을 통해 예방·관리에 적극 나서야한다.

혈관이 좁아지고 딱딱해지는 동맥경화가 발생하면 혈액이 제대로 흐르지 못하고 엉키면서 혈전이 생긴다. 이 혈전이 머리로 날아가 뇌혈관을 막으면 뇌경색 등이 발생할 수 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 혈관이 점점 좁아지고 있어도 우리는 별다른 이상을 못 느낀다. 경동맥이 좁아진 정도는 어떻게 알 수 있나.  

다행히 건강검진항목에 경동맥초음파검사가 포함돼 있어 검진 김에 경동맥의 상태도 확인할 수 있다. 협착이 심해 보이는 환자는 CT, MRA, 혈관조영술 등의 검사를 추가로 시행해 정확한 협착정도를 파악하고 전문가의 진료 후 알맞은 치료·관리계획을 세우게 된다.

- 검사결과도 다 다를 것 같은데. 경동맥이 좁아진 정도에 따라 치료방식도 차이가 있는지.

경동맥협착이 심하지 않고 증상이 없다면 생활습관개선을 통해 위험인자를 조절하면서 약물치료를 시행한다. 하지만 경동맥협착이 50% 이상이면서 뇌경색이 이미 발생했거나 또는 증상이 없더라도 경동맥협착이 70% 넘게 진행됐다면 뇌경색 재발 및 예방 차원에서 경동맥스텐트삽입술이나 경동맥내막절제술 같은 보다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 특히 스텐트삽입술은 경동맥질환에서도 좋은 효과를 내고 있다고 들었다.

경동맥협착이 심한 환자들은 과거만 해도 전신마취 후 목 부분과 경동맥을 직접 절개해 좁아진 부분의 혈관내막을 제거하는 수술을 진행했다.

하지만 2000년대 이후부터는 수술 대신 시술로도 경동맥협착을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게 됐다. 이른바 경동맥스텐트삽입술로 전신마취 없이 대퇴동맥으로 작은 관을 넣어 경동맥 협착부위에 풍선과 스텐트라는 그물망을 삽입, 좁아진 혈관을 넓게 펴주는 것이다.

스텐트삽입술을 위한 기구와 약제들이 점점 발달하고 치료경험이 축적되면서 경동맥스텐트삽입술의 효과도 점차 향상됐다. 최근 연구들에서는 경동맥스텐트삽입술이 경동맥내막절제술과 비슷한 예후 및 합병증발생률을 보이고 있어 수술을 대체할 수 있는 치료로 인식되고 있다.

우호걸 교수는 “경동맥질환은 다른 혈관질환과 마찬가지로 꾸준한 관리가 필수이기 때문에 지속적인 약물복용과 생활습관개선에 대한 환자의 의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효과가 좋은 스텐트삽입술을 받아도 약물치료는 계속 해야하는지 궁금하다.

삽입한 스텐트가 잘 유지되려면 약물치료와 생활습관개선을 꾸준히 이어가야한다. 어찌 됐든 스텐트는 좁아진 혈관을 옆으로 넓혀주기 위해 삽입한 외부물질이다. 따라서 약을 끊거나 생활습관이 흐트러져버리면 좁아진 혈관에 또다시 혈전이 재발할 수 있다.

이 경우 또다시 스텐트를 삽입해야하는데 시술이 반복될수록 예후가 안 좋은 경우가 많다. 따라서 스텐트삽입술을 받은 환자도 긴장의 끈을 놓지 말고 약물치료와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해야한다. 또 재발 예방을 위해 시술 후 1개월, 6개월, 1년 간격으로 추적검사를 받아야한다. 이후 안정기에 접어들면 추적검사 간격을 늘릴 수 있다.

- 생활 속 관리도 중요한데.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참 힘들다. 좋은 팁이 없나.

술 한잔도 주의가 필요하다고 얘기하면 특히 남성환자들은 곤란한 표정을 짓는다.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어쩔 수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주의가 필요한 상황이라면 스스로 절제해야한다. 정 참석해야하는 자리면 술자리에서 질병이 있다고 솔직하게 밝혀 더 이상 술을 권하지 못하게 하고 잔을 부딪치는 정도로만 끝내는 것이 좋다.

- 평소 즐기던 음식을 이제 못 먹는다는 생각에 우울해하는 환자들도 많다.

경동맥질환은 고지혈증이 강력한 위험인자라는 점에서 음식조절도 물론 필요하다. 이에 환자들은 힘이 빠져 하지만 무조건 안 좋은 음식을 끊고 채소만 먹으라는 것이 아니다. 음식을 무조건 안 먹어야한다는 극단적인 생각은 오히려 스트레스로 작용해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기름지고 지방함량이 높은 음식은 먹었다면 다음 날 운동을 좀 더 많이 해서 칼로리를 소모하면 된다. 운동은 유산소운동이 가장 좋은데 처음에는 일주일에 3일 이상, 40~60분 정도로 잡고 여기에 익숙해지면 강도를 점점 늘려가는 것이 좋다.

※ 우호걸 교수는?

우호걸 교수는 뇌혈관 및 경동맥질환을 전문분야로 문제가 생긴 혈관을 정확히 파악해 그에 알맞은 신속한 치료를 시행하고 있다.

특히 경동맥질환 같은 혈관질환은 꾸준한 관리가 필수이기 때문에 환자의 의지를 매우 중요하게 여긴다. 환자가 조금이라도 의지가 약해진 것 같으면 검사결과를 직접 보여준다. 좁아진 혈관의 모습을 눈으로 보고 경각심을 확 느끼게 하기 위해서다.

특히 스텐트삽입술은 시술 후 관리가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환자에게 이에 대한 교육을 충분히 진행하며 시술 후에도 꾸준히 관리할 자신이 있는지 반드시 확인한다.

대한신경과학회, 대한뇌졸중학회 등 학회활동에도 적극 참여하면서 최근 우리나라에서 증가하고 있는 경동맥질환의 중요성을 알리는 데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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