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후 원인 모를 가려움? 이따금 반복된다면 ‘숨은 음식 알레르기’ 의심
식후 원인 모를 가려움? 이따금 반복된다면 ‘숨은 음식 알레르기’ 의심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0.11.23 10:4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참 뒤 나타나는 ‘지연형 과민반응’, 사전검사로 대비
원인 식품 찾았다면 해당 음식 피하고 대체식단 구성해야
아나필락시스 등 경험 있다면 응급대처법 반드시 숙지
우리가 섭취한 음식의 소화·흡수를 담당하는 장의 기능이 약해지면 신체 면역력이 떨어지진다. 이에 평소 반응하지 않던 음식에 대해서도 면역 과민반응에 의한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겨울철 식중독을 일으키는 노로바이러스 유행에 코로나19로 인한 배달음식 이용 증가까지. 음식 섭취로 자칫 탈이 나기 쉬운 시기다. 그런데 이러한 변화와 상관없이 예전에도 특정 음식을 먹은 후 탈이 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라면 해당 음식에 알레르기가 있는 건 아닌지 정확한 검사가 필요하다.

■음식 알레르기, 왜 발생할까

음식 알레르기는 여러 질병이나 감염으로부터 우리 몸을 보호하는 면역계가 특정음식을 유해한 것으로 판단, 그 음식에 과민반응을 나타내는 것을 말한다. 모든 음식에는 알레르기를 일으킬 수 있는 단백질이 포함돼있는데 음식 알레르기는 우리 몸의 면역시스템이 이 단백질에 대해 과잉반응할 때 발생한다.

음식 알레르기는 소아와 성인 모두에게 발생할 수 있다. 사실 모든 음식이 알레르기를 일으킬 수 있지만 소아에서는 우유나 달걀 등의 유제품과 호두, 땅콩 등의 견과류, 성인에서는 새우 같은 해산물이 알레르기를 잘 일으킨다고 알려졌다.

음식 알레르기의 주요 증상은 입술과 입 주변이 부풀어 오르거나 두드러기가 발생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이와 함께 오심, 구토, 설사, 복통 등과 콧물, 눈물, 눈의 가려움을 동반하기도 한다. 심한 경우 가슴 압박감이나 호흡곤란 등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이러한 알레르기 반응들이 전신에서 동시에 나타나며 상태가 급격히 진행되면 쇼크나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이렇게 심한 전신 알레르기반응을 ‘아나필락시스’라고 한다.

음식 섭취 후 한참이 지나서야 알레르기증상이 나타나는 지연형 과민반응도 사전 검사를 통해 대비할 수 있다. 이 경우 시간이 지나면 증상이 없어질 수 있어 주기적인 추적검사로 상태를 체크하는 것이 좋다(사진=GC녹십자의료재단).

■숨은 알레르기도 사전 검사로 대비

이렇게 음식 알레르기는 아나필락시스 같은 응급상황을 유발할 수 있어 조금이라도 의심되면 관련 검사를 통해 대비하는 것이 안전하다. 또 음식 알레르기 중에는 잠잠하다 며칠이 지나 증상이 발생하는 ‘지연형 과민반응’도 있어 당장은 아니어도 평소 식후 알레르기 유사증상이 이따금씩 나타나면 알레르기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음식 알레르기를 파악하는 가장 좋은 검사는 경구유발시험으로 해당 음식을 다시 먹여보는 것이다. 하지만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어 일단 알레르기가 의심되는 음식을 식단에서 제거한 후 알레르기 증상이 사라지는지 일정기간 살펴본다.

또 혈액검사를 통해 음식물에 특이적인 항체, 즉 면역글로불린E가 있는지 측정하는 방법도 있다. 면역글로불린E는 음식 등 알레르기 원인물질이 우리 몸에 들어왔을 때 항체 역할을 하며 특이 면역글로블린E가 있으면 알레르기를 의심할 수 있다.

지연형 과민반응과 관련한 알레르기검사도 있다. GC녹십자의료재단은 전국 수십 개 의료기관에 식품 면역 과민 진단검사인 ‘90종 음식 알레르기검사’를 제공하고 있다. 이 검사는 우리 식탁에 흔히 올라오는 음식 90가지에 대해 지연형 과민반응을 유발하는 lgG4(면역글로불린G4)항체를 측정하는 검사다. 채혈을 통해 검사하며 사흘 정도 후면 결과를 알 수 있다.

GC녹십자의료재단 진단검사의학과 이아람 전문의는 “지연형 과민반응은 음식 섭취 후 증상이 나타나기까지 상당 시간이 지나 체내에 음식들이 축적되기 때문에 원인음식을 찾아내기 힘들고 자각하기 어려워 ‘숨은 알레르기’로도 불린다”며 “평소 음식 섭취 후 간헐적으로 원인을 알 수 없는 알레르기 유사증상이 나타난다면 가까운 병원을 찾아 90종 알레르기검사를 받아볼 것”을 권장했다.

검사를 통해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음식을 찾아냈다면 해당 음식을 피하고 이를 보충할 만한 대체식단을 구성, 영양섭취에 문제가 없게 하면서 상태를 지켜봐야한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아나필락시스 등 응급상황 유경험자 각별히 주의

검사를 통해 알레르기를 일으킨 원인물질을 찾아냈다면 이를 포함한 음식은 섭취를 피하고 대체식단을 구성, 영양분이 부족하지 않게 해야한다.

서울대어린이병원 소아청소년과 서동인 교수(호흡기알레르기)는 “음식 알레르기를 완치시키는 검증된 방법은 아직까지 없으며 표준치료는 해당 식품의 섭취를 피하면서 자연소실을 기다리는 것”이라며 “단 무분별한 식이제한은 영양결핍과 심각한 삶의 질 저하를 유발하기 때문에 식이제한 전 검사를 통해 정확한 원인 식품을 확인하고 전문가와 상담 후 관리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아나필락시스 같은 전신 알레르기반응이 처음 발생한 경우 가까운 응급실에 방문해 빠른 조치를 받아야하며 이후에는 자가용 에피네프린 주사기(혈압을 즉시 상승시키고 심장박동과 호흡수를 늘려줌)를 처방받고 증상 발생 시 언제든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아이들은 부모와 주변 어른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부모는 아이가 특정 음식에 알레르기가 있다면 급식표 등을 매번 확인, 담당교사에게 아이가 알레르기가 있음을 알리고 담당교사는 에피네프린 주사기를 학교나 보건실에 보관하는 것이 좋다. 자가사용이 가능한 아이라면 사용법을 알려줘 응급상황에 즉시 대비할 수 있도록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