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대병원, ‘닥터헬기’ 긴급이송으로 폐이식 성공
아주대병원, ‘닥터헬기’ 긴급이송으로 폐이식 성공
  • 강태우 기자 (burning.k@k-health.com)
  • 승인 2020.11.23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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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기이송부터 폐이식수술까지…긴박했던 약 8시간의 여정
인공심폐기 장착한 위중환자, 이식수술 3일 만에 일반병실로
진주 모 병원에서 전해온 뇌사자의 폐기증 소식으로 위중환자 A씨는 폐이식을 받을 수 있었다.
진주 모 병원에서 전해온 뇌사자의 폐기증 소식으로 위중환자 A씨는 폐이식을 받을 수 있었다.

‘닥터헬기’로 폐를 긴급이송해 폐이식을 무사히 마친 사연이 알려져 화제를 모으고 있다. 

아주대병원은 23일 폐기능부전을 앓고 있던 환자 A씨(52)가 폐이식을 성공적으로 받았다고 밝혔다.

A씨는 오랜기간 지속적인 호흡곤란을 호소하다 산소포화도저하 등 급격한 폐기능 악화로 기도삽관과 인공호흡기치료를 받았다.   

하지만 치료 후에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자 결국 6시간 만에 혈액을 체외로 빼내 산소를 공급하고 이산화탄소를 제거해 체내로 주입하는 장치인 ‘에크모(ECMO, 체외막산소화장치) 인공심폐기치료’를 시행했다. 하지만 에크모치료는 응급처리일 뿐 빠른 시일 내에 폐이식을 받아야했다. A씨는 폐이식을 받지 못하면 자칫 생명을 잃을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진주에서 전해진 뇌사자의 폐기증 소식  

12일 오전 8시경, 이런 급박한 상황 속에 경남 진주의 모 병원에서 뇌사자가 발생해 폐기증 소식이 전해졌다. 이에 매우 위중한 상태인 A씨는 수혜자가 됐다. 

A씨의 주치의인 아주대병원 흉부외과 함석진 교수는 폐기증 소식을 접하자마자 폐이식수술 담당의료진과 함께 진주 모 병원으로 이동해 폐적출을 시행했다. 

하지만 장기적출 후 의료진은 고민에 빠졌다. 성공적인 이식을 위해서는 최대한 빨리 장기를 옮겨야했지만 진주에서 아주대병원(경기도 수원)까지 거리가 멀어 이동시간이 불확실했기 때문이다.

이에 의료진은 응급상황인 점을 고려해 가장 빨리 이동할 수 있는 ‘닥터헬기(응급의료전용헬기)’를 급히 요청했다.

아주대병원은 닥터헬기로 최단시간 장기이송을 성공했고 13일 새벽 4시5분, 폐이식수술 또한 성공적으로 마쳤다.
아주대병원은 닥터헬기로 최단시간 장기이송을 성공했고 13일 새벽 4시5분, 폐이식수술 또한 성공적으로 마쳤다.

■‘닥터헬기’ 장기긴급이송…약 70분 만에 도착  

12일 20시16분에 헬기이송을 시작해 장기는 아주대병원에 무사히 도착했다. 도착시간은 21시26분으로 70분이 걸렸다.   

의료진은 곧장 폐이식수술을 시행했고 13일 새벽 4시5분 수술을 마쳤다. 

아주대병원에 따르면 A씨는 이식 수술 후 2일차부터 휠체어와 보행연습을 시행했고 3일차에는 일반병실로 옮겨 현재는 정상적인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다.

수술을 집도한 함석진 교수는 “A씨의 경우 닥터헬기를 통한 최단시간 장기이송으로 최대한 빨리 이식수술을 받아 현재 다른 폐이식환자에 비해 훨씬 좋은 예후를 보이고 있다”며 “생명이 위태로웠던 환자가 빠른속도로 건강을 찾아 가는 모습을 보니 매우 보람된다”고 소회를 밝혔다.

또 “이식수술 가운데에서도 폐이식은 전국 7개 병원만 시행하고 있다”며 “뇌사자의 폐만 이식이 가능하다보니 위중환자가 많아도 기증자를 찾지 못하고 상태악화로 사망하는 경우가 많다”라며 안타까움을 전했다.

한편 폐이식은 폐섬유증, 기관지확장증, 만성폐쇄성폐질환 등의 폐질환환자에서 내과적인 약물로 더 이상 효과가 없을 때 시행하는 치료법이다. 다른 장기이식에 비해 수술 후 합병증발생률과 사망률이 높아 고위험수술로 분류된다. 전 세계적으로 매년 4000례 이상 시행되지만 국내는 약 80례 정도를 시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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