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과 약, 여전히 독하다고만 생각하시나요
피부과 약, 여전히 독하다고만 생각하시나요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0.11.12 15: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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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피부과학회, 피부과 약 바로알기 편견타파 캠페인 실시
900명 대상 설문조사, 절반 이상이 ‘피부과 약 독하다’고 생각
실제 부작용경험자는 14%, 85%는 피부과 약 복용 후 질환호전
피부과 약은 독하고 부작용이 많다는 등 오해가 만연하지만 전문의의 처방에 따라 복용하면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피부과 약은 피부를 더 예민하고 건조하게 만들어요.” “독성이 강해 내성이 생기면 더 강한 약을 계속 복용해야해요.”

포탈사이트에는 이렇게 피부과 약을 걱정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넘쳐난다. 모든 약(藥)은 부작용이 있기 마련인데 피부과 약은 유독 독하고 부작용이 심하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이는 과거부터 무서운 질환으로 인식되던 나병(한센병)을 피부과에서 치료했기 때문에 피부과 약은 아무래도 독할 것이라는 인식에 기반한 것”이라며 “피부과 약은 전문의의 처방에 따라 복용하면 안전하면서도 효과적”이라고 한목소리로 강조한다.  

피부과 약에 대한 인식 관련 설문조사결과

■올해 주제는 ‘피부과 약 바로 알기’

대한피부과학회는 이러한 메시지를 국민에게 보다 널리 전달하고 피부과 약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바로잡고자 제18회 피부건강의 날의 주제로 ‘피부과 약’을 선정, ‘피부과 약 바로 알기 편견타파’ 캠페인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대한피부과학회는 12일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캠페인의 일환으로 실시한 대국민 대상 온라인 설문조사결과를 발표, 피부과 약에 대한 국민 인식 개선이 시급함을 강조했다.

대한피부과학회가 피부과 약 복용력이 있는 약 9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온라인 설문조사결과에 따르면 약 79%가 ‘피부과 약은 독하다’라는 얘기를 들어본 적이 있으며 실제 이에 56.1%가 동의한다고 응답했다.

하지만 이러한 인식을 갖게 된 이유로는 약에 대한 직접적인 부작용 경험보다는 일반적인 통념이라고 응답하는 경우가 많았다. 실제로 약 복용 후 부작용과 관련된 응답에서는 약 85%가 피부과 약 복용 후 질환이 호전되거나 부작용을 경험한 적이 없다고 답했으며 부작용을 경험한 환자는 정작 14%에 그쳤다.

대한피부과학회 박천욱 회장은 “이번 설문조사를 통해 여전히 피부과 약에 대한 오해가 짙다는 것을 절실히 확인했다”며 “의료현장에서 충분한 설명은 물론, 학회 차원에서도 국민과의 소통창구를 넓혀 지속적으로 피부과 약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토피, 건선 등은 장기 관리 중요

실제로 겪는 부작용은 적었음에도 피부과 약 복용을 중간에 중단하는 비율도 꽤 됐다. 이번 설문조사에서 피부과 약을 처방받고도 중간에 약을 복용하거나 중단한 경험은 약 26%로 조사됐으며 피부과 약의 장기 복용에 대한 부담감이 그 이유로 꼽혔다.

이날 설문조사결과에 대해 발표한 노원을지대병원 피부과 한태영 교수는 “급성두드러기처럼 단기간 약을 복용해도 좋아지는 피부질환도 물론 있지만 장기적인 약 복용과 관리가 필요한 피부질환도 분명히 있다”며 “피부질환을 단순 경증질환으로 생각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장기관리가 필요한 대표적인 질환은 아토피피부염과 건선이다. 아토피피부염환자는 피부장벽이 약하기 때문에 외부 알레르기물질에 대해 민감하며 이는 식품알레르기, 천식 같은 질환의 발병에도 영향을 미친다. 또 건선은 증상이 피부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관절염을 동반하며 심한 경우 전신적인 염증으로 심혈관계질환, 고혈압, 당뇨병 같은 대사증후군 발병위험도 올라간다. 따라서 두 질환 모두 한 번 발생하면 꾸준한 관리를 통해 증상을 조절해야한다.

피부과 약 부작용에 대한 설문조사결과

■흔히 겪는 속쓰림? 피부과 약 때문만은 아냐 

그렇다면 피부과 약 부작용에 대한 항간의 얘기들은 진짜일까?

이날 대한피부과학회는 피부과 약 복용 후 실제 경험했던 부작용 증상과 피부과 약 부작용으로 들어본 내용에 관한 설문조사결과도 발표했다.

결과에 따르면 가장 많이 경험한 부작용 증상은 ‘속이 쓰리다’였으며 가장 많이 들어본 부작용 증상은 ‘임신 중에는 피부과 약을 복용하면 안 된다’는 것이었다.

이에 대해 한태영 교수는 “대표적으로 피부과 약 복용 후 나타나는 속쓰림은 피부과 약에만 국한되는 특이적인 부작용이 아니다”라면서 “약 복용 후 나타나는 위장장애는 피부과에서 처방이 적은 소염진통제의 가장 큰 부작용이며 특히 노인의 경우 다른 내과적질환의 치료를 위해 약을 병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 점도 고려해야한다”고 설명했다.

피부과 약 복용 후 졸립고 집중력이 떨어지는 것도 대표적인 부작용으로 인식된다. 이는 가려움완화를 위해 처방하는 항히스타민제에 의한 증상이다. 한태영 교수는 “과거의 처방된 항히스타민제들은 간혹 이러한 부작용을 유발했지만 최근 새롭게 개발된 약들은 졸음, 갈증 등의 부작용이 현저하게 줄었으며 이러한 증상들은 약 복용을 중단하면 사라진다”고 말했다.

이어 임신 중 피부과 약 복용에 대한 우려에 대해서는 “피부과 약 중 여드름치료제인 레티노이드계열 약물이 태아기형을 유발해 가임기여성에게는 금기시돼있기 때문에 생긴 오해”라며 “이 계열의 약물을 처방할 때는 부작용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고 이에 대한 동의서를 받게 돼 있으며 사전에 이 약을 복용해도 문제가 없는지 의료진이 면밀하게 점검한다”고 전했다.

피부과 전문의 웹사이트(http://www.akd.or.kr) ‘전문의 찾기’ 화면 캡처.

■‘피부과 전문의 병원’ 맞는지 먼저 확인해야

대한피부과학회 측은 이러한 피부과 약에 대한 오해와 편견은 결국 피부과 전문의로부터 정확한 처방과 올바른 정보를 제공받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피부과 약은 전문의와 충분한 상담 후 복용하면 안전하면서도 효과적으로 증상을 완화할 수 있으며 부작용도 예방할 수 있음을 분명히 했다.

단 이를 위해서는 피부과 전문의 병원을 찾아야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이번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약 81%는 피부과 전문의 병원을 구분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피부과의사회 이상준 회장은 “현재 피부과 전문의 병원은 ‘○○ 피부과 의원’으로 표기하고 있으며 병원 이름 앞에 대한피부과의사회가 부여한 ‘피부과 전문의’ 인증마크를 붙이게 돼 있다”며 “환자들도 병원 방문 전 반드시 이 인증마크를 꼭 확인해야한다”고 말했다.

대한피부과학회와 피부과의사회가 운영하는 피부과 전문의 웹사이트를 이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피부과 전문의 웹사이트의 전문의 찾기 메뉴에서 자신의 주거지를 입력하면 근처에 위치한 피부과 전문의 병원을 알 수 있다.

대한피부과학회 박천욱 회장(한림대강남성심병원 피부과 교수)은 “이번 설문조사결과에서 보듯 피부과 약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은 여전히 존재한다”며 “대한피부과학회는 이번 캠페인과 더불어 지난 7월 개설한 유튜브 채널로 피부질환 및 피부과 약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고 ‘피부과 약은 독하다’라는 오해를 바로잡아 모든 국민이 안전하게 치료받을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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